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 폴드7 써보니…“펼치다 부러질 것 처럼 얇네”
11일 오후 방문한 삼성 강남은 한창 분주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신제품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보러 찾아온 소비자가 줄을 이었다. 현장 담당자는 “발표 이틀 후라서 그나마 적게 오신 편”이라며 “제품을 전시한 첫날(10일)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고객님이 찾아주셨다”고 말했다. 신제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은 지난 9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 ▲갤럭시 Z 플립7 FE ▲갤럭시 워치8 ▲갤럭시 워치8 클래식 ▲갤럭시 워치 울트라(2025)까지 여섯 가지 신제품을 발표했다. 그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신제품 ‘폴드7’을 삼성 강남에서 살펴봤다.
“너무 얇아서 펼치다가 부러질 것 같다”
삼성 강남에서 폴드7을 펼치는 순간 나온 말이었다. 화면을 펼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을 내부 화면 양쪽에 대고 힘을 준다. 그런데 제품이 워낙 얇다 보니 힘을 조금만 가해도 부러지거나 구멍이 날 것 같다는 상상이 들었다. 물론, 디스플레이 아래 티타늄 보강판을 깔고 외부 프레임을 강화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으니 손가락 힘만으로 쉽사리 휘거나 부러지진 않을 테지만.

폴드7의 두께는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로 전작(폴드6)보다 3.2mm, 1.4mm 줄었다. 시리즈 중 제일 얇다. 수차례 화면을 접었다 펴 보는데, 도통 어딜 잡고 펼쳐야 하나 고민될 정도였다. 측면 프레임 두께가 약 4mm에 불과하다 보니, 화면을 펼칠 때 엄지손가락을 프레임에 대고 힘줘 열면 자칫 미끄러질 것 같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렇게 확 얇아진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 희생한 요소가 두 가지 있다.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패널 아래에 숨기듯 배치하는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가 빠졌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구멍을 내 카메라 모듈을 배치하는 펀치홀 구조를 다시 적용했다. 폴드3에 UDC를 적용한 이후 4년 만이다.
또한 이번 모델은 S펜을 지원하지 않는다. S펜을 사용하려면 디스플레이 패널 밑에 펜과 상호작용하는 디지타이저 패널을 부착해야 하니 두께를 줄이기 어려워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UDC나 S펜 관련 문의를 한 방문객이 있었냐는 물음에 관계자는 “거의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S펜 지원 여부를 묻는 사람은 드물게 있었고, UDC를 언급하는 사람은 못 봤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폴드7의 두께가 얇다며 감탄하는 방문객들을 보니 UDC와 S펜을 빼고 두께를 줄인 건 실보다 득이 많은 결정으로 보였다.

두께를 제외하고 인상 깊었던 요소로는 ▲가로로 넓어진 외부 화면 ▲사용성이 향상된 포토 어시스트가 있었다.
폴드7의 외부 화면 종횡비는 21:9로, 전작인 폴드6(22:9)보다 가로로 넓어졌다. 숫자로만 보면 미미한 차이일 듯했으나, 실제 사용해 보니 접은 상태에서도 일반적인 바(Bar)형 스마트폰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기존 갤 폴드 시리즈에서는 접은 상태로 볼 때 일부 앱의 좌우가 잘리거나 위아래에 검은 영역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지만, 넓어진 갤 폴드 7은 이런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삼성 스마트폰에는 AI로 화면 속 개체를 지우거나 다시 그리는 기능 ‘포토 어시스트’가 있다. 포토 어시스트는 편집 전후의 사진을 비교해 보는 기능이 있는데, 일반 스마트폰에서는 화면을 길게 누르는 동안에만 편집 전(원본) 상태를 볼 수 있다. 반면 폴드7은 내부 화면이 넓다는 점을 활용, 원본과 편집본을 좌우로 나란히 두고 비교해 볼 수 있어 사진이 자연스럽게 편집됐는지 확인하기 쉬웠다.

갤럭시 Z 폴드7의 색상은 ▲제트블랙 ▲실버쉐도우 ▲블루쉐도우 ▲민트까지 네 종류다. 삼성 관계자는 “중후한 느낌을 선호하는 남성 고객에겐 제트블랙을, 독특한 느낌을 선호하는 고객에겐 블루쉐도우나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 한정 색상인 민트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실물을 보니 무채색 계통인 제트블랙과 실버쉐도우는 케이스 색상 매치가 자유로울 것으로 보였다. 블루쉐도우는 ‘용달 블루’라는 별명을 얻었던 갤럭시노트8의 코랄 블루 색상과 비슷한 느낌으로 소비자의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민트는 흔히 알려진 ‘민트초코’보다는 훨씬 밝은 색으로, 매우 연한 연두색에 가까워 밝은 느낌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고를 법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