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마지막 기회 될 것”
“스테이블 코인은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디지털 경제에서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최로 열린 블록체인 수요·공급자 협의체(ABLE) 1차 정례회의에서 류창보 오픈블록체인협회 회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 신뢰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 경제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류 회장은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매년 새로운 키워드에 집중하지만, 제도적 기반 부족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실질적인 기술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 시장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스테이블 코인을 단순히 만간에서 발행하는 화폐가 아닌, 공공성과 신뢰성이 담보된 디지털 결제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현재는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이 적어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생각하지 쉽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트업과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테러 자금 조달자, 마약 밀매업자 등 불법 행위자들이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혁신적인 모델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기준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실적인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의 접점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최선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은 ‘AI와 디지털자산 시대의 도래’를 주제로 AI의 급속한 확산이 실물 경제와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인터넷이 북미에서 90% 보급되기까지 23년이 걸렸지만, 거대언어모델(LLM)은 3년 만에 주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며 “이는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역량만 있다면 2~3년 안에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 역시 단순한 가상화폐 개념을 넘어 실물 경제와 글로벌 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모든 가치가 온체인 위로 올라가면서 디지털 자산화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리스크에 대한 잠재력 또한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가 더이상 지체돼선 안 된다”며 “초기부터 안전하고 선제적인 서비스 도입을 위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패널 토론은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진행됐다. 김종환 블로코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위한 평가 기준과 기술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많은 기업이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권 등록에는 앞서지만, 정작 연구개발에는 소홀한 모습이 있다”며 “기술 중심 기업이 대접받는 환경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대로 된 평가와 검증 체계를 통해 기업들이 공정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