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1명이 ‘세그먼트 오브 원’…브레이즈 마케팅이 강력한 이유
샤히드 니자미 아시아퍼시픽(APAC) 부사장 인터뷰
브레이즈, ‘고객이 필요할 때’ 실시간 대응 강조
고객 변수 조합 3만5000개에도 각각 초개인화 메시징
AI 기술만 중요? 브랜드와 정서적 연결돼야
2300개, 3조9000억건, 8조6000억건, 72억명. 마케팅 자동화 및 고객 인게이지먼트(관계구축) 플랫폼으로 유명한 브레이즈(Braze)가 달성한 기록들이다.
해당 수치는 순서대로 2024년 기준 고객사 수, 메시징 등 발송횟수, API호출 건수 그리고 2025년 4월말 기준 활성사용자(MAU, 중복포함) 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플랫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레이즈는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멀티채널 마케팅 허브 부문 리더로 꼽히기도 했다.
샤히드 니자미 브레이즈 아시아퍼시픽(APAC) 부사장이 방한해 지난 5일 에이비일팔공(AB180)의 MGS2025 컨퍼런스 발표에 나선 가운데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브레이즈의 강력한 성능을 설명하며 ‘리얼타임(실시간)’ 플랫폼을 수차례 강조했다. 리테일 이커머스를 사례로 들었다.
리얼타임의 힘
어떤 물건을 사서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안 사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해봅시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렇게 결정했을 때 한 2시간 있다가 ‘지금 카트에 안 사신 물건이 있는데 이걸 사시면 10% 할인 쿠폰 드릴게요’라고 이렇게 많이 접근을 합니다. 만약에 그 고객이 2시간이 되기 전인 1시간 58분 지났을 때 그걸 샀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2분 후에 쿠폰이 오는 것 자체가 고객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분이 나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실시간의 힘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이즈는 메시지를 보내기 직전에 한 번 더 검증을 거칩니다. 구매 여부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낸다는 게 차별화 지점입니다.
인터뷰에 동석한 고주연 한국 지사장은 한국 사례를 언급했다. A햄버거와 브랜드 협업 역시 리얼타임이 성공을 이끌었다고 짚었다.
키오스크로 현장 주문을 해서 버거를 충분히 즐기는 시간을 감안해서 잠시 뒤에 디저트 쿠폰을 추천해 줍니다. 실시간으로 매장에 있다라는 정보들을 인지한 거죠.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를 하나 더 즐기고 가세요라고 온라인과 모바일 디지털을 같이 결합한 좋은 사례입니다.
버거 브랜드 간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은 더욱 치열하다. 특정 지역의 출입 여부를 알려주는 위치기반 서비스인 지오펜싱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B버거 판매점 50m 근처에 있는 고객에서 A버거의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국내 정서상 진행이 어려운 마케팅 방식이나, 세계 시장에선 이처럼 과감한 마케팅이 이뤄지는 중이다.
오퍼핏 인수…강화학습 문 열어
브레이즈는 지난 6월 AI 의사결정 기업인 오퍼핏(OfferFit)을 3억2500만달러에 인수 완료했다. 코드명 ‘Project Catalyst’라는 브레이즈 솔루션과 결합한 AI 에이전트 개발(현재 베타버전)을 진행 중이다.
거시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 중 하나가 ‘에이전틱 AI’입니다. 오퍼핏 인수와 프로젝트 카탈리스트는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잊혀진다라는 차원에서 진행했습니다. 오퍼핏 인수는 저희가 새로운 방향으로 이 사업을 이끌고 가는 새로운 문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은 강화학습입니다.
예측 AI는 지도 학습 개념입니다. 현황의 데이터만 보여주는 반면, ‘AI 디시전 메이킹’에 해당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비지도) AI까지 우리가 확보할 수 있게 되면 고객이 구독 갱신을 안 할 확률도 알려주게 됩니다. 고객이 이탈 예정이니까 이러이러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개념까지 가게 됩니다.
저희는 멀티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케터들이 굳이 문제에 대한 디테일을 고민하지 않아도 해결책을 찾아줄 수 있게 하는 게 멀티 에이전트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 1명이 개별 세그먼트
브레이즈는 미국의 대형 은행 사례를 통해 AI 기반 의사결정의 효과를 봤다. 여기에서도 실시간 메시징이 작동한다. 해당 은행은 수많은 고객들 가운데 신용카드 발급을 알리는 메일을 보낼 때, 1000명의 데이터 과학자를 동원했다. A/B 테스팅도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인간이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기란 역부족이다.
생각할 변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어떤 요일에 어떤 빈도로 보낼 것인지, 제목을 진지하게 또는 재미있게 할지, 사진을 비즈니스적으로 아니면 편안한 사진을 쓸지 등 이런 변수를 다 고민하면 한 명에게 메일을 보낼 때마다 3만5000개 조합이 가능하다고 나왔습니다. 오퍼핏 솔루션을 도입했고, 단 4주 만에 전환율 92% 증가에 연간 매출 상승 1600만달러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기존에는 고객사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화요일이 좋다고 해서 일괄 방송했습니다. 오퍼핏을 통해 분석해보니 화요일은 선호하는 고객은 27%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수요일을 선호하는 고객은 19% 나왔고요. 이렇게 다르게 나와 맞춤형 요일 메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 이력, 신용도, 상환 이력 등 한 명당 변수도 130개나 됐죠. 예전엔 고객을 카테로리별로 분류했지만, 오퍼핏 도입 이후엔 ‘세그먼트 오브 원’이라고 해서 고객 하나하나가 다 개별적인 세그먼트로 보는 접근법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정서적 연결 관건
최근 브레이즈는 ‘CER(Customer Engagement Report) 2025’를 냈다. 아메리카,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아시아퍼시픽 18개국 2300명의 마케팅 리더들의 설문조사, 브레이즈 사용자의 수십억 개 데이터를 통해 핵심 아젠다를 전달하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엔 메시지 맞춤화, 투명성을 통한 신뢰 구축, AI 사용 등으로 고객과 정서적 공감과 연결이 강조돼 있다.
정서적인 연결성 혹은 공감은 저희가 최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진행해 새로운 사용자를 취득했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사용자가 혹해서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관건은 그 사용자가 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이냐는 또 다른 얘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약간 인간미가 느껴지는 어떤 부분이 있어야 고객이 보통 남아 있기 마련인데 그러기 위해서 감성적인 연결성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디지털 바디 랭귀지입니다.
디지털 바디 랭귀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고객의 니즈 아니면 고객이 인게이지먼트하는 방식을 좀 귀 기울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하는데요. 고객이 어떤 걸 검색하는지 고객이 표현하는 바디 랭귀지를 경청하면서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는 리슨이라고 합니다.
AI 솔루션에도 고객과 연결 담아
샤히드 니자미 부사장은 브레이즈 창업 초기부터 인간적인 연결고리를 고민하면서 출발한 회사라고 언급했다. 연간 1000만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하지만, 기술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제품을 빌드한다고 강조했다. 정서적 연결을 솔루션에도 담은 것이다.
AI 솔루션을 내부 직원용으로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고객이 부담스러워할 만큼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고객을 그냥 구매하고 떠나는 어떤 아이디의 일종으로 거래 같은 관계로 취급하는 것을 지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427이라는 이노베이티브 랩 부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접점과 창의성의 접점을 합쳐주기 위해서 각각 전문가들을 모아서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서 만든 독특한 부서입니다. 어떻게 고객에게 조금 더 다른 색다른 캠페인과 고객 경험을 전달할 건지라는 워크샵 같은 것들을 최근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