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가상자산, 화폐도 상품도 아니지만…”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건전한 가상자산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해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흐름에 맞춰 속도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상자산이 화폐냐, 금융상품이냐 하는 질의를 사전에 받았다”며 “화폐는 변동성이 크고 금융상품은 예금, 대출, 금융투자상품처럼 경제적 권리관계에 해당하기에 둘 다 ‘아니’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가상자산이 존재론적으로 가치가 없다는 뜻과는 다른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가상자산이 ‘내재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가치 저장과 교환 수단 등 화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건전한 가상자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목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글로벌 흐름과 정합성을 맞춰 나가야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혁신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초기 도입 과정이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관련 사항은 관계 부처와 계속 협의 중이며, 대략적인 구상은 마련돼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원장 후보가 아직 취임하지 않았다고 스테이블 코인 관련 답변을 미루는 것은 시장 참여자에게 불안을 준다”며 “은행과 기업 중 스테이블 코인의 혁신 주체를 어느 쪽으로 볼지 대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준비를 철저히 진행 중이며, 지적한 우려도 감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남아 있지만, 늦지 않은 시기에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를 포함한 디지털자산 관련 기본법이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금융위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