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시 연기 ‘불가피’
애플의 시리 대규모 업그레이드가 늦어지면서, 해당 기능이 필요한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시도 지연될 전망이라고 더버지 등의 외신이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버지는 최근 몇 달간 업계에서 애플이 2025년 초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스마트 홈 허브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고 전했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가정 내 조명·보안장치·카메라 같은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다. 시중에 판매 중인 스마트 디스플레이로는 아마존 에코 쇼(Echo Show)와 구글 네스트 허브(Nest Hub)가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tvOS로 구동되며 캘린더·메모·메시지 등의 애플 기본 앱을 지원한다. tvOS는 기존에 애플 TV에서 사용하던 운영체제다.

이 제품에는 애플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2024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애플은 “자사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합해 자연어 인식률을 높이고 더욱 신뢰도 높은 답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 기능 통합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애플 대변인 재클린 로이는 7일 팟캐스트 데어링 파이어볼(Daring Fireball)을 통해 “더 개인화된 시리 기능을 제공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며 “기능이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능 통합이 늦어지면서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시도 덩달아 지연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일부 기능에 애플 인텔리전스가 통합된 시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더버지는 “업그레이드된 시리 AI가 스마트 디스플레이에 탑재되더라도 지금 당장은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 최신 버전에는 홈 허브 제품군에 필요한 ‘스마트 홈’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현 상황을 두고 애플보다 애플의 경쟁사가 한 발짝 앞섰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에코 쇼 21 모델부터 자체 AI 서비스 ‘알렉사 플러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아직 네스트 허브 제품군에 AI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지만, 스마트 스피커 제품군인 네스트 오디오와 네스트 미니에 사용자 질문에 생성형 AI가 답변하는 기능을 탑재한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