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배터리값 낮춰 전기차 가격 내연기관 수준으로”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 모터스(GM)가 배터리 비용을 낮춰 전기차 가격을 내연기관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핵심 원인이 가격 부담이라 지목하고,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끔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이야기다.
1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GM 배터리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에서 GM은 자사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플랫폼 전략, 기술 협업 체계를 소개했다.
GM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LMR(리튬 망간 리치)’을 내세웠다. LMR을 통해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와 비슷한 원가를 유지하면서 더 긴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양극재 소재에 따라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혼합하는 ‘삼원계’ ▲리튬인산철을 사용하는 ‘LFP’로 나뉜다. LMR은 삼원계 배터리의 일종으로, 단가가 비싼 니켈과 코발트의 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저렴한 망간을 늘려 원가를 줄였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는 고급형 전기차에, 생산 단가가 낮은 LFP 배터리는 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쓰인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유창근 차장은 LMR 배터리의 원가가 LFP와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에너지밀도는 33% 높아 주행거리가 더 길다고 강조했다. 자체 연구 결과 LFP 배터리를 탑재한 GM 전기트럭의 주행거리는 350마일(약 563km), LMR 배터리로 대체하면 400마일(약 644km)이라며 들어가는 비용은 비슷하지만 주행거리는 80km 이상 늘어난다고 언급했다.
유창근 차장은 “향후 배터리 비용을 지속해서 낮춰, 전기차 가격을 내연기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LMR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상품기획 담당 양영제 팀장은 “소비자의 전기차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GM과 LMR 각형 배터리 셀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LMR을 비롯한 첨단 소재 기술을 도입하고 공정을 개선함으로써 전기차의 주행거리, 충전 속도, 수명을 증대해 상품성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2028년 상반기부터 LMR 배터리 셀을 양산할 계획이다. GM 측은 “조만간 본사에서 LMR 배터리 기반 전기차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GM은 기술 개발 과정에 AI를 도입한 것도 비용 절감의 이유가 됐다고 언급했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김형민 부장은 디지털 기반 가상 엔지니어링을 도입해 배터리 개발 기간을 30% 이상 단축했다고 밝혔다. 도로 하중과 포트홀 같은 환경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 주행 환경이 전기차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실물보다 훨씬 많은 수의 배터리를 가상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