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리니지서 힘 뺐더니…TL 글로벌, 쾌조의 출발

글로벌 야심작 TL, 스팀서 동접 꾸준히 유지
리니지식 과금 버리고 라이브 소통 피드백 반영
부분유료 게임 중 최고 수준 품질 갖춰
‘흥행 뒷심’ 관건…엔씨표 클래식 MMORPG 시험대

엔씨소프트(엔씨)의 글로벌 야심작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가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은 아마존게임즈가 지난 1일(현지시각) 뚜껑을 연 이후 초반 흥행의 의구심을 씻어내고,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앞서 나온 넥슨의 ‘퍼스트디센던트’와 비슷한 흥행 추이다. 관건은 흥행 뒷심이다. 서구권 이용자들이 엔씨표 대규모다중접속(MMO)게임에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론칭 첫 주말을 맞은 지난 5일,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는 33만6300명을 기록했다. 출시 직후 거품이 빠진 11일(한국시간) 기준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는 24만7700여명, 두번째 주말을 맞은 13일 오후엔 좀 더 늘어난 26만3500여명으로 준수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트위치에서 ‘TL’ 카테고리 방송 시청 시간은 누적 1400만 시간을 넘겼다.

아마존게임즈는 지난 7일(현지 기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세계 300만 이상의 이용자가 TL 계정을 생성했고 누적 플레이 타임은 2400만 시간을 넘겼다고 밝혔다.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대표 이미지

엔씨(NC)는 이 같은 시장 반응에 대해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리니지식 과금(BM)을 버린 변화도 그 중 하나다. TL 개발진이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에 적극 나서는 등 기존 엔씨와 크게 달라진 이용자 친화적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일단 시장 내 평가는 호의적이다. 이는 기존 엔씨표 게임처럼 이용자들 간 경쟁을 부추기고 호승심을 자극해 과금을 유도하는 등 리니지 판박이식 설계에서 거리를 두고 힘을 뺀 덕분이기도 하다. 아마존게임즈와 합을 맞춘 글로벌 퍼블리싱 방향성도 이와 같다.

실제 TL에선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게임을 즐기면서 사냥이나 성장에 어려움(허들)을 겪을 일이 좀처럼 없다. 엔씨표 클래식 MMO게임을 즐겨온 이용자들도 확 달리진 게임 설계에 대체적으로 호평하고 있다. 무한 경쟁의 장이 펼쳐지는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TL의 경우 꾸준히 플레이하면 이렇다 할 어려움 없이 누구나 만렙(최고레벨)을 찍을 수 있다는 게 커뮤니티 반응이다.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이미지

엔씨(NC)는 TL을 글로벌 게임으로 개발했다고 줄곧 밝혀왔다. 콘솔이 강세인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해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S/X 플랫폼에 출시했다. PC에서도 게임 전용 컨트롤러를 지원해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의 덩치나 그래픽, 전반적 완성도 등 부분유료(무료 접속+아이템 등 과금) 게임으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췄다고 해도 무방하다.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과금 모델로 ‘배틀 패스(구독)’의 가치와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틀 패스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성장 일지’의 구매 수단을 ‘루센트(게임 재화)’로 변경하는 결단도 내렸다.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게임 플레이 경험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획득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모델(BM)을 적용해 페이투윈(P2W, 승리를 위해 돈을 쓰게 만드는 설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국내외 이용자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엔씨(NC)와 아마존게임즈는 출시 전 글로벌 테스트 반응을 긴밀히 점검하면서 론칭 일정을 열흘 연기했다. 이용자가 스킬에 새로운 성능을 더해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 수 있는 ‘스킬 특화’와 전투 이외에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생활형 콘텐츠’ 등을 반영했다.

외신에선 TL의 정제된 ‘세련미(polish)’에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미국 게임 전문지 ‘디스트럭토이드(Destructoid)’는 “TL만큼 많은 콘텐츠를 갖추고, 세련된 MMORPG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스페인 게임 전문지 ‘아레아후곤스(Areajugones)’는 “TL은 강렬한 비주얼과 놀라울 정도로 세련된 게임 플레이를 갖춘 차세대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따지고 보면 엔씨(NC)는 길드워 시리즈부터 다양한 글로벌 시장 경험을 가졌으나, 한국과 대만 등 일부 지역에서 초강세인 리니지 시리즈의 성공에 밀려 여전히 내수 게임 기업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엔씨(NC)는 초반 흥행을 기록 중인 TL의 롱런을 빌어 시장에서 인정하는 ‘글로벌 게임사’ 타이틀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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