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생각만으로 아이폰 사용하는 법 연구한다

애플이 손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생각만으로 아이폰 등의 자사 기기를 조작하는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스타트업 ‘싱크론’과 손을 잡았다. 싱크론은 뇌 운동 피질 위 정맥에 이식하는 작은 침습적 BCI 장치 ‘스텐트로드’(=상단 사진)를 개발한 기업이다.

WSJ은 애플이 뇌파로 애플 기기를 조작하는 기술 표준 ‘BCI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BCI HID)’를 개발했으며, 이를 지원하는 첫 기업은 싱크론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매체는 애플이 연말쯤 해당 표준을 개발자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술 표준은 애플의 ‘스위치 제어’와 연동한다. 스위치 제어는 조이스틱이나 게임 컨트롤러 같은 보조 입력장치로 기기를 조작하는 애플 운영체제 기능이다. 두 회사가 개발한 표준은 뇌파를 해석해 화면을 터치하거나 앱을 실행하는 등 간단한 작업이 가능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척수 손상이나 근위축성측색경화증(루게릭병) 같은 질병으로 인해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애플 기기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싱크론의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거리가 멀다. 스텐트로드를 통한 아이폰, 아이패드, 비전 프로 조작법을 배우고 있다는 초기 테스터 마크 잭슨은 “마우스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고 언급했다.

향후 애플과 싱크론의 공동 연구가 진척을 보일 경우 BCI 장치 분야에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경쟁 구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뉴럴링크의 BCI 장치 ‘N1’은 뇌 내부에 깊이 이식하는 침습적 구조를 채택했다. 뇌파 감지 전극은 1000개 이상으로 스텐트로드(16개)보다 많다. N1 성능은 마우스를 사용하는 일반인보다 빠르게 커서를 움직이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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