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반독점법 위반으로 애플 고소 “앱스토어 순위 조작했다”

일론 머스크의 인공자능(AI) 기업 xAI는 “애플이 반독점법을 명백히 위반했다”며 고소했다. 지난달 선보인 그록4가 앱스토어 1위에 오르지 못하자, 일론 머스크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xAI 앱의 순위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한지 2주 만에 소송을 걸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xAI는 지난 25일 텍사스주 미국 연방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애플과 오픈AI는 독점을 유지하고, X와 xAI 같은 혁신 기업의 경쟁을 막기 위해 시장을 봉쇄했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그록이 평점 4.9에 백만개가 넘는 리뷰가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어떤 목록에도 그록을 언급하길 거부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애플이 의도적으로 그록이 무료 앱 다운로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걸 막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론 머스크가 애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최신 버전 그록을 내놓은 뒤, 앱스토어 순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1위를 하지 못하자 애플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는 “애플이 의도적으로 오픈AI를 밀어주고 있다”거나 “X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앱이고, xAI의 챗봇 그록은 전체 앱 중 5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Must Have(반드시 가져야 할 앱)’ 섹션에 포함되지 않느냐”라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일론 머스크는 “애플은 오픈AI 외 어떤 AI 회사도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xAI는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끝내 애플을 고소하면서 “애플과 오픈AI가 공모해 xAI의 제품, 특히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품 판매를 억제했다”며 “오픈AI와의 독점 계약이 없었다면,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X앱과 그록앱을 더욱 눈에 띄게 홍보하는 걸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애플은 WWDC에서 오픈AI와 협력해 챗GPT를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자사 운영체제에 통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의 시리 등 음성 명령 시스템과 챗GPT를 통합해 시스템 전반에 걸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xAI는 이와 관련해 소송에서 “아이폰의 챗GPT 통합으로 오픈AI가 수억대의 아이폰에서 생성되는 수십억개의 사용자 메시지에 접근할 수 있다”며 “이는 AI 모델 학습 및 개선에 도움이 되는 귀중한 데이터”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두 회사의 계약으로 오픈AI가 AI 개발 경쟁에서 더 앞서 나가고 있으며,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소장에서 “X와 xAI가 개발 중인 것과 같은 슈퍼 앱들은 스마트폰 시장과 애플의 굳건한 독점을 뒤흔들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애플이 이를 인식하고 있고, 애플 사업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즉, xAI의 모바일 기기에서 작동하는 AI 기반 ‘슈퍼앱’과 같은 AI 혁신으로 인해, 애플이 위협을 느끼고 위와 같이 방해 공작을 펼쳤다는 뜻이다.

일론 머스크가 애플에 고소를 진행하면서, 오픈AI를 계속해서 견제하는 분위기다. 한때 샘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공동 설립했던 일론 머스크는 관계가 완전히 틀어져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 일론 머스크는 오픈AI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그는 “비영리라고 해서 투자했더니, 왜 돈 버는 구조로 재편하느냐”라며 “오픈AI가 사기를 쳤다”고 발언했다. 오픈AI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비영리 연구 단체에서 공익 법인(PBC)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머스크가 오픈AI를 인수하기 위해 974억달러(약 136조1400억원)를 제안했지만, 샘 올트먼이 즉각 거절하면서 더욱 관계는 악화됐다.

오픈AI 대변인은 일론 머스크가 건 소송에 대해 “일론 머스크 씨의 지속적인 괴롭힘 행태와 일치한다”고 밝혔으며, 애플은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