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상반기 순익 285억…하반기 ‘카카오 AI 에이전트’ 협업 본격화
카카오페이가 올해 상반기 금융과 플랫폼 서비스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2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에서 선보일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의 협업을 통해 AI 활용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요청을 대신 처리해 주는 지능형 중개 시스템을 의미한다.
카카오페이는 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8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억원)보다 3488% 늘어난 수치다. 다만 2분기만 따로 놓고 보면 순익은 141억원으로 1분기보다 1.7% 줄었다.
상반기 매출은 4502억원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7억원으로 적자였던 전년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이 개선된 배경에는 금융과 플랫폼 두 사업 부문이 모두 성장한 영향이 컸다. 특히 금융 부문에서는 투자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의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은 2분기 전체 예탁자산과 주식 잔고가 각각 전년 보다 89%, 131% 늘었다. 주식 거래액도 23조5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보험 사업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보험 상담 연결 서비스를 통해 매출이 늘었는데, 보험 상담을 위한 데이터베이스(DB) 규모가 전년보다 7배 이상 커졌다. 매출은 88% 증가했다.
플랫폼 사업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서비스의 효율을 높였다. 이에 따라 매출이 전년 보다 66% 늘었다. 카드 중개 서비스도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 덕분에 발급 건수가 2.6배 증가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가치사슬 확장, 데이터 기반 사업화, 트래픽을 활용한 신규 사업라는 세 가지 전략을 꾸준히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아 시장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는 오는 11월 모회사 카카오에서 출시 예정인 AI 에이전트와의 협업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맞춰 카카오페이도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정호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은 AI 에이전트가 출시되는 시점부터 카카오페이의 다양한 기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연계 범위를 점점 넓히고, 기능도 더욱 정교하게 만들 예정이다.
박 총괄은 “초기에는 단순 연결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가령 사용자가 AI 에이전트에 ‘송금해줘’라고 말하면 카카오페이의 송금 기능으로 연결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금뿐 아니라 다른 카카오페이 서비스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에이전트와의 협업이 크게 두 단계를 거칠 것으로 봤다. 우선 MCP(사용자 맥락 공유 프로토콜) 기반의 데이터 연동을 강화하는 단계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카카오페이 데이터를 조회하고 요약해서 보여주는 형태다.
다음은 비즈니스 로직이 결합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기능이 AI 에이전트 안에서 모두 완료될 수 있도록 구성된다. AI 에이전트가 ‘카카오 선물하기’ 상품을 추천하면,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카드나 혜택이 좋은 결제 수단을 자동으로 선택해 결제까지 완료하는 방식이다.
박 총괄은 “AI 에이전트가 카카오페이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지원하려면, 내부적으로는 페이먼트 MCP나 에이전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외부적으로는 카카오 AI 에이전트와의 구현 방식에 대한 합의, 커머스·모빌리티 같은 외부 제휴 서비스의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연계 구조는 AI 에이전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인 만큼, 관련 논의도 지속해서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AI 에이전트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AI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