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제드, AI 코딩의 VS코드 종속 탈피 시도

구글이 고성능 코드 편집기 ‘제드(Zed)’와 손잡고 통합개발환경(IDE)와 AI 에이전트 간 통합을 위한 새 프로토콜을 선보였다. 현재 전세계 AI 코딩도구의 근간을 장악한 VS코드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최그 구글과 제드인더스트리는 AI 에이전트와 IDE 간 통신 프로토콜인 ‘에이전트 클라이언트 프로토콜(ACP)’을 공개했다.

ACP는 IDE나 텍스트 편집기 같은 코드 편집기와 코딩 에이전트 간의 통신을 표준화한 규약이다. ACP를 사용하면 특정 IDE에 종속되지 않고 코딩 에이전트를 원하는 IDE나 편집기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의 AI 코딩 편집기는 각 에이전트에 맞춤형 통합을 구축하고, 에이전트별로 API가 구현돼 있다. IDE에 코딩 에이전트가 묶여 있고, 코딩 에이전트를 제공하려는 개발사는 편집기까지 함께 제공해야 한다. 이는 모든 새로운 에이전트와 편집기 조합에 사용자 정의 작업이 필요하게 되고, 제한된 편집기에서만 코딩 에이전트를 쓸 수 있게 된다.

ACP는 코드 편집기에서 에이전트를 독립적 존재로 떼어내고, 사용자가 자유롭게 다양한 도구에 통합하게 해준다.

제드인더스트리의 창업자 네이선 소보는 “언어서버프로토콜(LSP)이 모노리식 IDE에서 언어 인텔리전스를 분리했던 것처럼, ACP의 목표는 편집기를 전환하지 않고도 여러 에이전트 간에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에이전트 개발자라면 IDE 내에서 빠르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VS코드를 포크하는 대신 최고의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커서, 윈드서프 등 유명 코딩 IDE는 마이크로소프프트에서 주도하는 VS코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제공되고 있다. 만약 제드와 구글의 ACP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 커서나 윈드서프 같은 코딩 에이전트 도구가 VS코드 대신 새로운 IDE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

만약 코딩 에이전트가 ACP로 구현되면, 호환되는 모든 IDE에서 쓸 수 있다. 코딩 에이전트가 IDE에서 독립적 존재로 바뀌면서 각자 독자적인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

ACP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VS코드의 프로그래밍 언어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한 ‘LSP’와 비견된느 아이디어로 소개된다. LSP는 개방형 JSON-RPC 기반 프로토콜이며, 코드 완성, 구문 강조, 경고 및 오류 표시, 리팩토링 루틴 등 프로그래밍 언어별 인텔리전스 기능을 구현하는데 사용된다.

원래 자바, 닷넷 등의 언어를 비주얼스튜디오나 이클립스 같은 IDE에서 개발하면 코드 자동 완성, 구문 강조 등을 제공하는 인텔리전스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언어 인텔리전스 기능은 원래 각 IDE에 통합돼 있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주얼스튜디오보다 경량화된 코드편집기로서 VS코드를 만들면서 언어 인텔리전스 구현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LSP를 만들었다.

LSP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일반적인 문법과 기능을 담은 언어 서비스용 ‘언어 서버’를 IDE와 독자적으로 만들고, IDE가 LSP란 프로토콜로 언어서버를 호출해 사용자에게 인텔리전스 기능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IDE나 편집기의 종류에 상관없이 언어서버를 LSP로 연결하면 되므로, 프로그래밍 언어 서비스가 IDE에 의존하지 않고 따로 발전할 수 있다. LSP는 2016년 사양을 완전히 공개했다.

ACP는 MCP 친화적인 설계 철학에서 만들어졌다. 에이전트는 코드 편집기의 하위 프로세스로 실행되며 stdio(표준 입출력)을 통해 JSON-RPC를 사용해 통신한다. 에이전트와 파일시스템 간 통신 프로토콜인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처럼 JSON 표현을 재사용하지만 diff 표시 같은 유용한 에이전트 코딩 UX를 위해 사용자 지정 유형을 포함한다. 서식 적용된 텍스트는 마크다운을 기반으로 한다.

ACP는 코드 편집기를 사용해 신뢰할 수 있는 모델과 통신할 때 작동한다. 에이전트의 도구 호출은 제어할 수 있고, 코드 편집기는 에이전트에게 로컬 파일과 MCP 서버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한다.

ACP 구현 라이브러리는 타입스크립트와 러스트에 제공된다.

제드 편집기에서 ACP를 통해 구글 제미나이 CLI를 이용하는 모습

구글은 제미나이 CLI를 제드 편집기에서 쓸 수 있게 했다. ACP 프로젝트를 통해 제미나이 CLI를 제드에서 쓸 수 있다.

네이선 소보는 “커맨드라인 에이전트는 간단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쉽게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하위 프로세스로도 실행할 수 있다”며 “제드는 이미 내장형 터미널 에뮬레이터 내에서 제미나이 CLI를 실행하고 있었지만, ANSI 이스케이프 코드보다 더 체계적인 통신 방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사용자 요청을 에이전트로 전달하고 응답을 렌더링하기 위한 최소한의 JSON-RPC 엔드포인트 집합을 정의했다”며 “그 결과, 스키마를 따르는 한 모든 클라이언트가 모든 에이전트와 통신할 수 있는 린 프레임워크인 ACP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일한 제미나이 CLI를 하위 프로세스 기반 ACP로 실행함으로써, 터미널 기반 환경의 기본 기능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환경에 긴밀하게 통합할 수 있다”며 “ 이를 통해 실시간 편집 시각화, 다중 버퍼 검토, 코드와 에이전트 상호작용 간의 원활한 탐색 등 편집기 외부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CP는 아파치 라이선스를 따라 오픈소스로 제공된다. 모든 에이전트가 구현할 수 있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게 해준다.

네이선 소보는 “LSP가 IDE를 특수 도구에 개방했던 것처럼, ACP는 모든 개발자의 워크플로우에 맞춰 설계된 에이전트 생태계의 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제드와 구글의 ACP는 AI 코딩 에이전트계를 장악한 VS코드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시도다.

일단, 제드는 VS코드와 경쟁하는 코드 편집기로, 아톰 편집기를 만들었던 개발자들이 러스트 언어로 개발하고 있다. VS코드보다 빠르고 용량이 작으며, 협업 기능을 플러그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코드 편집기 세계는 VS코드의 천하다. 스택오버플로우 2025년 개발자조사에서 VS코드는 응답자의 75.9%에게 사용됐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코딩 에이전트는 VS코드부터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글은 VS코드용 제미나이 CLI 컴패니언을, 앤트로픽은 클로드코드 확장 프로그램을 따로 제공한다. 제미나이 CLI나 클로드코드의 CLI 도구는 IDE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인데, VS코드에 종속되는 모순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VS코드의 언어 서비스나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을 유통할 수 있는 공식 마켓플레이스를 장악하고 있다. VS코드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자유롭게 변종으로 재가공할 수 있지만,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할 수 없어 확장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VS코드의 AI 코딩 에이전트 기능을 점점 오픈소스에서 폐쇄형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VS코드를 포크한 다양한 AI 코드 편집기의 등장으로 깃허브 코파일럿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ACP가 일반화되고 표준으로 자리잡는다면, VS코드의 AI 코딩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크게 축소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CP를 VS코드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할 수도 있다.

현재 ACP를 지원하는 에디터는 제드, neovim이다. 지원하는 에이전트는 제미나이, 클로드 코드 등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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