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늘어난 KB금융, 상반기 순익 3.4조 기록

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금리 하락으로 이자 수익이 줄었음에도 3조원대 중반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환율 하락과 주가지수 상승으로 기타영업손익이 늘고, 수수료 수익도 개선되면서 비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확대된 덕분이다.

KB금융은 2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조43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정했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의 부담이 사라지고, 연결 펀드의 투자 부동산을 매각해 얻은 수익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외손익이 회복됐다. 이런 요인들이 전체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다.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96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늘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줄었지만, 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수수료와 증권 부문의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증가했다. 또 자산운용과 관리자산 매각 관련 수수료 수익도 늘어난 영향이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익은 1조73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1조320억원(59.4%)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순수수료이익은 이자 수익 외에 발생한 수수료 중심의 비이자이익을 말한다. KB금융은 “금리 하락기에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균형 있게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그룹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74%,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6.36%를 기록했다.

KB금융은 CET1 비율을 바탕으로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반기 말 기준 CET1 비율이 13.5%를 초과한 데 따른 것으로, 초과 자본을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18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조 5059억원) 동기 대비 6817억원(45.3%)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12억원으로 전 분기 보다 13.1% 늘었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3%로,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 수익률이 낮아지며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3bp)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13억원으로 전년보다 744억원 감소했다. 일반 매출 중심의 카드 이용금액은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채권 매각 관련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96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6% 증가했다. 이는 부실채권 매각이 늘면서 과거에 설정해둔 충당금을 일부 환입한 데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도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가계 부채 관리 방안과 관련해 하반기 대출 성장 속도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 성장 목표를 조정할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종민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우량 자산 중심의 적정 성장을 추구하면서 자본 효율성까지 고려해 대출을 관리하고 있다”며 “은행의 여신 성장률은 기존 경영 계획 대로 4~5%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CFO는 “상반기 성장률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3% 내외가 될 것으로 본다”며 “기업대출은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되, 우량 자산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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