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구관이 명관 ‘마비노기 모바일’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물밀듯 들어오는 중국산에 밀린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응원을, 때로는 비판을 더해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 연재를 시작합니다. 2025년에 주목할 기업과 게임 소개도 덧붙입니다. <편집자 주
넥슨(데브캣 개발) ‘마비노기 모바일’이 인기다. 지난 3월 27일 출시 이후 앱마켓 인기, 매출 최상위권에 올랐다. 11일 오전 최고매출 기준 애플 앱스토어 2위, 구글플레이 3위다. 앱마켓 평점도 같은 장르 내 최고 수준인 4.7점이다.
마비노기 모바일 출시 직전 예고영상(트레일러) 공개 당시만 해도 세간의 평가는 다소 야박했다. 워낙 기대치가 높은 게임인 까닭에 역풍을 맞았다. ‘개발비를 회식비로 다 썼냐’는 말이 나올 만큼, 날 선 비판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러한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은 상황이다.

넥슨은 흥행 이유로 ‘원작의 감성의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보고 있다. 김동건 데브캣 대표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이 가진 특유의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모바일 환경에 맞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주력했다”는 발언이 빈말이 아니다.
직접 즐긴 바로도 커뮤니티 평가로도 그렇다. 이용자들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고 최종적으로 결제를 유도하는 타 게임을 많이 봐온 이용자들 입장에선 마비노기는 느긋하게 모험과 커뮤니티를 즐기는 원작의 감성이 물씬 묻어난다. 그야말로 힐링 게임이다.
지난 몇 년간 나온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이 공성전과 경쟁을 중심에 뒀다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느긋한 판타지 라이프를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가볍게 MMORPG를 즐기려는 이용자층까지 포섭한다. 전투 외에 요리, 음악, 캠프파이어 같은 비전투 생활형 콘텐츠를 게임 전반에 녹아냈으며 플레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구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작곡과 연주 기능은 회사 측이 자신하는 기능이다. 원작을 계승했다. 상점에서 완성된 악보를 구매해 연주할 수도 있고, 빈 악보를 구매해 작곡(MML) 코드를 입력 후 원하는 곡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류트, 만돌린, 플루트,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로 원하는 음색으로도 연주할 수 있으며, 연주 중인 이용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연주에 참여할 수 있어 합주도 가능하다.
지난 3일엔 고난도 던전 ‘어비스’를 추가하면서 파티 콘텐츠를 강화했다. 레이드 8인 협동 콘텐츠도 추가하면서 호평이 나온다.

최근엔 갓겜이라는 커뮤니티 평가도 있다. 이러한 평가는 주로 과금(유료결제) 설계와 연결돼 있다. 과금을 하지 않아도 플레이에 막힘이 없고, 과금을 한다 해도 그렇게 차이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레벨업(성장) 위주의 설계가 아닌 점도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마비노기 정도의 간판 게임의 덩치에 이러한 설계를 적용했다는 것은, 결단이라고 볼 수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한 마디로 누구나 즐겨도 좋을 게임이다. 12세 이용가 등급이다. 자유도 높은 캐릭터 꾸미기와 생활형 콘텐츠가 풍부하고, 경쟁 의식을 자극하는 콘텐츠 설계를 피했다. 세로형 가로형 화면 전환이 어색하지 않고, 그때 그때 편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I)을 완성도 있게 구현한 것도 칭찬할 부분이다. 다만 최적화는 좀 더 고도화가 필요하다. 중간 중간 느려지거나 화면 끊김이 발생한다.
넥슨은 오는 6월 여신강림 2장 이야기 추가와 탄광마을 반호르 등 주요 무대를 확장할 예정이다. 신규 클래스 추가도 예고했다. 오는 9월에 여신강림 3장과 신규 클래스를 더하는 등 꾸준한 정기 업데이트를 약속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