오픈소스 커뮤니티로 번진 극우·혐오 논란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극우 성향과 혐오주의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으로 멍들었다.

최근 리눅스 노트북 제조사 ‘프레임워크’가 웨이랜드 컴포지터 프로젝트인 ‘하이프르랜드(Hyprland)’와 리눅스 배포판 ‘오마키(Omarchy)’를 후원한다고 공개하자, 커뮤니티에서 혐오 세력을 지원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이프르랜드는 리눅스 데스크톱의 격자형 윈도우 배치를 구현하는 웨이랜드용 창 관리(Window compositor) 소프트웨어다. 오마키는 데스크톱용 리눅스 배포판 중 하나다.

프레임워크사는 8월 오마치 배포판 홍보 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0월 8일 프레임워크사는 하이프르랜드 프로젝트 골드티어 스폰서십을 발표했다. 이에 데비안 개발자인 앙투안 보프레(닉네임 anarcat)는 프레임워크 커뮤니티 포럼에 ‘프레임워크는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를 후원하나?’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원문 바로가기)

보프레는 블로그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최근 사건들을 통해 프레임워크란 회사가 인권과 평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 지 궁금해졌다”며 “프레임워크가 다소 독성적이고 증오심 가득한 커뮤니티로 잘 알려진 웨이랜드 컴포지터를 후원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의 오마키를 홍보하는 프레임워크의 X 게시물도 공유하면서 “오마키는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DHH)의 것으로, 그 루비온레일즈 작성자면서 대이동 이론을 믿는 우익 음모론자”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프레임워크가 사용자에게 유해한 커뮤니티를 제안하고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후원하기까지 한다면, 나는 프레임워크를 구매하고 추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할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보이콧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프르랜드와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 오마키는 모두 극우 논란 한가운데 있다.

하이프르랜드는 수년째 혐오주의와 인종차별적 성향 커뮤니티에서 주도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2023년 9월 드류 드볼이란 개발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하이프르랜드는 독성 강한 커뮤니티”라며 “하이프르랜드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으로 사용자에게 큰 사랑을 받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지만, 그 효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악의적이고 증오심 가득한 커뮤니티 때문에 망쳐졌다”고 비판했다.(원문 바로가기)

그는 하이프르랜드 원작자인 Vaxerski를 비롯해 커뮤니티 운영진과 주도자들이 디스코드와 깃허브에서 농담을 빙자해 우생학 지지나 증오에 기반한 폭력 조장 발언을 일삼고 있으며, 특정 사용자를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센트럴은 지난 ‘레일즈컨프(RailsConf) 2025’에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을 연설자로 올렸다.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은 루비온레일즈 창시자로 유명하며, 최근엔 리눅스 배포판인 ‘오마키’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는 한편에서 인종차별과 극우적 정치 성향을 드러내 비판받고 있다.

제이크 라자로프란 개발자는 10월 2일 ‘DHH는 생각보다 훨씬 더 나쁘다’란 블로그를 올렸다.

그는 “겉보기에는 착하고 평범해 보였는데, 소셜 미디어 계정을 보고 정신 나갔다는 걸 깨달은 적 있나”며 “삼촌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거나, 파티에서 재밌게 노는 친구의 친구를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딥 스테이트, 인구 통계적 교체,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이 피자 가게 지하실에서 운영하는 소아성애자 조직 같은 이상한 글들을 끊임없이 올리는 걸 본 적 있나”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몇주동안 기술 업계는 그런 유명 인사를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는 성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명망 있는 회사를 공동 설립하는 등 사이가 좋아 보였다”며 “그런데 그의 블로그에 정신 나간 정치적 비난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는데, 그는 루비온레일즈의 창시자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DHH의 여러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발언과 사례를 열거했다. DHH는 9월 ‘내가 기억하는 런던’이란 글에서 “런던은 더 이상 내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매료됐던 도시가 아니며, 주된 이유는 더 이상 영국 토박이로 가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DHH는 이 글에서 반이민, 반이슬람 같은 극우적 주제를 강하게 지지했다. 그는 최근 EU 전체로 이주한 모든 성인 남성 무슬림을 무조건 추방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DHH는 최근 루비 프로젝트 커뮤니티에서 일어난 분쟁에서도 등장했다. 지난 9월 루비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루비센트럴이 루비 커뮤니티의 패키지관리도구인 ‘루비젬스(RubyGems)’와 ‘번들러(Bundler)’의 소스코드 저장소를 기존 유지관리자 동의없이 강제로 인수한 사건이다. 루비센트럴은 9월9일 갑자기 깃허브의 ‘루비젬스’ 저장소 명칭을 ‘루비센트럴’로 변경했고, 기존 루비젬스 프로젝트 유지관리자를 삭제하고, 접근을 차단했다.(사건 정리 글 바로가기)

