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랩스 인사관리(HR) 고군분투기

네이버랩스가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원티드 하이파이브 2024’에 참가해 기업 인사관리(HR) 담당자들의 열띤 관심을 끌었다. ‘원티드 하이파이브 2024’는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지난 2018년부터 개최해온 직장인 컨퍼런스다. HR 담당자를 비롯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의 직장인들이 모였다.

행사 첫날 HR 담당자를 위한 ‘HR 데이(HR Day)’에 ▲HR 패러다임 시프트 ▲비욘드 HR ▲퓨처 오브 HR ▲챌린지 오브 HR 등 4개 트랙 24개 발표 세션이 마련됐다. 네이버랩스는 저성장 시대에 HR 담당자들이 겪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챌린지 오브 HR’ 세션의 문을 열었다. 강연장에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저점에서 HR 틀을 잡기까지

“인력 변동에서 제가 저점에 있을 때 합류했습니다. 성장 가도를 달리는 회사에서 갑자기 나락을 감지했죠.(웃음) 제가 소방수 역할로 섭외가 됐습니다. 갑자기 리더로 발령이 났고요. 승진인지 좌천인지 너무 헛갈렸습니다.(웃음) 두 달 동안 퇴직 면담말고는 사실 할 수 있었던 게 없었습니다.”

이두성 네이버랩스 HR 리더가 ‘원티드 하이파이브 2024’에서 발표하는 모습

이두성 네이버랩스 HR 리더<사진>는 ‘저점’과 ‘나락’이라는 당시 힘든 상황을 얘기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회사 저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네이버랩스 대표 교체 시기에 사내 분위기가 동요하는 등 홍역을 앓은 바 있다.

그는 급락한 회사 분위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사내 이벤트를 수시로 기획했다. 연구 방향성에 대해서도 직원 설득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채널 활성화를 추진했다. 또 ‘직원 평가’를 새롭게 정의했다.

“저는 사실 ‘평가’라는 말을 잘 쓰지 않고, ‘리뷰’라는 단어를 씁니다. ‘너는 잘했어, 못했어’ 이게 평가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의 성장을 위한 조언이라던가 피드백을 어떤 식으로 줄 수 있을지 그런 부분들에 대한 것들을 집중적으로 고민하고요.”

“(석상옥) 대표님께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세요라고 여쭤봤더니 지금 너무 많은 분들이 퇴직을 하고 계신데,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이제 승자가 되는 그런 류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런 미션을 제가 받았습니다.”

이 리더는 직영으로 운영 중인 사내 식당에 변화를 줬다. 기대감을 심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변화였다.

“일단 먹을 것으로 기대감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해서 랍스타 이런 것도 드렸던 것 같아요. 명확한 이유는 없었죠. 하루 출근해서 최소 이 밥만이라도 기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요. 회사에 호재가 없다보니 식당을 통해 고칼로리 폭탄 음식도 제공하고 쿠킹 클래스도 운영했고요. 소소한 이벤트를 많이 하다가 이게 세계관이 확장이 됐습니다. 반기별로 럭키드로우 행사도 하고, 플렉스 데이도 하고, 게임 대회, 크리스마스 이벤트 등 행사를 했습니다. 직원들이 모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스몰토크를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계속 만나다보니 직원분들과 인터랙션이 되고 업무 아이디어나 회사 방향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자리가 마음에 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랩스 직원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미팅을 진행한다. 회사 관련한 중요 공지나 연구원들이 매주 테마를 바꿔가며 자신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유가 없어도 소소하게 이벤트를 하고 돌려서 나눠먹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분위기가 살아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 다음에 직원분들한테 요구를 받은 것은 ‘리뷰가 공정했으면 좋겠어요’ 였습니다. HR분들은 아실테지만 객관적인 리뷰는 없습니다. 주관이 반영될 수밖에 없죠. 그걸 리더 한 명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다수의 공통된 컨센서스를 구축을 하겠다, 팩트로 전달하겠다고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올 한 해 목표한 것들이 무엇인지, 연초에 이런 것들이 잘 이뤄졌는지 달성을 했다면 그걸 퀄리티 측면에서도 보고, 달성을 못했다 했을 때도 개인 사유가 있을 수 있지만 회사의 방향성이 바뀌어서 그럴 수도 있거든요. 협업도 중요한 가치이고요. 주니어들은 회사 기대치에 맞는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지, 시니어들은 전문가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봅니다.”

