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우리 모뎀이 애플보다 빠르다”

퀄컴이 자사 모뎀의 네트워크 속도가 애플 자체 모뎀보다 빠르다고 주장했다. 최근 애플이 자체 모뎀 C1을 개발하고 아이폰16e에 처음 탑재하면서 퀄컴 의존도를 줄이려는 동향을 보이자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각) 미국 통신장비 조사 업체 ‘셀룰러 인사이트’가 퀄컴의 의뢰를 받아 비교 실험한 결과를 공개했다. 비교 제품은 퀄컴 모뎀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기와 애플 C1 모뎀을 탑재한 아이폰16e다.

실험 결과 뉴욕 시내에서 티모바일 통신사의 5G 네트워크를 사용했을 때 안드로이드 기기의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는 아이폰16e보다 각각 최대 35%, 91% 빨랐다고 셀룰러 인사이트는 설명했다. 이 차이는 네트워크 사용량이 많거나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셀룰러 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C1 모뎀은 최적의 조건에서 적절한 성능을 보였지만 도심, 실내, 업링크 사용량이 많은 환경에서의 성능은 뒤처졌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16e 이전 모델에 퀄컴 모뎀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아이폰16e에 처음으로 자체 모뎀을 탑재하면서 퀄컴 의존도를 줄이려는 동향을 보였다. 이에 퀄컴은 자사 모뎀의 성능이 앞선다는 점을 부각해 애플이 계속해서 자사 모뎀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려 비교 실험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소식을 전한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난 몇 년간 퀄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다며 퀄컴이 실험 결과를 밝힌 게 ‘가장 큰 고객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셀룰러 인사이트는 네트워크 속도 비교 실험을 개시한 지 2분 만에 아이폰16e가 뜨거워지고 화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고 덧붙였다. 단, 소비자가 네트워크 속도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두 기기의 배터리 지속 시간 차이도 공개하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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