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엔비디아 손잡고 글로벌 AI 리더 노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AI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투자해 AI 기업을 출범하고,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및 인프라 회사와 협력해 사우디 내 데이터 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사우디아라비아 AI 기업 휴메인(Humain)에 500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 증축을 위한 반도체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휴메인에 최첨단 AI 칩 GB300 블랙웰 1만8000개를 포함해, 향후 5년간 자사 칩 수십만개를 공급할 예정이다.
같은 날, 엔비디아 경쟁사 AMD도 휴메인과 향후 5년간 AI 인프라 구축에 10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AWS는 13일 성명을 통해 휴메인과 50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AI 존’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AWS는 AI 존에 전용 AI 인프라 및 서버, AI 학습 및 추론을 위한 네트워크, 베드록과 같은 자사 서비스 등을 통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AI 분야에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휴메인은 12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자금을 기반으로 새로 출범한 기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불과 하루 전에 출범했다. 휴메인은 데이터 센터, AI 인프라 구축, 아랍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을 목표로 한다. PIF는 AI 분야에서 세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고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에 열을 올리는 중동 국가는 사우디뿐이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엔비디아 칩 100만개 이상 수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며, UAE는 2027년까지 매년 최첨단 칩 50만 개를 수입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이 중 20%는 아부다비 국영 AI 기업 G42에, 나머지는 걸프 국가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미국 기업에 할당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에 AI 칩 수출을 통제하던 것에 비해 약 4배가 넘는 수치다.
이러한 소식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동 지역에 AI 칩 수출을 개방하는 기조로 정책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비롯한 기타 중동 국가는 미국산 AI 칩 수입에 제한을 받아왔다. 중국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 미국 첨단 AI 칩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를 차례로 순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반도체 공급을 확대하는 협정을 발표하고, 이후 방문하는 국가와도 협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