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카다 “CCTV는 데이터 플랫폼”…AI로 리테일·로지스 운영 혁신

“CCTV는 이제 보안 장비가 아니라 리테일·물류 운영의 중심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이상훈 버카다 상무는 25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개최한 ‘리테일 & 로지스 테크 컨퍼런스 2025’에서 산업 현장에 축적된 비정형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해석하는 순간, 리테일과 물류의 운영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영상은 그동안 단순 기록으로만 남았지만, 사실 매장과 창고에서 가장 많이 쌓이는 고품질 데이터가 바로 CCTV”라며 “이 데이터의 의미를 AI가 읽기 시작하는 순간 산업은 새로운 단계로 넘어간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물리보안이 오랫동안 사이버보안의 발전과 동떨어진 채 정보기술(IT) 아키텍처 밖에서 운영되면서 10년 이상의 기술 부채가 누적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CCTV·출입통제 같은 물리보안 장비는 IT와 같은 발전 사이클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대부분 시설관리나 총무의 영역에 묶여 변화 속도가 매우 느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들이 최근 들어 물리보안과 IT 조직을 통합하는 추세를 보이는 이유 또한 이 기술 부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카메라가 해석하는 장치가 되면서 생긴 변화

버카다의 핵심 전략은 카메라 내부·클라우드·외부 모델까지 이어지는 다층 AI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기존 CCTV는 단순 촬영 장치였지만, 버카다의 카메라는 내부에 AI 프로세서(MPU)를 탑재해 객체를 인식하고, 사람이 보지 않아도 영상 속의 행동을 자동으로 ‘의미 단위’로 정리한다. 즉, 영상 전체를 서버로 보내는 대신 “사람 3명 등장”, “빨간 점퍼 착용”, “카운터 전 방향 이동”처럼 의미 있는 정보만 추출해 텍스트 형태로 전송한다. 이 방식은 처리 효율을 극적으로 높여, 그래픽처리장치(GPU) 리소스를 최소화하면서도 고도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클라우드에서는 오픈 클립(Open CLIP)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이 이를 재해석한다. 이 모델은 자연어 기반 탐지·검색이 가능해 “노란 장바구니를 든 사람 중 계산대로 가지 않은 고객” 같은 복합 조건도 이해한다. 특히 한 번도 학습되지 않은 상황도 언어만으로 찾아낼 수 있는 ‘제로샷 분류’ 기능을 갖춰, 기존 딥러닝보다 훨씬 유연한 추론 구조를 만든다.

여기에 버카다는 환경이나 행동 유형에 따라 자동으로 모델을 전환하는 ‘모델 스위칭’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조도가 낮거나 각도가 불리한 환경에서는 더욱 특화된 모델로 넘어가고, 얼굴이 가려진 경우에는 걸음걸이 기반 분석 모델처럼 외부 전문 AI로 영상을 라우팅하는 방식이다. 이 상무는 이를 두고 “여러 AI가 협업하는 에이전트 구조”라고 정의하며, “GPU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이 방식이 해결한다”고 말했다.

리테일이 가장 먼저 변화탐지·해석·추적을 한 번에

리테일 분야에서는 이러한 AI 구조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 과거 매장 운영자는 도난·분실 의심 상황이 발생하면 수 시간 분량의 CCTV를 거꾸로 돌려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AI 기반 CCTV는 탐지, 해석, 추적을 한 번에 수행한다.

운영자가 “빨간 점퍼를 입고 들어온 고객을 찾아달라”고 입력하면, 카메라들이 수집한 속성 정보에서 해당 조건의 고객을 즉시 찾아낸다. 이후 그 고객이 다른 카메라에 등장할 때마다 자동으로 타임라인을 이어 붙여, 매장 내 이동 경로·머무른 구역·상품 접촉 패턴까지 모두 시각화한다.

