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조여 영업이익 지킨 카카오, 내년 목표는 ‘전국민 AI 생활화’ 서비스 출시

카카오의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커머스가 성장하고, 광고 실적은 간신히 방어했으며 콘텐츠는 하락했다.

카카오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7일 카카오의 2024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본사의 미래 성장의 핵심 요소인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정리했다. 올해 4분기까지는 비용 효율화에 집중, AI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기반을 다진 후, 내년에는 카카오톡과 AI 중심으로 성장 재가속을 위한 기반과 성장 동력을 말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올 3분기 실적, 인건비 줄여 영업이익 지켰다 

카카오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 92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3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 성장했다. 

하반기 매출 감소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강도 높은 영업관리 효율화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올 3분기 카카오의 연결 영업비용은 1조 79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특히 보수적인 채용 기조와 상여 포함 기타 인건비를 줄이면서, 이번 3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459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 중요하게 볼 만한 사안은 카카오의 톡비즈, 커머스 사업 등 플랫폼 부문이 순조롭게 성장한 가운데, 콘텐츠 부문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톡비즈 광고 경우, 비즈니스 메시지의 성장세가 광고 사업의 하락세를 방어했다. 톡채널을 핵심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도입하는 광고주가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메시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정 대표는 “전반적인 광고 업황의 회복세 지연과 함께 상반기 공격적으로 예산을 집행했던 커머스 업종 파트너 광고주들이 일부 예산을 축소하며 디스플레이 광고에 영향이 있었지만, 비즈니스 메시지의 성장세가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이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경영진은 4분기 톡비즈 사업은 광고와 커머스의 성수기인 만큼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 광거에 대해서는 성수기 효과로 성장은 할 것이나, 전반적인 광고 경기 악화로 인한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비즈니스 메시지 사업 경우, 중장기적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비즈니스 메시지의 올해 연간 매출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매출의 최소 2배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지속 성장 가능한 비즈니스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등 거래형 사업을 포함한 커머스 부문의 3분기 통합 거래액이 약 2조50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성장했다. 특히 자기 구매 맥락 하에서 선물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6% 늘어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신종환 카카오 CFO는 “ 3분기에는 재구매를 촉진하는 혜택 프로그램을 고도화한 결과, 선물하기 내 자기구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고도 말했다. 

이 배경에는 카카오의 럭셔리 전문관 ‘럭스텝’이 있다. 신 CFO는 “럭스탭을 중심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와의 네트워크를 확장했고, 이러한 브랜드들과의 차별화된 관계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단독 상품군을 다양화해, 이용자들에게 선물하기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를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매출로 보면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액은 같은 기간 8% 증가한 2151억원을 기록했다., 추석 직매입 매출 등으로 선물하기 매출도 10% 늘어났다. 

카카오 경영진은 올해 4분기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중심으로 거래액과 매출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선물하기 서비스가 다양한 맥락 내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서비스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발견형 커머스 시장에서의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쇼핑탭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지면을 다각화해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뿐만 아니라 비슷한 취향과 연령대를 지닌 이용자들이 트렌디한 상품을 발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커머스 콘텐츠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고 했다.

반면 콘텐츠 부문에서는 비핵심 사업 정리를 시작해 실적이 하락했다. 올 3분기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한 9779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게임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의 스토리 사업은 국내와 일본 시장을 핵심 시장으로 설정한다. 이에 더해 카카오 경영진은 콘텐츠 사업이 4분기에도 플랫폼 대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정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는 본업과 시너지가 불투명한 세나테크놀로지 지분을 매각하면서, 핵심사업인 게임에 보다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며, “스토리 사업에서는 상반기 픽코마의 프랑스 법인 철수에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도네시아와 대만에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볼 거리, 재미요소 늘려 핵심 사업 성장 재성장까지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대해 회사 측은 목적 없이도 카카오톡에 들어올 만한 요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재성장 동력으로까지 연결한다는 목표다. 

