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소상공인 수입 줄일 수 있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시, 외식산업 매출 2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줄어들 수도”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국유통학회 포럼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외식산업의 규모를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보전하려는 본질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소상공인의 수익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배달 생태계 내 다른 이해당사자의 수익마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 소상공인을 위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면, 역으로 소상공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동국대학교 이유석 교수는 수수료 상한제가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 결과 아래와 같은 분석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농림부 자료에 따라 배달이 줄어들면 매출이 어떻게 되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주문 감소는 기존 미국 사례를 반영했는데요. 이렇게 된다면 외식산업 매출이 2조5000억원, 영업이익이 1조원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 무료배달에 대한 목소리도 있습니다. 무료배달까지 중지할 경우 외식산업 매출은 7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원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이유석 교수

이 교수는 농림부 2024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에서 외식업체 총 79만5000여곳 중 배달앱 이용 외식업체 25만곳의 식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세금과공과, 배달 관련 비용을 포함한 기타 비용을 반영해 이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산출했습니다.
이 연구는 과거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인 식당 보호 목적으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이들에게만 수수료를 기존의 절반인 15%를 적용하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보다 어려운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죠.
수수료 상한제 도입 이후 결과는 목적과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개인 식당의 주문과 매출은 감소하고, 프랜차이즈는 증가한 겁니다. 이 교수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사기업은 영리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낮추는 외부의 영향이 있으면 수익을 만회하기 위한 대응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합니다. 배달앱 입장에서는 수수료 차이가 있으니,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면 수수료 높은 식당을 통해 주문이 이뤄지는 게 유리합니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식당의 노출을 강화한다던지, 혹은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프랜차이즈 식당은 이미 우리에게 더 많ㅇ느 수수료를 내는데 (플랫폼 입장에서)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되지 않는가라고 해서 수수료가 낮은 측과는 차별적 대응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이유석 교수
수수료 상한제가 미친 또 다른 역효과도 있습니다, 바로 낮아진 쇼룸 효과로 인한 테이크아웃 매출 감소입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수료 상한제 도입 이후 소상공인 식당 내 포장 주문이 약 3% 가량 감소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가 낮아져, 배달앱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노출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다보니, 이른바 쇼룸 효과가 적어지게 된 겁니다.
개인식당은 광고를 할 만한 매체도 없고, 매체 활용 비용이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광고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배달앱에 입점하는 것 자체가 식당을 알릴 수 있는 쇼룸 역할을 해 배달앱에서 매출이 안 올라도 식당을 알리고 식당에서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까지 연결이 됐는데, 그 효과가 감소했다는 거죠.
동국대학교 이유석 교수
생태계 내 이해당사자의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의 사례에서 비롯한 연구에 따르면,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주문 수수료를 부과해 라이더의 수익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더 먼 거리까지 배달하게 됩니다.
이같은 역효과의 원인에 대해 이 교수는 “배달 앱 플랫폼은 O2O 플랫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문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실제 서비스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순수 온라인 플랫폼과 달리 비용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는 겁니다.
지금의 정책이 배달앱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라이더와 소비자가 직접 교류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수수료 상한제 시행 시 비용이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부담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입니다.
또 이 교수는 배달앱 생태계가 독점 구조가 아니기에, 수수료 상한제가 적용됐을 때 기존과 같은 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플랫폼 간 차별화를 모색하기 위해 배차 시스템 알고리즘 최적화 등 시스템 개발을 지속하기 때문에, 단순 중개 플랫폼과 달리 전통적인 방식에서 비용을 계속 투자하게 돼 비용을 줄이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더해 라이더 수급에 따라 주문량이 늘어난다고 모두 수행할 수 있지 않기 때문에, 규모의 비경제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플랫폼은 원래 재판매업과 달리 ‘중개만 하고 그 외 모든 건 참여자들끼리 알아서’ 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었습니다. 즉 역할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고, 중개만 하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죠. 그래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로 각광받았지만, 유사 플랫폼이 많아 차별화가 필요했습니다.
이 때문에 단순 중개업이 아니라, 재판매업의 형태로 일정부분 회귀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쿠팡이 지금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 명실상부 1위가 된 건 직접 풀필먼트를 구축하고 직접 배송을 하지요. 배송 퀄리티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쿠팡은 일부를 재판매업의 형태로 회귀했습니다.다른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동국대학교 이유석 교수
한편, 현재 배달앱 관련 규제 흐름에 대해 한신대학교 유영국 교수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유 교수는 “특정 “사전적 논의 수준 자체가 낮았고,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관점에서 초점이 맞춰져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대안은 없나요?
그렇다면 수수료 상한제 외 대안은 없을까요?
플랫폼 가치를 증대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만이 답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박성호 교수는 중국의 크리에이터 플랫폼 놀리지 플래닛(Knowledge Planet) 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대안으로 소개했습니다. 유튜브와 네이버 지식인이 결합된 형태의 이 플랫폼은 크리에이터가 각자의 채널을 가지고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구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요. 이 플랫폼의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 플랫폼이 수수료를 5%로 책정했지만, 20%로 인상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대신 크리에이터가 더 많은 콘텐츠를 게시하고, 활발하게 교류하면 수수료를 원래대로 5%로 낮춰준다는 제안을 건 거죠. 그래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더욱 활발하게 생산과 교류를 해, 전체 플랫폼 가치가 증대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수수료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이냐, 단순히 낮추고 높이고의 문제냐, 아니면 다양한 대안이 있느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유석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또 박 교수는 외식 사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본질적인 문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식당 사장님들이 지금 왜 힘든가를 배달앱 수수료 한 가지 원인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본질적인 문제, 우리나라는 왜 다른 나라 대비 외식에 대한 창업이 많은가, 더 나아가 왜 은퇴를 하고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본질적인 해결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의 부담도 늘어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수정 박사는 “배달플랫폼을 이용하는 다수의 이용자가 있지만, 입점업제가 유독 큰 비용을 전가 받는 부분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만일 1만5000원을 주문하면 소비자가 내는 배달료는 1000원인데, 소상공인은 배달비만 1900~3400원을 내는 구조로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더 많이 내는 구조가 돼 소비자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호서대 장명규 교수는 “새로운 사업자와의 경쟁 구조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공배달앱이나, 지역 배달 인프라 지원, 협동조합 모델 등을 예시로 들었는데요.
그는 “과거 공공배달앱이 실패한 이유는 앱 작동 원리가 아닌 앱을 만든다는 성과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해 사후 모니터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이벤트성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지금 정부는 앱 개발을 중시하기보다는 앱이 어떻게 작동되고 소상공인에게 어떻게 지원되고 효과가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사후 관리가 병행된다면 (공공배달앱 등 대안이)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발표를 맡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박성호 교수는 플랫폼의 실제 가치가 저평가돼, 실제 정책이나 규제 등에 반영이 잘 안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는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이윤이 나타남에도, 실제 경제 정책에 반영할 만큼 정량화되지 않다는 아쉬움도 내비췄습니다.
GDP 계산법이 3가지가 있는데, 그중 일반적으로 쓰이는 건 국민이 일정 기간 동안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지출한 총액을 합산하는 방법인 ‘지출접근법’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플랫폼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비용이 매우 낮거나 0에 가깝습니다.
효용에 대한 측정이 정확하지 않아 중요 자원 배분이나 규제 등을 논하기 위해서는 혜택, 가치를 추정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학계에서 정확한 실증 연구를 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박성호 교수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