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상반기 순익 2637억…카카오와 ‘스테이블 코인’ 본격 협업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약 26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이용자 증가와 트래픽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스테이블 코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카카오 그룹과 협업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카뱅은 6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6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314억원) 보다 14% 늘어난 수치다. 2분기만 따라 놓고 보면 순익은 1263억원으로 전년 동기(1202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은 1조562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520억원) 대비 7.6% 늘었다. 이 가운데 여신이자수익(9999억원)을 제외한 비이자수익은 5626억원이다. 비이자수익은 전체 영업수익 중 36%를 차지했고, 전년 동기보다 30.4% 늘었다.
카뱅은 여신이자수익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비이자수익의 성장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용자 트래픽과 수신 증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비이자수익 확대를 견인했다.
대출, 투자, 지급 결제 등 플랫폼 전반의 역량이 강화되며 펌뱅킹·오픈뱅킹, 광고 부문 수익도 고르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카뱅의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은 1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 제휴사는 70여 곳으로 확대됐고, 이를 통한 제휴 금융사 대출 실행액은올해 2분기 기준 1조3870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카뱅은 대출 비교 상품군과 제휴사 범위를 넓혀 통합 대출 플랫폼으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선보인 머니마켓펀드(MMF) 기반 투자 상품 ‘MMF박스’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잔고 5000억원을 돌파하며 투자 부문 성장세도 뒷받침했다. 이 같은 플랫폼 기반(비이자) 수익의 다변화가 카뱅의 전체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도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532억원으로, 전년 동기(3182억원)보다 11% 늘었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말 36.4%에서 올해 상반기 35.2%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09%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도 확대됐다. 2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은 3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시장 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0.17%p(포인트) 낮아진 1.92%를 나타냈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질문이 나왔다. 카카오 그룹은 최근 스테이블 코인 태스크포스(TF)를 새롭게 꾸렸다. TF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뱅 대표가 공동으로 이끈다.
권태훈 카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테이블 코인은 아직 법제화가 안 된 상태라 변동성이 많아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TF를 꾸리고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권 CFO는 “카뱅도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 관련해 발행, 유통, 중개, 보관, 결제 등 여러 방은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그룹과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과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카뱅은 이미 지난 3년간 가상자산거래소 대상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이에 따라 고객확인(KYC) 기반 실명 계좌 인증과 자금세탁방지(AML) 기반의 거래 모니터링 등 리스크 관리 역량을 쌓아왔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주도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모의실험에도 참여해 지갑 개설, 송금·결제, 지급·수납 등 기술적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권 CFO는 “디지털 자산 운용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