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서브노티카2’ 둘러싼 3000억대 갈등
크래프톤-자회사 언노운월즈 창립자 간 소송
5억달러 들였는데, 2억5000만달러(약 3447억원) 더 들어갈 판?
크래프톤 글로벌 흥행 전략의 주요 축이었던 언노운월즈(Unknown Worlds) 스튜디오의 오픈워터 생존게임 ‘서브노티카2(Subnautica 2)’가 갈등에 휩싸였다. 서브노티카2는 스팀 위시리스트(찜) 전체 2위에 오를 만큼, 글로벌 기대작 반열에 오른 게임이다.
지난 2021년 크래프톤은 이 스튜디오의 지분 100%를 5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5850억원)에 인수했다. 언아웃(Earn Out) 방식으로 서브노티카2 성과에 따라 최대 2억5000만달러를 추가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은 것이 이번 갈등의 발단이 됐다.
크래프톤이 이달 초 언노운월즈의 리더십 변경을 발표했고, 해임된 공동 창업자이자 경영진들이 소송을 걸었다. 서브노티카2는 올해 스팀 얼리액세스(서범출시) 예정에서 내년으로 밀린 상태다.
소송 내용은?
크래프톤이 지난 24일 공시로 밝힌 원고 청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할법원은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 법원이다.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Earn-out 지급 및 재판에서 입증된 기타 손해배상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의무 이행 강제 명령
▲원고의 모든 청구원인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
▲소송 비용, 기타 경비 및 판결 전후 이자를 모두 피고에게 부담
청구금액은 소장에 명시돼 있지 않아, 크래프톤이 언아웃 최대지급 가능금액인 2억5000만달러를 원화 환산해 공시했다. 이 때문에 실제 지급여부 및 금액은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소송 신청인은 원고를 대리한 포티스어드바이저(Fortis Advisors)다. 인수합병(M&A)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포티스어드바이저는 지난 2018년 미국 바이오기업에 피소당한 신라젠 소송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소송대리인을 통해 법적 절차에 따라 원고의 청구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더십 변경 두고 잡음
크래프톤은 이달 초 언노운월즈의 리더십 변경을 발표했다. 테드 길, 찰리 클리블랜드, 맥스 맥과이어 등 공동 창립자 겸 기존 경영진을 대체하는 신임 CEO에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을 이끈 스티브 파푸시스를 선임했다.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시기도 연기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2가 콘텐츠 분량 확보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임 경영진이 개발에 차질을 빚어왔고, 이 중 찰리 클리블랜드에 대해선 서브노티카2 개발보다 개인적인 영화 프로젝트에 집중했다고도 전했다.
반면 클리블랜드 등 전임 경영진은 크래프톤이 언아웃 지급을 피하기 위해 얼리액세스 준비가 된 상태에서도 타이틀 출시를 연기했다고 주장 중이다. 마케팅 계획 등 예정된 주요 파트너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이를 부인했다. 오히려 전임 경영진의 리더십 부재로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등 맡은 바 책임을 저버렸다는 입장으로 양쪽이 대치했다.

서브노티카2 과연 준비됐나
소송에서 서브노티카2의 실질적인 얼리액세스 준비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사 계약의 구체적인 해석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소송 발발 이전 양측의 불화 과정에서 내부 문건이 유출됐다. 크래프톤은 논란이 커지기 전에 해당 문서가 진짜라고 인정했다.
레딧에 공유된 문서 내용에 따르면 ‘후속작에 기대할 만한 신선함과 분량이 부족하다’, ‘1.0 버전 대비 콘텐츠 분량을 30% 이상 증가할 것’ 등이 명시돼 있다. ‘출시 일정과 로드맵을 재검토해야 한다’ 등 크래프톤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의견이 나와있다.
레딧 커뮤니티 내 관련 게시물의 토론을 보면 크래프톤의 손을 드는 의견이 적지 않다.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개발 일정이 뒤쳐지는 등 크래프톤의 경영진 해임과 그동안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게 대체적 반응이다.
반면 원작 서브노티카가 처음부터 끝까지 얼리액세스로 개발됐다는 점을 상기하며 크래프톤이 피드백을 받아 게임을 발전시키는 얼리액세스 의미를 잊었다는 의견도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