이 기능은 단순 범죄 대응을 넘어 ‘고객 행동 분석(Customer Behavior Analytics)’으로 확장된다. 고객이 어떤 동선을 선호하는지, 계산대까지 이동했다가 포기했는지, 특정 상품 앞에서 오래 멈췄는지 등을 영상 기반으로 추적할 수 있어 매장 레이아웃 개선과 상품 배치 전략에도 활용된다.

이 상무는 “AI가 고객을 단순 객체가 아니라 ‘의도를 가진 행동 주체’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리테일 운영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글로벌 리테일러는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특정 시간대에 직원 배치를 최적화하거나, 도난 가능성이 높은 상품 구역에만 알림 규칙을 설정해 운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영상과 데이터를 조합해 운영에 활용

버카다의 ‘힐릭스(Helix)’는 영상과 외부 데이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힐릭스는 CCTV 영상과 기업 내부 시스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버카다의 통합 연동 플랫폼이다. 연동 가능한 시스템은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전사적자원관리(ERP) ▲생산 설비 ▲사물인터넷(IoT) 장비 ▲시리얼 넘버 데이터베이스(DB) 등 매우 다양하다.

리테일에서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에서 결제 건이 들어오는 순간 해당 시간대의 영상을 자동으로 호출한다. 1+1 행사 발생 건, 고가 상품 구매 같은 특정 조건에 대한 알림도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방문객 수와 실제 구매 전환율을 연결하면 시간대별 매장 효율성 분석도 가능하다. 이는 기존 매출 그래프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데이터다.

제조·물류에서는 불량 제품의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면 그 제품이 지나간 공정 전체의 영상이 한 번에 뜬다. “공정 17번에서 벨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피킹 작업자 동선이 갑자기 길어졌다”와 같은 문제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품질 관리와 생산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버카다 이상훈 상무가 11월 25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리테일 & 로지스 테크 컨퍼런스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이 상무는 “공장이든 물류센터든 영상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보여주는 데이터”라며 “영상과 운영데이터가 결합하면 조직이 문제를 발견하는 속도 자체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물류 안전과 자동화도 AI로 재편

물류센터처럼 안전 관리가 핵심인 환경에서는 AI 기반 감지가 필수적이다. 버카다의 시스템은 “지게차가 보행자와 1m 이하 접근”, “안전조끼 미착용”, “작업자가 넘어짐”처럼 자연어로 적은 규칙만으로도 즉시 탐지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단순 사고 예방이 아니라 ▲작업자 교육 ▲위험 패턴 식별 ▲운영 방식 개선으로 이어지며 작업 문화를 바꾸는 효과를 낸다.

이 상무는 또한 완전 무인매장의 현실적 한계도 짚었다. 해외 한 대형 무인매장에서는 AI 계산 정확도가 부족해 전체 거래의 약 70%를 사람이 다시 확인해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AI 기술의 성능이 현장의 복잡성을 그대로 따라잡기 전까지는 무인화에만 의지하는 전략은 오히려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버카다는 이에 AI 탐지, 운영데이터 연동, 행동 분석, 점진적 무인화라는 4단계 전략을 제시한다. 이는 AI의 현실적 성숙도를 인정하고, 실현 가능한 범위부터 자동화를 구축해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 상무는 “CCTV는 단순 감시 장비가 아니라 산업의 운영 기반이 된다”며 “영상 데이터는 고객 행동을 이해하고, 손실을 줄이고, 공정 오류를 추적하고, 작업자의 안전을 관리하는 AI의 핵심 연료”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CCTV를 보안 시스템에서 기업 운영의 데이터 허브로 재정의하고 있다”며 “리테일과 물류뿐 아니라 제조·오피스·시설 운영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버카다는 카메라·출입통제·환경센서 등 물리보안 장비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 제공하는 AI 물리보안 기업이다. 엣지 AI 분석과 파운데이션 모델을 결합한 영상·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리테일, 물류,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보안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 god8889@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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