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등장한 팔란티어 마피아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전직 직원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름하여 ‘팔란티어 마피아’다. 과거 페이팔 출신들이 실리콘밸리의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며 ‘페이팔 마피아’라는 별칭으로 불렸는데, 이제는 팔란티어 마피아가 그 뒤를 잇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란티어 출신들이 창업하거나 핵심 역할을 맡은 기술 기업은 현재 35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의 가치를 모두 합치면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그중 일부는 이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반열에 올랐다.
대표적인 예로 방산 기술 기업인 ‘앤듀릴(Anduril)’, 생명공학 회사 ‘챕터(Chapter)’, 공공안전 기술 스타트업 ‘페레그린 테크놀로지스(Peregrine Technologies)’, 데이터 분석 플랫폼 ‘헥스테크놀로지(Hex Technologies)’ 등이 꼽힌다.
팔란티어 졸업생만을 위한 벤처캐피털인 팔룸니(Palumni) VC도 설립되어, 내부 인맥 중심의 투자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졸업생들은 전용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며, 비공식 모임과 캠핑 행사 등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WSJ은 팔란티어 마피아의 특징으로 ‘현장 파견 엔지니어링(Forward-Deployed Engineering)’ 문화를 꼽았다. 이는 고객 현장에 직접 엔지니어를 파견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법이다. 팔란티어는 단순히 기술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국방, 정보기관 등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고객과 밀착해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 전략을 ‘팔란티어 마피아’들도 행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팔란티어 마피아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 안전, 국가 안보,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데이터, 생명공학 등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기술 융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처럼 팔란티어 출신 창업가들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역동적인 고성장 기업의 물결을 만들어내며, 기술 업계의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내부 결속력과 정보 집중 현상은 일부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팔란티어 자체가 과거 미국 정부와의 논란 많은 협력 관계로 윤리적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들의 스타트업 역시 데이터 윤리,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 마피아’는 실리콘밸리의 차세대 테크 리더로 자리매김하며, 향후 미국 스타트업 산업을 이끄는 핵심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