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BN] ‘붉닭도 숏폼으로’ Z세대 잡은 바이럴 전략
‘파괴적 마케팅’의 시대입니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등장으로 검색광고와 크리에이티브 생성 등 마케팅 시장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숏폼의 급부상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극적 효과, 보상형 광고 유행, 하이브리드 장르 전략 등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잘나가는 기업들을 조명하고 업계 내 광고 마케팅 솔루션과 최신 기술, 인사이트 분석, 시장 조사 자료 등을 짚어보는 [마케팅BN]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숏폼 마케팅이 창작(크리에이터)과 소비 영역을 허물고, 관련 스타트업들의 성장세가 본격화할 만큼, 시장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센서타워가 주요 마케팅 성공 사례로 삼양식품 ‘붉닭볶음면’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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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소비 허물어” 숏폼 인플루언서 뜨겁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의 7월 리포트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내세워 글로벌 캠페인을 본격화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활발한 디지털 광고를 펼치는 중이다.

삼양식품은 2025년 6월, 미국 시장 내 디지털 광고 노출 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디지털 광고비의 73%를 인스타그램에 집중했고 노출 수의 74%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발생했다. 유튜브도 주목할만한 채널이다. 광고비 9%를 투입해 전체 노출의 13%를 이끌어내면서 인스타그램에 이어 두 번째로 노출 수가 높은 채널로 자리 잡았다.
센서타워가 분석한 누적 집행 상위 광고 소재를 살펴보면, 대부분 불닭소스 캠페인으로 제작된 30초 내외의 인스타그램 숏폼 영상<대표 이미지 참고>이었다.
노출 수 1위 광고는 친구가 카르보 불닭볶음면에서 소스를 2개 받자 이를 부러워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Now in a bottle(이제 병으로 만나자)’라는 문구로 불닭소스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숏폼이다. 2위 광고는 ‘불닭 소스 금지’라는 경고판이 붙은 교실에서 두 학생이 불닭소스를 사용하자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을 담았다. 소스의 출시(launch)를 로켓 발사(launch)에 빗대 직관적이고 위트 있게 표현했습니다. 3위는 불닭 라면의 소스를 따로 꺼내 감자칩에 찍어 먹는걸 본 직장 상사가 뺏어 먹는 장면을 보여주며 ‘Get Your Own(따로 사세요)’라는 문구로 유머를 더한 영상이다.
센서타워 오디언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디지털 광고 노출의 52.9%가 18~24세 연령층에 집중됐다. ‘학생’ 페르소나에 해당할 가능성은 일반 인구 대비 5배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분석했다.
디지털 광고 예산은 24.3%를 캘리포니아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참여도와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을 전략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 인덴트코퍼에이션은 숏츠, 틱톡, 릴스 등 숏폼 콘텐츠의 부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기준은 완전히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팔로워 수’가 곧 영향력이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대중의 참여도(인게이지먼트)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는 것이다. 팔로워 1000명 남짓한 크리에이터가 조회수 100만회의 파급력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이 드물지 않게 됐다. 바로 입소문(바이럴) 효과 덕분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분야가 K-뷰티다. 코스알엑스, 아누아, 스킨1004 같은 중소 브랜드들이 대기업 대비 적은 예산으로도 틱톡 기반 시딩만으로 아마존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딩의 조회수 총합을 전통 광고의 CPM(1000회 노출당 비용)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효율성을 보였다.
인덴트코퍼레이션 등 관련 업계는 폭발적인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발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했다.
팔로워 수가 곧 광고 단가로 통하는 시장에서, 인지도는 낮지만 팔로워의 참여도가 높거나, 특정 콘텐츠나 브랜드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면 훨씬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AI 자동화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예를 들어 AI 인플루언서 매칭 솔루션 ‘스프레이’는 수분 내 1000명 이상의 인플루언서 리스트업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인플루언서 시딩이 커머스에서 시작해 의료, 팝업스토어, 게임 등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의미의 광고보다 ‘진짜 사용자’의 경험담을 더 신뢰하는 이들에게 인플루언서 시딩은 효과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전했다.
시딩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숏폼에서 3초 안에 후킹할 수 있는 서비스’인지 그리고 무작정 많이 뿌리기보다는 ‘누구에게, 어떤 맥락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를 치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