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인스타그램의 경쟁사는 스냅챗일까? 아니면 틱톡이나 유튜브일까?
메타가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독점을 위해 기업을 인수, 경쟁을 방해했다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강제로 매각하라는 소송이 본격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가 “경쟁사와 경쟁 대신 인수하는 전략(Buy-or-Bury)”으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2020년에 메타가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변경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2021년 판결에 따르면, 메타가 독점하고 있다는 시장을 정확히 정의 내려야 한다며 소송이 기각된 바 있다. 하지만 FTC는 2022년 다시 재심을 청구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FTC는 메타가 실제로 아는 친구, 가족 및 사람들과 연결하는 ‘개인 소셜 네트워크’ 시장에서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FTC는 이 시장이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냅챗, 그리고 미위(MeWe) 등 네 가지 플랫폼으로 이뤄져 있다고 보고 있다. 그들은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주장은 1890년 제정된 셔먼 반독점법 제2조에 근거했다. 이 조항은 경쟁사를 제거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을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메타는 당시 규모가 작았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각각 10억 달러(한화 약 1조4200억원)와 190억 달러(한화 약 27조19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경쟁하는 것보다 인수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한 2008년 이메일과 “잠재적 경쟁자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스타그램을 2012년 인수한 이유가 적힌 메모를 이번 소송에서 추가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메타 측은 “경쟁을 없애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해당 앱을 혁신하는 데 투자를 했다”라며 반박했다.
메타 측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가 친구와 가족과 소통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동영상 등 폭넓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라고 말하며, “메타는 틱톡, 유튜브, 링크드인 등 다양한 경쟁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메타 측은 “FTC의 제품 시장 정의는 틀렸으며,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올해 초 미국에서 틱톡을 중단되었을 때, 인스타그램의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사례를 들어 FTC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 FTC가 승소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언급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메타가 해당 기업들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또, 인수 당시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 이미 승인된 합병을 취소하려는 시도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재판이 8주간 진행되며, FTC와 메타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메타 측은 “이처럼 잘못된 소송은 혁신이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라며 “규제 당국이 미국 기업들을 약화하고 중국 기업인 틱톡을 살리려 한다”고 우려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l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