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브로드컴 손잡고 GPU 독립 꿈꾼다

오픈AI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손잡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선다. 이는 AI 구동에 필수적인 하드웨어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엔비디아 등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오픈AI와 브로드컴은 13일(현지시간) 맞춤형 AI 가속기를 공동 설계 및 개발하고, 이를 통해 10기가와트(GW)에 달하는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10GW는 대도시 하나를 가동할 수 있는 규모의 전력량에 해당한다.

챗GPT를 출시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오픈AI는 그동안 AI 모델 학습 및 운영에 엔비디아의 GPU 칩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막대한 칩 구매 비용과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되자, 오픈AI는 자체 칩 개발을 통해 이중고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브로드컴과의 파트너십은 AI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고 사람들과 기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체 칩 설계를 통해 AI 컴퓨팅 스택을 최적화하여 모델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픈AI가 설계한 맞춤형 AI 칩은 브로드컴의 기술력으로 개발 및 제조된다. 브로드컴은 이 칩과 자사의 이더넷(Ethernet) 등 네트워킹 솔루션을 통합한 AI 가속기 랙 시스템을 2026년 하반기부터 배포하기 시작하여 2029년 말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브로드컴의 CEO인 혹 탄(Hock Tan)은 “오픈AI는 챗GPT 순간부터 AI 혁명의 선두에 서 왔다”며 “차세대 가속기 및 네트워크 시스템의 공동 개발 및 배포를 통해 AI의 미래를 위한 길을 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힘입어 13일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의 주가는 9% 이상 급등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계약은 오픈AI가 이미 체결한 엔비디아, AMD 등과의 칩 공급 계약과 병행되는 것이다. 협력을 통해 OpenAI의 총 반도체 확보 규모는 26 GW 수준으로 확대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픈AI의 공격적인 인프라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0GW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려면 칩 비용만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막대한 투자를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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