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는 문명사적 전환…공장 자체가 하나의 로봇될 것”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 마지막 연설에서 “컴퓨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고 있다”며 “AI는 인간이 쓰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수행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엔진”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자신이 걸어온 30년의 반도체 여정을 돌아보며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컴퓨터 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가속 컴퓨팅에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GPU는 단순한 칩이 아니라, 새로운 컴퓨팅 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의 집합”이라며 “우리가 만든 쿠다(CUDA)와 같은 라이브러리는 엔비디아의 보물이자, 전 세계 과학·산업계가 사용하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속 컴퓨팅이 딥러닝, 로보틱스, 양자역학, 분자역학 등 복잡한 연산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컴퓨터는 60년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해왔지만, 이제는 모든 스택이 재구성되고 있다”며 “1조 달러 규모의 컴퓨터 산업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본질적 변화에 대해서도 힘줘 말했다. 그는 “엑셀, 브라우저, 파워포인트 같은 과거의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AI는 스스로 ‘일’을 수행한다. 이것이 바로 산업의 근본적 변화”라고 정의했다.

황 CEO는 AI가 향후 100조 달러 규모의 경제 성장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는 공장 같은 존재다. 에너지를 계산으로 전환하며 지속적으로 학습한다”며 “GPU 기반 슈퍼컴퓨터가 바로 이 지능 공장을 구성한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AI 인프라는 전기나 인터넷처럼 모든 국가가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기반 시설이 될 것”이라며, “각국이 ‘AI 공장’을 세우는 시대가 온다”고 전망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을 소개하며 “2톤, 150만 개 부품, 120킬로와트 전력을 사용하는 이 거대한 GPU 시스템은 실제로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표현했다.

황 CEO는 특히 한국을 ‘가속 컴퓨팅 전환의 핵심 국가’로 지목했다. 그는 “한국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하면 로봇공학과 자율 시스템 분야에서 진정한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함께 세계 세 번째로 큰 언어모델을 개발했으며, 6만 개의 GPU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은 메모리 제조와 GPU 설계 파트너로,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와 디지털 트윈 공장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연설의 마지막에서 “이제 공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로봇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 로봇을 조율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시대가 왔다.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혁명이다. 한국은 이 전환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류가 스스로 사고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문명적 전환”이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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