이 사건도 정치적 갈등을 배경으로 한다. 루비센트럴은 지난 ‘레일즈컨프(RailsConf)2025’에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을 연설자로 올렸다. 그러자 ‘사이드킥(Sidekiq)’이 혐오주의자를 무대에 올리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연간 25만달러의 후원을 취소했다. 이로 인해 루비센트럴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쇼피파이가 루비센트럴 운영을 좌우하게 됐다.

쇼피파이는 이후 루비센트럴에 루비젬스 깃허브 저장소와 번들러를 완전히 통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후원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루비센트럴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루비젬스 저장소 소유자를 변경했다.

루비젬스의 기존 유지관리자들과 사용자 커뮤니티가 이에 항의하자 루비센트럴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공급망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RubyGems.org, RubyGems, Bundler에 대한 관리 접근 권한 관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커밋 및 조직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을 확정하는 동안 이러한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 접근 권한을 일시적으로 보류할 것”이라며 반발을 일축했다.

DHH는 루비센트럴의 입장문을 리트윗하면서 “루비센트럴은 루비 공급망이 기술적으로나 조직적으로 비난받을 일이 없도록 올바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댓글을 달며 루비센트럴을 지지했다.

앞서 보프레의 DHH에 대한 비판도 이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

프레임워크의 창업자 나리브 파텔은 보프레의 글로 시작된 커뮤니티 토론 스레드에 답변을 달고 사태를 진정시키려 시도했다.

그는 “우리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지원하며, 생태계 전반의 개발자 및 유지관리자와 협력하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승리를 바라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빅텐트를 만든다”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도입 확대에 대한 입장 외에 개인이나 조직의 신념, 가치관 또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협력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대규모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리눅스 생태계 전반에서 가능한 모든 조직과 커뮤니티를 참여시키고 지원하는 것이 의도적 선택이란 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프레는 “빅텐트 주장은 모두가 기본적인 시민적 이해 규칙을 따른다면 잘 통한다”며 “행동 강령, 온건함, 반인종차별 같은 것에 대해 우리가 동의하는 게 당연하고, 다른 사람을 말살하려는 사람을 받아들인다면 빅텐트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리브 파텔은 업데이트 글에서 “우리는 몇 달 전에 배포판과 윈도우 관리자를 모두 지원해 리눅스 데스크톱의 성숙도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이프르랜드와 GNOME 재단에 자금을 보냈고 KDE 재단과 협력해 후원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맥락을 설명했다.

또한 “하이프르랜드의 경우, 커뮤니티에 과거에도 악성 댓글과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프로젝트 후원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며 “그 결과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커뮤니티 운영에 문제가 발생해 악성 댓글이 생성됐고, 프로젝트 책임자인 Vaxry가 몇 년 전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했으며, 현재 커뮤니티는 문제가 발생했던 커뮤니티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보프레의 글에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프레임워크 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과 DHH와 혐오주의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최근의 극한 대립을 계기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의 포용적 철학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 재고가 이뤄졌다. 기술 외에 사회문화와 윤리적 철학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앞으로 커뮤니티 내 정치적 갈등이 프로젝트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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