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쿠팡지회 ‘쿠니언’ 출범
화섬식품노조는 17일 쿠팡지회(별칭 쿠니언)이 설립됐다고 밝혔다. 현재 화섬식품노조 하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배달의민족 등 IT기업의 노동조합이 설립돼 있다.
지회는 출범 배경에 대해 “쿠팡의 모든 노동자들이 ‘세상을 쿠팡하라’는 구호 아래 밤낮 없이 열심히 일해왔기에 쿠팡은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뤄냈지만, 고객 우선의 명분 아래 참아왔던 직원들의 희생이 더 이상 당연시 되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회사는 ‘성과평가’를 명분으로 직원들에게 최하위등급 비율을 강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권고사직을 강요함으로써 직원들의 고용안정성을 흔들어 불안감을 조성해왔다. 또한 직원들의 연봉 인상율과 인센티브 산정 기준은 공유되지도 않고 있음에도, 임원들은 최대 실적을 이유로 수십, 수백억의 역대급 인센티브 잔치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설립과 함께 지회는 ▲포괄임금제 폐지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의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결정 ▲최하위 평가등급 비율 강제 할당 폐지 및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쿠팡 본사를 포함해 모든 계열사 직원을 가입대상으로 한다.
<이하 쿠팡그룹 노동조합 창립선언문>
이제 우리는 쿠팡그룹 노동조합 쿠니언(Cou-nion)의 출범을 선언합니다.
이로써 쿠팡의 노동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고,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추구해 나가려 합니다.
물류와 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모든 노동자들이 ‘세상을 쿠팡하라’는 구호아래 밤낮없이 일해왔기에 쿠팡은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렇지만, 고객에게 와우(WOW)를 선사한다는 고객우선의 명분아래 참아왔던 직원들의 희생은 더 이상 회사의 성장을 위해 당연시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회사는 오류와 편향이 있을 수 있는 ‘성과평가’를 명분으로 직원들에게 최하위등급 비율을 강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권고사직을 강요함으로 고용안정성을 그 뿌리에서부터 흔들어 불안감을 조성해 왔습니다. 생존을 볼모로 끊임없이 자기착취를 유도한 끝에 직원들간의 관계는 파편화되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 노동자들의 정신과 육체의 건강, 그리고 삶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연봉 인상율과 인센티브 산정 기준은 공유되지도 않고 있음에도, 임원들은 최대 실적을 이유로 ‘역대급’ 인센티브 잔치를 벌였습니다.
우리는 고객들이 ‘쿠팡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쿠팡이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이에 쿠팡그룹 노동조합은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노동조합이 쿠팡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버팀목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쿠팡그룹 노동조합은 쿠팡의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일터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개선하고, 무리한 근무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합원들과 함께 힘쓸 것이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개선하는데 있어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합니다.
노동자는 약하지만, 노동조합은 강합니다. 이제 우리의 차례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위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