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보틱스 “우리는 진짜 테슬라가 고마웠다”
“올해 테슬라가 차량이 자율주행으로 공장에서 나와 이동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영상이 참 고마웠다. 테슬라로 인해 우리가 하던 분야를 지칭하는 ‘키워드’가 생겼다. ‘공장용 에이다스(ADAS)’라는 섹터가 열렸고, 고객사들에게서도 다시 한 번 연락이 오는 계기가 됐다.” (ADAS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의 약자)
상장을 앞둔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서울로보틱스가 15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프라 기반 군집 자율주행 솔루션’을 선보였다. 공장이나 물류센터에서, 한 번에 수십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관제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는 “인프라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독자 개발, 세계 첫 상용화를 했다”면서 “B2B 고객들이 원하는 안전성, 비용 효율성 등을 구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빈 대표가 언급한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서울로보틱스가 선택한 ‘인프라 기반’은 도로, 신호등, 교통 관제 시스템 등에 자율주행 지원을 위한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깔아야 한다. 테슬라는 이와 반대다. 센서를 차량 내에 달고 움직인다. 외부 환경을 통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향후 테슬라와 같은 비인프라 기반의 자율주행이 미래 교통의 주력이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일반 승용차와 같은 B2C 영역에서는 테슬라 방식이 유력할지 몰라도, 공장이나 물류센터와 같은 사유지 내 자동차 탁송 등의 업무에는 인프라 기반의 방식이 안전성과 효율성 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테슬라로 인해 ‘공장용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환기됐지만, 적어도 이 시장에선 자신들의 방식이 시장에 친화적이라는 이야기다.

우선, 도로, 신호, 건물, 주차장 등에 달린 외부 센서가 자동차 내부에 달린 센서 대비 개수가 많아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안전을 도모하기 비교적 쉽다. 특히, 수십·수백대의 차량에 개별 업무를 주고 통제해야 하는 사업장 내부의 현장에선 자동차가 개별 센서로 스스로 판단, 움직이는 방식이 업무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 대표는 지적했다.
서울로보틱스는 자동차 내부 센서가 아닌 외부 인프라의 센서 만으로 정확하게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시연 차량에 빨간 덮개를 씌웠다. 위 사진을 보면, 빨간 덮개를 쓴 차량이 트럭 사이의 좁은 틈 사이를 후방 주차하고 있다. 차량 내부에는 카메라나 라이더를 탑재한다 하더라도 개수에 제한이 있는데, 도로나 건물에 센서를 설치하면 훨씬 더 촘촘하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이한빈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B2B 자율주행에서 고객이 원하는 건 딱 두 가지다. 시간당 몇 대를 옮길 수 있느냐와 얼마나 안전하느냐”라며 “서울로보틱스는 양쪽 모두에서 99.99% 수준의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특히 강조한 것은 데이터와 AI 모델이다. 서울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부터 한국, 독일, 일본, 미국 등지에서 확보한 여러 도로·기후 조건의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정제·훈련해 AI를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AI 모델 레이어를 설계하고 있다는 것도 강조한 부분이다. 학습과 실시간 운영을 병행할 수 있는 무거운 모델과 경량화된 모델을 병용해 실전 환경에 적용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람들이 쓰기 어려우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사용자 환경(UI)을 쉽게 구성했다는 것도 강조한 부분이다. 이 대표는 “현장 인력 대부분이 IT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스마트폰에서 웹브라우저만 열면 차량을 선택하고 목적지를 지정하는 것만으로 자율주행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레거시 백엔드와의 연동, 웹기반 UI, 안전성과 편리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인프라 설치 비용이 크게 들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초기 센서 가격이 1억원이었지만, 지금은 2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생각 만큼)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면서 “투자 대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간은 보통 1~1.5년 안에 나온다”고 경제성을 부각했다.
현재 서울로보틱스는 독일 BMW 공장에서 완성차 물류 자율주행에 자사 솔루션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현재 다수의 해외 완성차 기업, 항만 운영사와 협력 중”이라면서 “자율주행 기술은 많지만, 실제로 상용화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회사는 드물다”고 자사 기술력과 솔루션 운영 경험을 확신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