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등?’ 테슬라, 이대로 괜찮나요?
서학개미들이 애정하는 종목 중 하나인 테슬라 연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한동안 폭락하더니 또 갑자기 폭등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를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함을 보여주는 징표로 해석된다.
24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2% 상승한 278.39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심기가 불편했을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를 보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은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지만 그에 앞서 며칠 동안은 폭락을 계속해왔다.
이처럼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는 배경으로 많은 이들이 ‘오너 리스크’를 꼽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언행이 불러온 효과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현재 트럼프 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다. 연방 정부의 공무원 인력과 지출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정부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부처다.
그러나 이내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 미국내에서 확산됐다. 여기에 머스크의 사내 인종차별과 성희롱 논란, 반유대주의 음모론 지지, 정치권에서의 언행 논란까지 겹치면서 테슬라에 불똥이 튀었다. 머스크에 반감을 가진 시위대가 테슬라 차량에 무차별 테러를 감행한 것.
지지자조차 “테슬라 주식 사야 돼?” 머스크 “팔지 마라”
테슬라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일에 푹 빠져 회사를 방치했다”며 “(테슬라) CEO직을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라”고 항의하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도 테슬라가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연이어 지적하고 있다. 더 이코노미스트는 23일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현대·BYD·제너럴모터스(GM)의 격차가 점차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분석가 아담 조나스는 22일 포춘지를 통해 “테슬라 주가가 1년 내 8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지만, 반대로 200달러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앞날을 알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포춘지는 테슬라 이사회 멤버가 1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뒤 머스크 지지 집단조차 주식 매수에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는 미국 펀드매니저 론 바론은 지난 11일 CNBC와 인터뷰에서 “고객 요청에 따라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가 최근 생산을 중단하면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에 주식을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머스크가 조금 덜 눈에 띄길 바란다”며 오너 리스크가 주식 매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했다.

머스크도 이와 같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예정에 없던 직원 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회의에서 시위대가 테슬라 차량을 불태우는 장면을 거론하며 회사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팔지 말라”고 독려했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로봇공학과 자율주행이 회사의 미래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회사 내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옵티머스를 임직원이 먼저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전기 수직 이착륙기를 개발하겠다며 항공산업에 진출할 의향도 드러냈다.
2조원 규모 분식회계 의혹도 해결해야
오너 리스크 논란 외에 테슬라가 해명해야 할 큰 의혹이 하나 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테슬라가 신고한 자본지출과 자산 평가액에 큰 차이가 있다며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가 2024년 하반기 테슬라의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테슬라는 금융 리스를 제외한 부동산과 장비 구매에 63억달러를 지출했지만 회사가 소유한 부동산·플랜트·장비 가치는 49억달러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억달러(약 2조원)나 되는 공백이 발생한 것.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회계학 교수 루지 하일은 “회사가 일부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경우, 혹은 환율 변동에 따라 오차가 어느 정도는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테슬라가 소유한 장기 자산의 80%가 미국에 있어 환율 영향이 적다고 반론했다. 또한 최근 5년간 테슬라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오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자산 가치와 무관한 운영비를 투자지출 항목으로 분류함으로써 이익을 부풀리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일련의 상황이) 테슬라 내부 통제가 취약해졌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