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AI 기술 경연장 되다

2025년 제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가 막을 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주최의 이커머스 피칭페스타는 국내 유일의 유통물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경진대회다. 작년에 이은 인공지능(AI) 기술 트렌드가 올해도 두각을 나타냈다. 본선에 오른 10개사 모두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 주도의 유통물류 혁신을 미리 본다는 측면에서 올해 이커머스 피칭페스트를 정리해본다.

  1. 본선 오른 스타트업들 면면 보니
  2. QR 인식이 이렇게 빠르다고
  3. 복잡한 관세만 잡아도 편해집니다
  4. 화물운송 비효율 잡겠습니다
  5. 최저가 쇼핑 집사 들이실래요
  6. ‘공급망 최적화’ 집중한 기업들

본선 오른 스타트업들 면면 보니

제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본선에 오른 스타트업<대표 사진>은 ▲라라스테이션(글로벌 커머스 솔루션 ‘A.I Live SaaS Solution’) ▲센디(AI 기반 화물운송 직접 매칭 플랫폼 ‘센디’) ▲위레이저(AI 관세 통관 최적화 서비스 ‘AI Customs Broker’) ▲씨티케이이비전글로벌네트웍스(AI 기반 글로벌 이커머스 전용 통합 솔루션‘PopinBorder’) ▲씨라이프사이언스랩(AI 기반 수산물 공급망 예측 및 유통 최적화 솔루션 ‘씨차트’) ▲꾼(IoT·AI 기반 전기화물차량 운영·관제 솔루션 ‘돌돌’) ▲핵클(AI 기반 올인원 그로스 플랫폼 ‘핵클’) ▲이노프렌즈(AI 기반 비가시 UR 코드 활용 솔루션) ▲아웃컴(AI 기반 B2B 기업 잠재고객 발굴 솔루션) ▲플랜비(AI 초개인화 쇼핑비서 ‘MINT’) 등 10개사다.

이들 기업의 대표 서비스 면면만 봐도 AI 기술이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성형 AI와 물류 자동화,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수집, 소비 예측 등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물류 혁신 서비스와 솔루션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최종 피칭을 거쳐 선정된 영예의 대상은 ▲이노프렌즈 ▲위레이저 2개사가 수상했다. 이노프렌즈는 기존 바코드·QR코드의 한계를 극복한 AI 기반 비가시 UR코드 기술을 활용, 물류·택배 전 과정을 자동 추적·관리하는 스마트 물류 인식 솔루션을 선보였다. 위레이저는 AI 기반으로 물류 관련 문서를 분석해 최적 협정 세율 적용 및 통관 신고 과정을 자동화하여 관세 실무를 효율화하는 통관 최적화 서비스를 공개했다.

최우수상은 ▲센디 ▲플랜비 두 팀이 차지했다. 센디는 화물 배송의 접수부터 정산까지 전 과정을 수집·분석해 화주-차주 간 자동 매칭과 정산을 지원하는 AI 기반 물류 최적화 플랫폼을 소개했다. 플랜비는 AI 챗봇 기반 대화형 플랫폼으로 생필품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쇼핑 자동화 서비스를 발표했다.

QR 인식이 이렇게 빠르다고

대상을 수상한 이노프렌즈는 큐알(QR) 코드의 혁신을 내세웠다. 자체 QR을 만들어 읽어 들이는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고정된 사각형 모양 QR의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형식의 QR을 만들고, 리더기를 갖다 대자 순식간에 여러 개 QR을 읽어 들이는 영상 피칭으로 심시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노프렌즈는 반투명은 물론 ‘인비지블(무형) QR’을 만들었다. 사람의 눈엔 보이지 않지만, 스마트폰이나 리더기가 읽어 들일 수 있다. 여기에 위변조 방지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멀티스캔 기술도 돋보였다. AI 기반 이이지 인식 알고리즘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QR 대비 최대 6배 이상 빠른 속도를 기록한다고 전했다. 스캔한 데이터는 자사 URCODE 플랫폼에 연결해 코드 기반 제품 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URCODE 기술원리 자료 갈무리

주요 수익모델(BM)은 기업 대상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의 기술 플랫폼이다. 한 개 제품당 90원 수준의 코드 삽입 또는 연단위 라이선스 계약, 생산 라인 진단과 맞춤 코드 삽입, 시스템 연동 등 고객사 맞춤 컨설팅 등 BM도 운용 중이다. 정관장, 인셀덤 등 레퍼런스를 축적했다.

