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네이버-컬리의 동맹에서 주목할 점

네이버와 컬리가 힘을 합칩니다. 양사는 지난 18일 전략적 업무제휴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미 네이버가 컬리의 구주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한참 퍼진 후였죠.

이번 제휴 발표에서두 기업 대표의 입장부터 볼까요.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큐레이션 역량을 갖춘 컬리와의 파트너십으로 네이버의 쇼핑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질 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용자의 쇼핑 경험 고도화와 혜택 강화에 초점을 두고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서비스를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컬리 김슬아 대표는 “컬리와 네이버는 다른 플랫폼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각 사만의 명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최적의 협업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양사의 업무 제휴를 기점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좋은 상품과 우수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네이버 보도자료 중

그렇다면 양사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1순위는 당연 양사 모두가 밝힌 ‘신선식품’입니다. 이 부분부터 컬리가 네이버에 어떤 강점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고, 다음 단계에 대한 업계의 분석도 함께 들어보시죠.

네이버와 컬리의 동맹은 어떻게 봐야할까

네이버는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못하는 회사입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정론이죠. 현재 네이버가 열심히 밀고 있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네플스)’를 보면 특히 신선식품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경쟁사인 쿠팡은 온라인 쇼핑 내 식품 성장을 이끌고 있는 핵심 사업자로 꼽힙니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온라인 에서 식료품을 구매한다는 이들 중 절대 다수는 쿠팡을 선택합니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리포트 2025’ 중
특히 소비자가 쿠팡에서 자주 구매하는 상품을 보면, 대부분이 신선식품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지난해 주문 건수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우유, 애호박, 생수, 흙대파, 화장지, 콩나물 등입니다. 모두 일상 식료품이지요. 지금도 신선식품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024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신선식품 품목도 이번 분기 30% 이상 확장했다”고 했습니다.

네이버도 쿠팡이 그로서리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진행된 네이버 2024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언급한 경쟁사는 쿠팡이라고 모두가 보고 있고요.

팬데믹 기간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이 급성장한 이후, 전체적인 시장 자체는 둔화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경쟁사 경우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그로서리 등에서 성장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저희는 판단을 하고 있고 (이하 생략)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일각에서는 쿠팡와 네이버 온플랫폼 커머스 거래액의 지난해 성장률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난 원인 중 하나로 식료품을 사로잡지 못했다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가장 자주 구매하고, 제일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를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시장 내 음식료품의 거래액은 14.8%, 농축수산물은 17.8% 증가했습니다.

네이버가 이 시장을 외면해 왔던 건 아닙니다. 네이버는 ‘장보기’나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식료품 시장을 두드려왔습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장보기관
‘장보기’는 지역 오프라인에 있는 슈퍼마켓, 마트 등이 네이버에 입점한 방식인데요. 각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배달합니다. 오프라인 채널의 주문을 네이버 플랫폼에 단순 연동하는 차원에 가까웠고요. 네이버 입장에서 배송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죠.


브랜드스토어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기업을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가 선택한 전략입니다.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기업이 입점해 식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식품 외에도 패션, 뷰티 등 3000개 브랜드가 네이버 내에서 브랜드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죠.

그럼에도 신선식품은 부족합니다. 그나마 찾을 수 있는 건 네이버 푸드윈도인데요. 이것도 네이버가 내세우는 ‘N배송’이 불가능합니다.

부분이 영세한 업체이기 때문에 ‘판매자 도착보장’으로도 입점이 어렵습니다. 이들은 대규모로 물류창고를 운영하기보다는 각자 지역 택배대리점과 계약해 날마다 물건을 배송합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NFA를 이용하자니, 상품을 미리 입고해야해서 신선도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대규모로 운영하는 것도 어렵죠.

이런 입장에서 컬리는 신선식품을 확장하고 싶은 네이버에 굉장히 적합한 파트너사입니다. 컬리가 직매입하는 식품은 2024년 6월 기준 1만6000개에 이르고요. 수요예측 기반으로 신선식품을 수급해 수확 후 24시간 내 새벽배송합니다.

컬리 IR 자료 중

특히 독점 상품도 발달돼 있습니다. 컬리에 따르면 컬리 단독 독점 상품은 전체 직매입 상품 중 13%에 달합니다.

컬리가 직매입 상품과 독점 상품이 다수이기 때문에 쿠팡과의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네이버가 누릴 수 있는 이점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는 타사에 동시 입점한 기업의 상품가를 모니터링하는 조직이 있는데요. 만일 해당 기업이 타 플랫폼에서 쿠팡보다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가격을 인하하기를 요청합니다. 컬리는 다수의 상품이 직매입이고 PB인지라 이러한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있고요. 네이버 또한 신선식품을 플랫폼 내로 들이면서 쿠팡과의 직접적인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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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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