 7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정 대표는 “ 카카오톡 내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볼거리와 재미요소를 늘려서, 이용자들이 뚜렷한 목적이 없어도 톡에 방문해 카카오톡 내 모든 탭을 고루 탐색할 만한 이유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톡은 이용자 인게이지먼트를 늘리는 관점에서 서비스의 사용성 및 구조를 점검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플랫폼 내 트래픽 형태의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특정 의도를 가지고 있는 목적형이기 때문에, 그 목적에 부합하는 두번째 탭인 채팅탭의 경우 이용자 지표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2024년 3분기 실적보고서 중

다만 체류 시간 등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서비스 전체에서 체류시간이나 페이지 뷰와 같은 활동 지표를 비약적으로 확대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카카오의 MAU는 이미 최대치에 이른 상황이다. 카카오의 올 3분기 평균 MAU는 4893만3000명이다. 직전 분기 대비 2000명, 전년 동기 대비 60만명 증가한 수치다. 이용자수 확대보다는 수치 자체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볼거리와 재미요소를 마련해 이용시간 등 핵심 지표를 늘려, 광고와 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성장 재가속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카나나, 4분기 중 사내 CBT… 내년 1분기 중 이용자 CBT까지


카카오는 내년 1분기에는 초개인화 AI 서비스 ‘카나나’의 이용자 대상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다진 AI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다진 만큼, 내년에는 카나나를 포함해 전국민 AI 생활화를 이끌 수 있는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카나나는 이번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2024’에서 선보인 초개인화 AI 서비스다. 정 대표는 “연내 사내 CBT를 출시해 일정 기간 운영을 하면서 개선 사항들을 반영할 예정이다”며 “내년 1분기 중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CBT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반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품질을 빠르게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와는 별개 앱으로 운영될 예정인 카나나에 대해 정 대표는 “카카오가 축적해온 상호작용형 플랫폼 기술력과 B2C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개발된 초개인화 AI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이용자 개인에 맞춰서 반응하는 나나와, 관계기반의 커뮤니케이션 맥락을 듣고 대응하는 카나 라는 2개의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로 구성됐다.

 정 대표는 특히 카나나의 장점으로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와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큰 기반으로 한다”고 꼽았다. 또 “개인형 AI 메이트인 나나는 앱 전체와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항상 존재한다”며, “특정 커뮤니케이션 속에서만 존재하는 카나의 경우, 대화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가 필요시에 대신 정보를 답해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현재 카나나의 수익 모델로는 구독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카나나 출시 시 카카오톡과의 자기잠식(Cannibalization)에 대한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은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주요 목적인 메신저인 반면, 카나나는 AI 메이트와 인터렉션 도구로 대화용 플랫폼을 채택한 AI 서비스다”며, 오히려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카나나가 카카오톡과 일부 중복된 사용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메타(META)’를 예시로 들며 카카오 생태계 내 충성 이용자 자체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 대표는 “해외 커뮤니케이션 기업인 메타 내에서도 와츠앱, 페이스북 메신저에 인스타그램, DM까지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존재하고 커뮤니케이션의 세분화로 일부 사용성 중복은 있지만 메타 생태계 내에 충성 유저 자체는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는 현재까지 AI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해 온 전략을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올해는 전사 GPU 자원과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 운영할 수 있는 미들레이어인 AI 허브를 구축했다. 정 대표는 “인프라 측면에서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 학습을 지원해온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GPU 인프라 운영 역량과,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의 전사적 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생성형 모델 측면에서는 여러 모델을 AI 허브 플랫폼 내에 탑재, 이용자향 AI 서비스에 가장 적합하고, 비용 효율적인 모델을 적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활용한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또 “서비스 구축 시에는 자체 언어모델만을 고집하지 않고 난이도가 낮은 임무에는 쿼리 당 비용이 낮은 자체 모델이나 파인튜닝된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하고, 난이도가 높은 임무에는 글로벌 빅테크의 SOTA 모델을 활용하면서 서비스 운영 전반에서의 비용을 합리적으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 출시 이후 9개월 만에 다운로드 13만회”


카카오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또 다른 부문은 ‘헬스케어’다. 계열사인 카카오헬스케어가 사업을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 관리 앱 ‘파스타’의 성과를 공개했다. 올 2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9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 13만회를 달성했으며, 전국 180여개 의료기관에서 담당 의료진이 환자의 혈당 관리 패턴을 참고해 진료가 가능한 ‘파스타 커넥트 프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 올 3분기 파스타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0% 정도 늘었으며 , 국내 CGM 시장 내 점유율 20%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경영진은 카카오헬스케어가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한 130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새로운 매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개별 의료기관에서 관리하는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디지털화해, 제약사나 CRO, 학계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에서 수행하는 RWE, 즉 실제 임상 근거 리서치의 프로젝트 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정확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는 10개, 내년까지는 전체 17개 주요 상급 종합병원에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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