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슈퍼로이어네…로앤컴퍼니 법률AI에 고소장 써달랬더니
로앤컴퍼니, ‘슈퍼로이어’ 출시 간담회 개최
변협과 갈등 없는 법률가 한정 어시스턴트 서비스
연내 엔터프라이즈 별도 구축 모델도 출시 예정
“슈퍼로이어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법률가들이 고객인 서비스입니다. 변호사가 고소대리인 역할을 맡아서 이용할 때 케이스입니다. 고소장 초안을 작성해줍니다. 요청 사항에 ‘피해자의 심적 고통을 드러내는’ 그걸 포함해 달라고 했는데, 중간에 보시면 고소인은 ‘노령의 연금생활자로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피고소인에게 빌려주었으나 사기 행위로 생계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를 볼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 제기와 형사소송에서 배상 명령을 신청하는 방법의 각 장단점을 비교해서 알려주기도, 나름대로 결론도 제공해줍니다. 배상명령 신청이 더 낫겠다, 실효적인 구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하죠. ‘배상명령 신청서 초안을 작성해줘’하고 구체적 요청 사항으로 소송대리인 입장에서 또 가집행 선고를 구하는 취지를 포함해줘라고 했을 때 배상 신청 취지와 신청 이유에 대해서 관련 판례를 인용해서 변호사가 신청한 양식으로 작성해줍니다.”
로앤컴퍼니(대표 김본환)가 9일 서울시 역삼동 드리움 포레스트홀에서 법률 AI 어시스턴트 ‘슈퍼로이어’ 출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 겸 시연회를 열었다.
슈퍼로이어(SuperLawyer)는 로앤컴퍼니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법률가를 위한 AI 어시스턴트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법률 리서치 ▲초안 작성 ▲문서 요약 ▲문서 기반 대화 ▲사건 기반 대화 등의 스킬을 통해 법률업무를 효과적으로 돕는다.
지난 1일 공식 서비스 출시 후 현재까지 1230명의 가입자(변호사)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로앤컴퍼니가 선보인 어떤 서비스보다 빠르게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본환 대표는 이날 슈퍼로이어를 앞세운 법률 AI를 중심으로 일본에 우선적 진출을 목표로 세계 시장에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타 국가 진출을 위해선 법률 데이터 수집이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슈퍼로이어의 성공적인 국내 시장 안착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시연에서 ▲첨부한 의견서를 요약해서 변호인의 최후 변론(법률 용어 포함)을 20줄 이내로 작성해줘 ▲피고인의 최후 진술을 작성해줘(법률 용어 없이 일상 용어로 진술서 작성) ▲피고인의 신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작성해줘 ▲변호인의 피고인 신문에 대해 검사가 어떤 식으로 반대 신문을 할지 예측해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인도 소송을 진행하려니까 내용증명 초안을 작성해줘 ▲임차인이 임차한 상가 건물에 물품을 그대로 두고 연락이 되지 않아서 임대인이 물품을 임차인 허락 없이 반출하는 경우에 어떤 처벌이 있을지 알려줘, 또 적법하게 반출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알려줘 등 다양한 질의에 슈퍼로이어의 답변이 나왔다.
변호사는 게이트 키퍼…AI로 편하게 일하시라
“저연차 변호사가 담당하던 업무 중 상당 부분이 AI에게 주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 역할이 앞으로는 AI가 만든 서면을 리뷰하고 편집하는 그런 역할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는 ‘게이트 키퍼’이자 ‘에디터’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달리 표현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연구소장(이사)는 이 같이 말하며 슈퍼로이어를 소개했다. 이미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들이 생성AI 기반의 어시스턴트를 연이어 내놓은 등 시장 전반의 변화도 언급했다.
“빅테크가 만들어내는 LLM(거대언어모델)의 강력한 성능을 생각 해볼 때, 법률 분야에서 이 AI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고, 저희도 슈퍼로이어 서비스에서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슈퍼로이어는 인터넷을 통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이다. 내부 데이터 유출을 염려하는 기업이나 로펌 등에서 활용하는 엔터프라이즈(프라이빗 AI) 구축도 준비 중이다. 법무법인 화우와 합의해 연내 첫 레퍼런스 구축을 진행한다.
“업스테이지와 ‘솔라-리걸’ sLLM(경량형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로펌 내부에 구동할 수 있는 LLM이 필요한데, 구축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고 운영하는 것도 벅찰 수 있어서 경량화된 LLM이 필요합니다. 10~30빌리언(100~300억개) 사이 정도로 (매개변수) 사이즈는 작지만 특정 분야에서 고품질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빅테크의 거대모델들 성능에 육박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능가하는 그런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로앤컴퍼니는 업스테이지와의 계약에서 법률 분야에서 상호 독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슈퍼로이어 개발은 로앤컴퍼니가 진행했다. 이후 엔터프라이즈 분야 독립적인 LLM 구축 모델이 필요한 경우 업스테이지의 LLM을 활용한다.
환각은 어떻게 대비?
로앤컴퍼니는 오픈AI의 ‘ChatGPT’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복수의 LLM을 활용 중이다. 이들 LLM을 그대로 쓰면 환각(할루시네이션)이 필연적이다.
“ChatGPT와 클로드3에 법률 관련 질문을 던져보면 굉장히 그럴듯하게 법원 사건번호까지 해서 판례 내용까지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 답변에 인용된 판례들은 99.9% 다 가짜 판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판례들을 사건 번호를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나오지 않습니다. 그게 아주 심각한 문제인 거고요. 그래서 법률 분야에서 일반적인 빅테크들의 상용 LLM 서비스를 그대로 쓰기가 어려운 이유기도 하고요.”
슈퍼로이어는 로앤컴퍼니가 보유한 458만 건의 국내 최다 판례 데이터를 포함해 ▲법령 ▲행정규칙 ▲유권해석 ▲결정례 ▲기타 공공저작물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답변 생성에 활용한다. 검색증강생성(RAG) 방식을 활용해 속도와 정확성을 높였다. 변호사 업무 효율을 고려해 근거 자료도 하이퍼링크 형태로 제공한다.
“슈퍼로이어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헬로시네이션 환각 효과를 제거하는 것이고요. 검색증강생성 기법을 사용해서 LLM이 답변을 할 때 정확한 데이터, 판례나 법령에 근거해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고요. 답변에 포함된 판례나 법령 같은 경우는 링크를 제공해서 그 원문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확인된 원문을 통해서 이 내용이 맞는 건지를 직접 사용자가 검증할 수가 있습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할루시네이션 프리(0%)’ 서비스를 목표하고 있다. 안 이사는 현재 슈퍼로이어의 환각 수치나 평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하나의 기능만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법률 리서치와 서면 작성, 분석, 검토 이런 기능 등을 제공 중으로 측정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3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LLM에게 제공한 데이터 판례 법령이 아닌 경우엔 링크를 걸지 않도록 한다든지 기술적으로 환각을 줄이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상으로도 최대한 환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렇게 개발을 해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내부적으로 평가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하고 할루시네이션 프리까지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