“리더십은 두 가지를 봅니다. 하나는 조직과 업무 영역을 키워내고 있는가, 두번째는 구성원들에게 지지받고 있는가입니다. 구성원 A가 있으면 이 A에게 업무 피드백을 제일 잘 줄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를 보고 한 명 한 명이 (리뷰) 세션을 진행합니다. 주요 업무는 무엇이고 업무 성과가 어땠는지 협업은 어땠는지 작년에 개선을 요구한 것이 올해 이뤄졌는지 다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했다 못했다가 본질은 아니고요. 캘리브레이션 리포트라고 해서 직 직원이 250명이니까 250장이 나오는데요. 리더분들은 거의 3장으로 만들거든요.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드리게 되죠. 작년 대비 등급이 올랐다 유지했다 떨어졌다 이런 것을 어떤 이유로 됐다라는 것을 서머리(요약)해서 드립니다. 이제 객관적인 리뷰에 대한 갈등은 많이 해소가 된 것 같습니다.”

네이버랩스 발표 자료 갈무리

마케팅의 힘을 믿기 시작한 이유

네이버랩스는 유럽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가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제록스리서치센터(XRCE)를 인수해 네이버랩스 유럽 연구소로 뒀다.

“저희가 연구 방향성이라든가 이런 게 셋업이 되기 전에 광고부터 때렸습니다.(웃음) 네이버랩스 유럽 관련 광고였는데요. 당시 네이버랩스 코리아와 랩스 유럽은 연관이 없을 때였거든요. 저는 이때부터 마케팅의 힘을 시작한 게 갑자기 광고가 나가고 인입된 레쥬메(이력서)가 전후 대비해 2.5배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네이버랩스가 한 2년 정도 지나다 보니 연구 방향성도 명확해지고 차츰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죠. 그 다음에 네이버랩스 유럽도 맡아서 이런 순서로 탈바꿈을 해달라는 본사의 요구가 왔습니다. 진짜 노는 거를 못 보는구나하면서 짜증이 났죠.(웃음)”

“네이버랩스는 인수한 회사이다보니 이전 회사의 제도나 리뷰, 근무제 이런 것들을 많이 따르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한 1년 동안은 지켜만 봤던 거 같아요. 이후 한국 법인에서 했던 것들을 똑같이 했습니다. 연구원이 100명인데 그분들의 100명 성과 리뷰를 다 하고 왔죠. 이제 거의 대부분 제도 등이 최소 90% 이상 코리아와 얼라인(일치)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워워밸’ 기업인데도 평가 최상

네이버 신사옥 1784 건립은 네이버랩스 연구원들에서 실용화 성공 경험을 맛보게 했다. 연구원들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됐다.

“정말 실생활에 워킹이 되고 서비스화될 수 있는 기술들인가는 연구할 동안엔 보이지 않습니다. 저희가 신사옥을 짓게 되면서 네이버랩스의 로봇 기술들이 많이 들어가게 됐는데요. 이런 것들을 보여주면서 연구원분들이 내 연구가 실생활에 쓰이는 구나, 또 이 기술들이 돈이 되는가도 너무 중요한데 작년에 수출이 이뤄지면서 이제 돈까지 되는구나라는 것들을 보여주게 됐습니다.”

“맨 처음 합류했을 때 분위기가 아사리판이었다가 이제 자랑스럽게 말씀드리는 건 팀 네이버에서 네이버랩스 포지션 자체가 압도적인 1위라는 부분을 자랑할 수 있을 거 같고요. 내부 진단뿐 아니라 외부 서베이에서도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됐습니다. 퇴직이 많았는데도 좀 의아했는데요. 보통 퇴직자분들은 퇴직할 때 회사 욕을 써놓고 나가는데, 여기는 퇴직하면서도 이만한 회사가 없다 이런 식으로 써놓고 나갔다는 거예요.”

“네이버랩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좋은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워워밸이예요. 정말 부족한 상태에서 기술 납기를 맞추려고 하면 워크 앤 라이브 밸런스를 챙기면서까지 일을 할 수는 없거든요. 내가 어디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자율권과 주도권을 직원분들한테 드렸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만족도가 좀 높다 보니까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경험이 됐고, 그래서 (서베이) 점수가 좋게 나온 거 같다고 자체적으로 분석을 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컨퍼런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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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년 2월 18일 오후 12:30~17:30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ST Center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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