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목적부터 생각해야”…클라우드 대표주자들이 말하는 성공 조건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는 클라우드의 모습은 어떨까. AI가 기업 비즈니스에 접목된 지 오래지만 적확한 클라우드 활용 길잡이는 부족했다. 소프트웨어부터 인프라, 미래의 생성AI까지 클라우드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업계 대표 주자들은 공통적으로 AI의 사용 목적에 방점을 찍으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AI 도입에만 집중하지 말고 올바른 인프라와 플랫폼을 구축해 AI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하라는 조언이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는 25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클라우드 빅테크 2024’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을 포함해 AI 기반 클라우드 전문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기조강연에 나선 네이버클라우드의 유경범 상무는 “AI 도입과 활용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선택이 성공적인 AI 도입의 관건이다. 그냥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붙이고 클라우드를 적용하는 것 정도로는 AI의 효과를 제대로 끌어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유경범 상무는 지금 기업들의 AI 도입 트렌드로 ▲투자대비수익률(ROI)▲도메인 특화 ▲서드파티 데이터 활용을 꼽았다. AI를 붙여 인건비를 절약하거나, 수요 예측을 통해 사업 비용을 최적화하는 등 이윤 증대에 활용하는 게 첫 번째다.
또한 법률이나 금융 등 각 도메인에 맞춘 특화 AI를 도입하는 것도 현재의 트렌드다. 더 정확한 결과물을 내기 위한 서드파티 데이터 연결도 필수로 자리 잡았다.
이 세 가지 목적 달성을 위해 AI 도입의 ‘기획’이 중요하다는 전언이다. 유경범 상무는 “실질적으로 활용가능한 AI를 위해서는 방향성을 인지하는 게 우선”이라며 “목적에 맞는 AI 서비스를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생성AI 기술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광고를 위한 ‘클로바 for 애드’, 블로그 작성을 돕는 ‘클로바 for 라이팅’을 비롯해 기업 AI 챗봇 빌더 ‘클로바 스튜디오’, AI 학습과 운영도구를 함께 제공하는 ‘뉴로 클라우드 for 하이퍼클로바X’ 등 다양한 AI 서비스 라인업을 갖췄다.
유 상무는 “(AI가 필요한) 취약점을 파악한 이후 AI를 활용해 개선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양한 클라우드 상품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기획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진화 주목하라”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에 주목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AI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올바른 데이터센터 선정부터가 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안재석 KT클라우드 본부장은 발전하는 AI 알고리즘과 늘어나는 데이터양, 개선된 컴퓨팅 파워가 AI 산업 성장의 토양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GPU 활용에 드는 높은 전력 사용량과 고집적 인프라, 보안 등 3가지 요소에 집중할 시기라고도 했다.
안 본부장은 레거시 인프라가 필요한 고객에는 자사 AI 데이터센터가 적합하고, 민감정보를 담아야 하는 호스티드(Hosted)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에서는 자사의 ‘클라우드 팜(Farm)’ 서비스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온프레미스로 자체 서버를 구축해 AI를 돌리기는 어려운 만큼 상황에 맞는 데이터센터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양한 요건에 맞춘 퍼블릭, 프라이빗, 소버린 클라우드를 통해 AI 시대에 맞는 환경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KT클라우드는 다양한 GPU 인프라와 저전력 반도체 투자, 제로트러스트 지원 등 필요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조강연 마지막 연사로 나선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한국 공공 시장에 대한 더 적극적인 접근을 예고했다. 케냐,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적용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 공공 기관에도 AWS가 십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강상백 AWS 전무는 “민간 클라우드 업계에서 선도 역할을 한 경험이 국가나 공공기관 분야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팩트체크 퀴즈도 눈길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맨텍솔루션의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이진현 맨텍솔루션 상무는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둘러싼 오해를 질의응답(QnA) 방식으로 풀어 호응 받았다.
‘쿠버네티스=서비스형플랫폼(PaaS)’라는 인식은 고쳐야 한다. 이진현 상무는 쿠버네티스는 PaaS를 이루는 기반 인프라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PaaS 구축을 위해서는 쿠버네티스 외에도 관리포털, 지속통합(CI)/지속배포(CD), 모니터링, 서비스카탈로그 등 추가적인 요소가 포함돼야 한다.
특히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전환이 컨테이너 마이그레이션의 선제 조건일 필요는 없다. MSA가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주축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필수 요소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진현 상무는 “우선 애플리케이션의 컨테이너 전환을 선행한 뒤 데브옵스(DevOps) 구축, MSA 순으로 개편 순서를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클라우드 빅테크 2024는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주도로 AI 클라우드 트렌드와 업계 동향을 알리기 위해 올해 신설한 행사다. 300명 규모의 행사에 800명 이상이 사전등록할 만큼 기대를 모았다. 에스넷시스템, 오픈소스컨설팅, 세일즈포스, 영림원소프트랩, 나무기술, 클라이온, SK쉴더스, 가온아이 등 다양한 기업이 모여 한국 클라우드 네이티브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제시했다.
최지웅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는 영상 축사를 통해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협회는 앞으로도 산업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AI와 클라우드 융합을 통한 혁신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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