“김성수 이노프렌즈 대표) 이커머스·유통·물류 시장의 페인포인트를 극복하기위한 이노프렌즈의 핵심 자산은 바로 제품 단위로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 인프라, URCODE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은 1Product 1Code 원칙을 통해 개별 제품에 고유 식별 코드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생산 → 물류 → 판매까지의 모든 단계를 데이터로 추적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물류 창고에서 발생하는 재고 누락이나 출고 오류, 정품 인증이 되지 않는 이커머스 거래, OEM 공장에서 발생하는 투입량/생산량 불일치 같은 문제들이 URCODE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며 사전에 차단됩니다. 즉, 이노프렌즈의 핵심 자산은 기존 ERP나 SCM이 커버하지 못하는 라스트마일 데이터까지 추적하고 연결하는 기술 구조이며, 이는 단순한 시스템이 아닌 공정 삽입 기술, 멀티스캔 엔진, SaaS 기반 실시간 대시보드로 구성된 엔드투엔드 솔루션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데이터 단절 없이, 위조 없이, 불확실성 없이 유통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고, 우리는 그 해결을 기술이 아닌 현장의 문제 중심 설계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복잡한 관세만 잡아도 편해집니다

위레이저는 지난해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회사는 수출입 기업 10곳 중 6곳이 관세 전문인력이 없어 외부 인력에 의존한다는 점과 관세사 한 명이 처리하는 업무량이 한정돼 복잡한 품목의 코드를 분류에만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점,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 등 업계 애로사항을 간파하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물류 도메인에 특화한 AI 시스템을 내세웠다. 생성형 AI로 학습한 특화 언어모델도 적용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위레이저 대표,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 김애경 서기관, 김성수 이노프렌즈 대표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이를 테면 위레이저 기술로 영세 기업들은 AI 관세사를 부릴 수 있다. 비전AI 기술로 관세 관련 문서들을 99.9% 정확도로 읽어내고,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 원산지증명서 등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GPT와 클로드, 라마 등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사가 보유한 물류 데이터로 파인튜닝(미세조정)해서 특화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과 결합해 최신 관세법과 판례 데이터까지 실시간 검색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자산이다.

“김현종 위레이저 대표) 저희가 공략하는 시장은 정말 거대합니다. 글로벌 관세중개 시장은 2028년에 26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무역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도 2032년에 27억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특히 국내 수출입 건수가 연평균 11.9%씩 증가하고 있어서 관세 자동화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업계 최초로 관세사 업무의 전 과정을 AI로 구현한 End-to-End 솔루션이라는 점입니다.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특정 기능에만 집중하는데, 저희는 문서 처리부터 HS 코드 분류, 관세 최적화, 의견서 작성, 신고서 생성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화물운송 비효율 잡겠습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센디는 부산에서 탄생한 화물운송 플랫폼 기업이다. 이사 서비스 중개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가 비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접하고 현재의 센디를 만들었다. 그런데 화물운송은 더더욱 낙후돼 있었다. 운송료에 대한 기준이 없고, 중간 마진 구조가 불투명했으며, 운송 후 한참 뒤에 기사들이 대금을 받았던 것이다. 고객까지 이어지는 라스트마일은 물론 기업간(B2B) 배송까지 수많은 차량들이 움직이는데, 이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않다면 시장 전체에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혁신을 목표했다.

회사는 실거래 기반의 50만건 이상의 화물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모델 학습을 계속하고 있다. 기존 업무는 전화 10통, 협상 3번, 정산은 종이서류 기반이었으나 플랫폼 앱으로 3분이면 모두 완료하도록 대체했다. 협력사로 AJ네트웍스, 아성다이소, 쿠팡 등 대형 기업들을 포섭하면서 기술력과 함께 업계 내 인지도 역시 끌어올렸다.

왼쪽부터 이용택 플랜비 대표, 박재영 KEA 상근 부회장, 송용호 센디 전략기획팀장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주요 BM은 화주에게 받는 중개 수수료가 있다. 실제 배차가 완료됐을 때 받는다. 기사들이 호응할 수 있도록 정산 서비스, 선지급 프로그램, 배차 이력 기반의 보너스 등 부가 서비스도 마련했다. 이해관계자들의 단순 연결을 넘어 거래 이후 경험까지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보험, 금융, 차량관리 등으로 확장할 여지도 두고 있다.

“염상준 센디 대표) 센디는 전국 단위의 소형 화물 운송 시장, 특히 수도권 중심의 B2B 반복 운송 수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조사, 유통사, 렌탈업체 등이 주요 고객이며, 매일 수십~수백 건의 운송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고객군이 타깃입니다. 향후에는 중대형 화물, 콜드체인, 수출입 운송 등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병행 준비 중인데,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라스트마일 물류는 국내보다도 더 비효율적입니다. 우리가 쌓은 기술과 데이터 모델을 이 시장에 이식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2027년 IPO 이후, 해외 진출 자금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최저가 쇼핑 집사 들이실래요

최우수상을 수상한 플랜비는 쇼핑 편의를 돕는다는 다수의 경쟁 서비스를 제치고 빠르게 돈을 벌었다. 2021년 창업해 지난해 매출이 324억원이다. 쇼핑 경험을 혁신하고자 챗GPT를 기반으로 구매 의사결정을 돕거나 제안하고 결제까지 지원하는 AI 쇼핑 비서인 민트(MINT)를 만들었다.

