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멀티? 싱글? 한국 개발사들의 변화

지난해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상당수 기업이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큰 거 한방 나올 수 있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미국의 월간 잡지 게임 인포머(Game Informer)가 이달 초 33년 만에 폐간 소식을 알렸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거센 물결에 휩쓸린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세계 유력 게임 잡지 중 하나가 이 같은 소식을 전하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게임 인포머 폐간 공지 갈무리

게임 인포머의 마지막 발행 잡지에 한국 개발사들이 언급돼 짚어볼까 합니다. 미국 매체인 게임 개발자(Game Developer)에 ‘한국 개발사들의 싱글플레이 콘솔 PC게임에 대한 폭발적 관심의 증가(Korean devs report a burst of interest in single-player console and PC games)’ 내용의 기고가 실렸는데요. 게임 인포머의 마지막 호 기사를 소개한 기고입니다.

국내 개발사 중엔 네오위즈 라운드8스튜디오, 시프트업, 펄어비스, 넥슨 네오플 등을 언급했습니다. 콘솔과 PC 싱글플레이 게임을 출시했거나 준비 중인 곳들이네요.

개발사들은 국내 시장 변화엔 다소 부정적이네요. 아직도 모바일과 PC 온라인(멀티플레이) 중심의 시장이라는 겁니다. 콘솔과 PC 싱글플레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층은 고정돼 있다고 보고,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데요.

스텔라 블레이드 게임 이미지

시프트업에선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인 ‘스텔라 블레이드’ 매출 중 5%만이 한국에서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 당시 대부분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배워야 했고, 그 때문에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네요.

변화의 조짐을 짚은 발언도 있습니다. P의거짓 최지원 디렉터는 최근 쇼케이스에서 17개 대학생 그룹 중 단 1개 그룹에서 모바일게임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유저층이 변화 중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기업들이 콘솔과 PC 멀티 플랫폼 게임을 속속 내놓는 것도 시장의 요구 때문이기도 합니다.

몇몇 개발사가 아닌 국내 대다수 기업이 콘솔과 PC 싱글플레이 게임을 도전하기에 분명한 허들이 있습니다. 출시 이후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기 보다 처음부터 고품질의 완성된 제품을 내놔야 하기 때문인데요.

세계 최대 PC게임 유통 플랫폼이 된 스팀(STEAM)에서 주목받으려면 긍정 평가가 중요합니다. 회사 인지도가 없는 가운데 초반 입소문을 타지 못하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기도 전에 잊힌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콘솔과 인디 게임 지원과 관련해 좋은 의견들이 나왔는데요. 콘솔과 PC 진출 트렌드가 언급됐네요. 정부 지원책을 강조하는 발언도 있었고요.

<관련기사: “인디 게임 정책 나와야…시도 없다면 비겁한 행동”>

이승훈 안양대학교 교수는 포럼에서 미국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를 20년째 가며 체감한 바를 전했습니다. GDC는 2~3년 내 유행할 기술 트렌드를 먼저 접할 수 있는 행사로 올해 가본 결과, ‘생성AI’ 기술이 국내 개발사들의 변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국내 개발사들이 콘솔 경험이 부족하긴 하지만 생성AI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 경우는 생성AI를 생산 과정에서 리소스 개발 위주로 아직 활용을 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나 텐센트 소니 유비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벌써 생산형 AI 관련 제품들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많이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와 해외에 가장 큰 차이로 볼 수가 있는데요. 국내 기업들이 이런 기술을 제품화 상용화하는 부분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고 향후 고민해야 될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산업트렌드 5+6월호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산업트렌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AI를 언급했습니다.

최근 게임 개발사의 간판 타이틀인 AAA급 게임 개발에는 대략 2억달러(약 2730억원) 정도가 소요될 만큼 비용 이슈가 커졌으나, 생성AI를 활용할 경우 수작업을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단 겁니다. 지나치게 긴 개발 기간으로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낮추거나 유저가 이탈하는 원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건데요.

생성AI를 게임 배경뿐만 아니라 캐릭터 모델링과 음성, 음향 제작에도 활용하는 외국 사례도 전했네요. 3D 모델링 뿐 아니라 일상 대화 시 감정에 따른 악센트, 성조, 발음 등과 관련한 데이터를 이용해 게임 내 캐릭터의 음성 대화를 보다 현실감 있게 다듬고 게임 제작자가 원하는 분위기의 배경 음악 콘셉트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생성AI 활용법도 전했네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 어드벤처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시리즈의 제작을 지휘한 닐 드럭만(Neil Druckman)은 AI는 고정관념이 없으며, 따라서 게임 스토리 라인을 구상할 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 창작 외에도 캐릭터가 나누는 대화문을 현실적으로 정교하게 만드는 데에도 생성AI가 사용되고 있다고 짚었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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