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뿔난 PC방 업주들 “라이엇은 합당하게 요금 인상하라”
“무조건적 반대 아냐…부실 혜택 개선해야”
일부 업주들, 라이엇 유료 상품 끄고 영업하기도
라이엇게임즈, 상업적 이용 시 라이선스비 결제해야
라이엇 “PC방은 중요한 파트너…지원책 마련”
PC방 협단체인 한국인터넷피씨카페협동조합(KIPC)이 21일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KIPC 창업운영지원교육센터에서 라이엇게임즈(이하 라이엇)의 PC방 프리미엄 요금 인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PC방들은 게임사에 게임별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할인 적용 시 보통 1시간 당 이용료는 200원 초중반대다. PC방 1시간 이용료가 1000원이라면, 이 중 200원 초중반이 라이선스 이용료로 나가는 식이다. 나머지 이용료에서 전기세, 인건비 등 비용을 제하고, 여기에 PC·주변기기의 감가상각, 향후 업그레이드 비용,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PC방 업계가 20년 넘게 유지해온 ‘1시간 1000원’이라는 요금은 사실상 배수진을 친 마지노선과도 같다. 일부 지역은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1시간 1000원 미만의 요금으로도 영업 중이다.
PC방들은 초중고 학생 대상의 영업이 주력이기에 요금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게임사들도 라이선스 요금을 올리기가 눈치 보이는 상황이나, 이번에 라이엇이 15년 만에 인상 카드를 꺼냈다.
현재 라이엇의 간판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는 PC방 집계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 전체 점유율 40%를 넘기는 최고 인기 게임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PC방이 라이엇에게 지불하는 프리미엄 요금 인상은 관련 협단체 입장에선 최대 이슈일 수밖에 없다.
라이엇은 오는 12월 3일부터 PC방 프리미엄 요금을 인상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약 15년간 PC방 요율을 시간당 약 233원(실제 할인 적용 시 약 214원)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약 269원(실제 할인 적용 시 약 247원)으로 약 15% 인상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PC방 업주들은 “일방적이고 기만적인 요금 인상 통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PC방 업주들 뿔난 이유는?
KIPC 남궁영홍 이사 등 조합 측은 “요금 인상에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며 “합당하게 인상하라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몇 차례 서버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경쟁사와 비교 시 부실한 프리미엄 혜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끝까지 반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합 측은 넥슨과 라이엇을 수차례 비교했다. PC방 프리미엄 혜택 제공 측면에서 넥슨은 게이머들을 PC방에 이끌만한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구성하는 반면, 라이엇은 10년 이상 된 오래된 게임에 출시 초창기처럼 경험치를 주는 등의 단순 혜택을 줘 게이머들이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라이엇 라이선스 요금 인상이 이뤄질 시, 넥슨보다 요율이 더 높아진다고 짚었다.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혜택은 부실하면서, 요금은 왜 더 높은 것이냐 재차 반발했다.
조합 측은 “넥슨처럼 포인트 상품을 마련해 몇시간 사용했을 때 특정 스킨을 뽑을 수 있게 하는 등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면 인상에 대해 조율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PC방에 손님이 오게끔만 해달라”고 강조했다.
롤 PC방 혜택 끄면 문제 해결?
일부 PC방 업주들은 라이엇의 요금 인상에 반발하고자 게임별 프리미엄 이용시간이 차감되지 않도록 통합 상품에서 롤 혜택을 꺼 놓기도 한다. 조합 측은 “이럴 경우 라이엇 영업사원들이 와서 가맹해지 등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업주들의 자발적인 불매이고, 프리미엄 혜택을 끌 수 있게끔 메뉴를 구성해놓고도 이를 이용하면 라이엇이 왜 막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관련 녹취도 있으며, 이를 협박이라고도 했다.
현장에선 롤 프리미엄 요금 인상과 부실 혜택이 문제라면, 일부 업주들처럼 PC방 업계 전체가 롤 프리미엄 이용시간이 차감되지 않도록 조치하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냐고도 질의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는 이를 정당한 조치처럼 얘기했으나, 라이엇 측 설명은 달랐다.
라이엇은 “PC방이 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면서 라이선스비를 안 내는 것 자체가 약관 위반”이라며 “약관에 명확하게 프리미엄 혜택을 유료 상품을 결제하고 적용해야만 쓸 수 있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PC방 업계도 힘 합쳐야
조합 측은 기업형 PC방 체인, 이른바 프랜차이즈들이 게임사들과 따로 계약을 맺어 이용자 혜택을 주는 등 별도 행동으로 PC방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남궁 이사는 “몇백곳의 기업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나머지 (개인이 영업하는) 몇천개의 PC방이 있다”며 “한쪽에서 PC방 사장들이 싸우고 다른 한쪽에선 (기업과 계약을 맺어) 발로란트 대회를 열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 이럴 때 힘을 합쳐야 한다”고 불편한 업계 내부 사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서 남궁 이사는 “라이엇이 요금을 올리면 돈은 더 벌지 모르겠지만, 해피 엔딩은 아닐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인상하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조합원들과 힘줘 말했다.
라이엇 향후 계획은
라이엇 측은 PC방 요금 인상과 이번 업계 반응 관련해 “PC방 프로모션, 신작들의 PC방 전용 혜택, 신규 수익원 제공 등을 통해 인상의 영향을 완화하고,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PC방을 찾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엇은 업주 프로모션에 대해 네이버페이 최대 7만원 페이백 프로모션, 보너스 더블 적립 이벤트(2026년 초) 등을 알려왔으나, 이는 PC방 업계가 개선책이 되지 못한다고 짚은 부분이다. 향후 PC방 업계가 수긍할만한 새로운 후속 조치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라이엇 측은 “LoL과 발로란트 등 PC방에서 사용량이 높은 게임의 경우,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PC방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12월부터 PC방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으로, 이외에도 다양한 PC방 이벤트를 연중 진행할 계획”이라며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PC방을 찾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향후 조치를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