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AI 오픈마켓, ‘아이콘’ 문 연다”
유통기업과 기술기업을 연결하는 오픈마켓 ‘아이콘(AICON)’이 올 연말 문을 연다. 아이콘은 중소 유통·물류·제조·IT 기업이 국내외 시장에 진출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AI 솔루션을 손쉽게 찾아 쓸 수 있고, 기술기업은 자신들의 AI 모델을 등록해 기업들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오는 2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한국전자전(KES)’에서 아이콘의 베타 버전을 공개, 아이콘의 일부 기능을 시연하고 수요 조사를 한다. 전시 기간, 관람객들은 아이콘 베타 버전을 통해 ▲현지 트렌드 분석 및 리포트 생성 AI ▲해외 경쟁상품 분석 ▲AI 이미지 변환 모델 등의 기능 일부를 엿볼 수 있다.
기술기업과 수요기업을 잇는 AI 오픈마켓, 왜 필요한가
AI 앱스토어를 표방한 아이콘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출 지원이다. 수요기업이 마케팅, 통관, 물류 등 복잡한 영역의 AI 솔루션을 쉽고 저렴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형태는 구독형인데, 일반적으로 챗GPT를 유료 구독하면서 요금 안에서 쓴 만큼 토큰을 차감하고 모자라면 구독 모델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과 유사하다. 반대로, 기술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AI 모델을 유통·물류·제조 기업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창구로 아이콘을 쓸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박하나 KEA 디지털유통센터 차장은 “유통·물류 분야에는 훌륭한 기술기업이 많지만, 이들의 존재를 기업들이 잘 알지 못한다”며 “아이콘은 그런 기술과 수요를 이어주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EA는 현재 아이콘 플랫폼을 통해 유통·물류·마케팅·통관·금융·법률 등 5개 주요 카테고리의 수요를 조사 중이다. 올해 3개 모델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9개의 AI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대표적으로는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해외 경쟁 상품을 분석하고, 현지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대를 살펴볼 수 있는 ‘퓨처 게이트’가 있다. 현지 시장과 경쟁 상품 분석을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현지에 직접 가지 않아도 오프라인 매장 어느 진열대에 어떤 상품이 놓여져 있고, 상품군이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일본 이온 마트 등 해외 유명 매장에서 직접 촬영한 매대 사진과 영상을 기반으로 상품 분류체계에 맞춘 상품 데이터셋을 구축,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날짜, 국가, 도시, 매장, 상품군을 선택해 실제 매장에 있는 것처럼 진열대를 볼 수 있다.

퓨처게이트처럼 KEA가 직접 개발을 주도하는 9개 모델 외에도 AI 기업이 자체적으로 아이콘에 자사 솔루션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이 직접 개발한 AI 모델을 플랫폼에 등록하고, 사용량에 따라 수익 정산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EA 측은 ▲ 기술회사가 자사 프론트엔드를 아이콘에 등록하고 백엔드는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는 방식(타입 1) ▲기술 회사가 별도 프론트엔드가 없다면 아이콘의 템플릿을 활용해 기존 백엔드 시스템에 연동하는 방식(타입 2) ▲ 서비스 운영 전반을 아이콘이 제공하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이용하고, 기업은 핵심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방식(타입 3) 등을 제공한다.
이미 AI 기술을 갖고 있거나, 혹은 중소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KEA 측의 설명이다.

아이콘, 중소 기업 베트남·일본 진출의 파트너 될까
KEA 측은 아이콘 플랫폼 개발을 베트남에 기반을 둔 오미그룹과 공동 개발한다. 아이콘 개발이 애초에 수출 기업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시작됐기 때문에, 기술 파트너 역시 글로벌 현지의 수요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곳과 손을 잡았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으로 진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오미그룹이 KEA의 파트너가 된 이유 중 하나다. 아이콘이라는 플랫폼이 아직은 초기 단계이므로, 지금은 “유통·수출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현장의 수요를 발빠르게 알아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콘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박정식 KEA 디지털유통센터 기술총괄팀장은 “우선은 베트남과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트렌드 분석과 경쟁상품 조사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후 미국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아이콘의 확산 방향을 소개했다.

박정식 팀장은 “아이콘은 앱스토어처럼 중소기업이 누구나 필요한 기능을 골라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AI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는데, 향후 현장에서 아이콘 이용자들의 의견을 계속 수렴, 반영하며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