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쇼핑’을 둘러싼 아마존과 퍼플렉시티의 갈등

아마존이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에 AI를 통한 온라인 구매 행위를 중단하라는 ‘중지 요청서’를 보냈다. 퍼플렉시티는 AI 브라우저 에이전트 ‘코멧(Comet)’을 통해 사용자 대신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블름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퍼플렉시티가 사용자 대신 AI가 상품을 구매하는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이는 자사 서비스 이용 약관 위반이자 컴퓨터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퍼플렉시티의 AI가 아마존의 쇼핑 경험을 저하시키고 개인정보 보안에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퍼플렉시티는 사용자들이 아마존에서 구매 시 자신이 선호하는 에이전트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들이 AI 쇼핑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이 괴롭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퍼플렉시티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는 “그들(아마존)의 쇼핑 도우미만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고객 중심적이지 않다”면서 “사용자가 위임한 에이전트와 실제 사용자를 구분할 필요가 없으며, 에이전트가 실제 인간 사용자와 동일한 모든 권리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멧이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구매에 필요한 조치만 취할 뿐, 아마존으로부터 어떠한 정보도 학습하거나 수집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과 퍼플렉시티는 모두 스스로 쇼핑을 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3월 ‘바이 포 미(Buy For Me)’라는 이름의 쇼핑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이는 아마존 쇼핑 앱 내에서 AI 에이전트가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 다른 AI 비서인 ‘루퍼스’는 제품을 추천하고 카트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퍼플렉시티의 코멧은 일반적인 챗봇이 아니라, 실제 브라우저에서 사용자처럼 행동하는 AI다.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 로그인을 한 후 제품 비교 및 선택을 하고 결제까지 직접 수행한다. 사용자가 가격이나 브랜드 등 사용자가 사전에 원하는 조건을 입력해두면 이에 맞춰 자동으로 쇼핑을 수행하는 것이다.

양사의 갈등은 향후 벌어질 AI 에이전트 논쟁의 예고편과 같다. 앞으로 많은 AI 에이전트들이 웹에서 사용자 대신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24와 같은 사이트에 가서 민원 서류를 떼는 것도 AI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허용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리캡차 프로그램의 경우 ‘로봇이 아닙니다’ 체크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AI 에이전트가 로그인할 때 YES를 체크하는 것이 맞는지 현재는 불확실하다.

AI 에이전트 쇼핑은 온라인 쇼핑몰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광고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얻는데, AI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쇼핑을 하면 광고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유사한 갈등은 온라인 여행사와 AI 에이전트 사이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AI 에이전트가 항공사나 호텔에서 직접 예약을 하면 온라인 여행사는 수수료를 받을 기회가 사라진다. 또 온라인 여행사 웹사이트나 앱에서 AI 에이전트가 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사람의 방문이 줄고 검색 광고 등의 수입이 사라진다.

이에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온라인 여행사들은 자체적인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다만 AI 에이전트를 통한 온라인 쇼핑이나 온라인 여행 상품 구매가 사용자가 직접 구매하는 수준의 만족도를 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매킨지가 발표한 ‘에이전트 AI를 통한 여행 리매핑’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의 여행자가 AI 기반 정보를 신뢰하지만, 사용자가 AI 도구에 전적으로 맡기고 예약을 진행할 수준까지 완전히 편안해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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