쇼핑 편의를 돕는다는 서비스는 그간 많이 나왔지만, 결제까지 이어지는 솔루션을 실제 상용화한 곳은 찾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소품종 대량구매’로 차별화했다. 기존 앱들이 타 서비스의 수만가지 DB를 긁어와서 분석하고 결과를 보여준다면, 민트는 카테고리당 3~4종의 소품종의 생필품 위주로 DB를 구축했다. 실제 매출이 몇 가지 제품에서 일어나는 점에서 착안해 잘 나가는 브랜드 제품을 집중 매입해서 최저가를 만든다. 최저가 보장제도 시행 중이다. AI가 최저가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때 알아서 가격을 내려서 판매하도록 했다. 물론 소비자에게 노출한 가격보다는 훨씬 좋은 가격으로 물건을 매입한다.

회사는 민트 초기모델(MVP)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현장에 접목을 준비 중이다. 플랜비는 민트를 자체 플랫폼에서도 사용하지만, 솔루션 그 자체를 다른 유통 플랫폼에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재민, 이용택 플랜비 대표) 쇼핑의 귀찮고 힘든 과정을 AI쇼핑비서 MINT가 대신해 줍니다. 고객은 번거로운 과정 없이 더 빠르고 정확한 선택이 가능해지고, 회사는 소품종 대량매입과 효율적인 물류 운영, 플랫폼 수수료, DB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객과 플랫폼, 양쪽 모두를 개선하는 혁신을 기대합니다.”

“처음에는 생필품 중심으로 한 반복 구매 구조를 안정화하고, MINT로 고객이 편리한 쇼핑체험을 만들고 싶습니다. DB를 쌓으며 추천 정확도, 운영효율도 더 높혀서 소품종 대량매입, 물류 효율화를 통한 회사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겠습니다. 혹시 좋은 기회를 얻어 투자를 받게 된다면, 고관여 제품군(뷰티, 건강식품 등)으로 확장하고 정기배송이나 초개인화된 추천같은 기능도 추가하고 싶습니다. 어느정도 DB가 쌓이면, 홈쇼핑이나 온라인 플랫폼들과 API 연동해서 MINT를 더 많이 쓰게 하고자 합니다.”

제5회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최종 발표 현장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공급망 최적화’ 집중한 기업들

이번 이커머스 피칭페스타 본선 10개사에 AI 기반 개인화, 데이터 보안, 소셜 커머스, 대화형 상거래, 증강현실(AR), 공급망 최적화, 구독경제 활성화, AI 기반 고객만족(CS) 등 AI 중심의 전례 없는 속도로 전개되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을 물었다. 이 중 답변을 보낸 위레이저와 씨티케이이비전글로벌네트워크가 ‘공급망 디지털화·최적화’를 짚었다.

위레이저는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 변화로 B2B 제조업체와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공급망 디지털화 요구 증가를 꼽았다. 특히 대기업들이 ESG 경영과 공급망 투명성을 위해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의 모든 무역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관리하려는 니즈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관세 처리를 넘어 글로벌 전체 무역 과정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현종 위레이저 대표) L사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처럼 8만여 개 부품을 처리하는 대규모 B2B 거래에서 연간 20%의 관세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데이터 통합 관점에서 제조업체의 ERP 시스템과 연동해 전 세계 공급업체로부터 들어오는 원자재의 관세 처리를 자동화하고, 실시간으로 공급망 비용을 최적화합니다. H사 타이어 제조업체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공급망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래 B2B 시장 대응 방향으로는 탄소발자국 추적, 원산지 투명성 확보 같은 ESG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추적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씨티케이이비전글로벌네트웍스는 팝인보더라는 End-to-End 글로벌 이커머스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다. 팝인보더는 복잡한 온라인 판매 업무, 특히 글로벌 판매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휴먼에러는 줄이고, 생산성은 높여 결과적으로는 기존에 보유하지 못한 데이터 세트를 확보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나영호 씨티케이이비전글로벌네트웍스 대표) 저희는 AI Core 기능을 개발하기 보다는 전체 프로세스에서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서 궁극적으로는 공급망 최적화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도 ‘OCR + AI’를 활용한 상품정보 수집, 글로벌 상품 카탈로그 제작을 위한 번역, 상품 설명 생성, 이미지 자체의 번역 그리고 CS 등의 번역 등에서 활용하고 있고, 향후에는, 국가별 통관 정책, 국가별 상품군별 규제 대응, 판매 증진을 위한 상품/키워드/성분 추천 등까지 AI 기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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