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美서 만들라는 트럼프, 애플의 대처 방법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베트남·인도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아이폰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길 바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8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애플은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미국)에게 노동력과 자원이 충분하다고 믿으며, 애플도 그렇게 믿지 않았다면 그만한 돈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빗 대변인의 주장은 애플이 지난 2월 “향후 4년에 걸쳐 미국에 5000억달러 이상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에 기반한다. 하지만 당시 애플은 아이폰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텍사스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지만, 이 공장에서는 아이폰이 아니라 애플 인공지능(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 구동에 필요한 서버를 만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정식 발효된 상호관세 정책을 계기로 애플이 아이폰 생산 공장을 옮길 것이라 믿는 눈치다. 오늘부터 미 정부가 지정한 57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에는 국가에 따라 11~50%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아이폰 생산 공장이 위치한 중국의 세율은 자그마치 104%에 달한다. 애플 입장에선 아이폰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중국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에 수입하기 매우 어려워졌다.

그러나 트럼프의 바람과 달리, 애플은 당분간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에 공급함으로써 관세 부담을 줄일 전망이다.

인도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애플이 3월 마지막 주에 아이폰이 가득 실린 비행기 5대를 미국으로 수송했다”고 9일 보도했다. 관세 정책이 발효되기 전에 미국 내 아이폰 비축분을 최대한 늘리려는 긴급 조치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당분간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미국 수출 비중을 늘려 관세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인도 추가 관세는 26%로 중국(104%)보다 훨씬 낮다. 매체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을 인용, 애플이 올해 인도에서 약 2500만대의 아이폰을 생산하고 이중 약 1000만대는 인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이폰을 전량 미국에 공급할 경우 미국 내 수요를 절반 정도 충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애플의 대응 방식이 “단기적 임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공장 이전 비용이 관세보다 훨씬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애플이 아이폰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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