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창업자가 말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주소

지금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대표라면, 생태계 분위기를 어떻다고 느낄까? 열 중 넷은 ‘부정적’이지만 그렇다고 미래가 마냥 어둡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투자시장이 위축돼 상황이 좋진 않지만, 글로벌 시장과 AI라는 도약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트업 지원 ‘창구 프로그램’에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100명의 현직 스타트업 대표를 대상으로 설문했는데, 그 결과  42.7%는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에 대해 부정적으로(매우 부정적 8.7%, 부정적 34%) 평가하고 있었다고 구글이 4일 밝혔다. 이는 보통(33%)이나 긍정적(긍정적 21.4%, 매우 긍정적 2.9%)인 인식을 가진 응답자를 상회하는 수치다.

왜 비관적으로 생각할까? 주로 투자시장 위축(75.8%)과 경기 불황(70.5%) 탓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 지원 정책 부족(32.6%), 인재 확보 어려움(26.3%), 규제 및 법적 제약(14.7%)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스타트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도 존재했다. 응답자들이 뽑은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70.4%), 해외시장 진출 기회(56.3%) 등을 거론했다. 생태계 네트워크의 확장(22.5%)와 엑시트 사례 증가(7%)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구글 측은 밝혔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은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보고 있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미 해외시장에 진출했거나(37.9%) 진출을 준비해(52.4%) 성장을 이어갈 계획인 것이라 밝혔다. 목표 시장은 북미권(73.7%), 동남아시아(66.7%), 일본(62.6%)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외 진출 시 비즈니스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확보(62.6%), 현지 시장 정보 파악(59.8%), 해외 자금 확보(42.4%)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해외 시장에 더해 또 하나의 기회 요소로 AI 기술 활용을 꼽았다. 47.6%의 스타트업이 이미 AI 기술을 앱이나 게임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41.7%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당수는 AI 전문 인력 부족(58.2%), 기술적 복잡성(46.9%), 높은 초기 투자 비용(41.8%)으로 인해 난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글 측은 “이러한 현실은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특히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전 세계 서비스 운영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해설했다.

무엇이 필요하느냐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무려 89.3%에 달하는 스타트업들이 이미 AI 기술을 활용하거나 도입을 계획하는 등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AI 전문 인력 부족(58.2%)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기술 인재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약 ¾ 인 74.8%의 스타트업이 온라인 채용 플랫폼을 통해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63.1%는 창업자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채용에 나선다고 답했는데, 구글 측은 “인재 유치를 위한 채널은 한정되어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스타트업과 인재를 연결시켜주는 민/관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당수의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인사 및 보상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회사의 인력운영 관련 프레임워크를 갖춘 것을 긍정한 응답은 71.8%(약간 공감 39.8%, 공감 25.2%, 6.8% 매우 공감)이었으나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28.2%(매우 공감하지 않음 12.6%, 공감하지 않음 15.5%)에 달했다.

또한 임직원들의 퍼포먼스와 보상 시스템이 상호 연계되어 있다는 응답은 ‘매우 공감한다’는 의견이 11.7%에 불과했으며, 23.3%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아직 인재 유치 및 근속을 위한 체계가 초기 단계에 머무르는 스타트업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식 보상 등 스타트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보상 제도에 대해서는 21.4%가 ‘공감한다’, 15.5%가 ‘매우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구글 측은 “보상이 인사 시스템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했다”고 언급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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