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넥슨, ‘글로벌 리더십 진용’ 구축…초격차 시동
지난해 가을께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올해 상당수 기업이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넥슨이 글로벌 리더십 진용을 구축과 함께 설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 지난 6년간 넥슨코리아를 이끌어온 이정헌 대표가 지난 3월 말 넥슨 일본법인의 대표로 공식 취임하면서 넥슨코리아가 강대현·김정욱 공동 대표이사 체제의 막을 열었다.
새 리더십 진용으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문새벽 전 넥슨네트웍스 대표를 각각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과 운영 부사장으로, 백한주 전 지원 본부장과 김용대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각각 최고인사책임자(CHRO)와 대외홍보 부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신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규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를 함께 고도화하며 내부 결속 역시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넥슨 그룹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본사를 이끄는 자리까지 오른 ‘넥슨맨 신화’의 주인공 이정헌 대표의 글로벌 리더십 하에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작 출시, 핵심 타이틀들의 안정적이고 고도화된 서비스, 그룹 전체의 연결과 협력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넥슨은 올 여름 출격을 앞둔 넥슨게임즈의 콘솔 대형 프로젝트 ‘퍼스트 디센던트’를 비롯해 ‘마비노기’ 지식재산(IP)을 계승한 ‘마비노기 모바일’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오는 5월 21일로 확정했다.
업계 관심사는 넥슨이 올해 매출 4조원을 훌쩍 넘겨 경쟁사와 초격차를 실현할지에 쏠렸다. 콘솔 등 내외부 스튜디오의 야심작으로 국내 게임 기업들의 약점인 웨스턴(서구권)에서 성과를 낼지 그리고 중국 내 초반 흥행이 확실시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롱런을 이끌지가 관건이다.
박용현-황재호 분할 구도로 ‘빅 앤 리틀’ 신규 개발 전략 강화
갓 출범한 강대현·김정욱 ‘투톱’ 체제에서 두 공동 대표가 공통적으로 주력하고자 하는 부분은 조직간, 법인간 벽을 뛰어넘는 소통과 연결의 강화다. 두 공동 대표는 최근 ‘넥슨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넘어서서 ‘넥슨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넥슨이 지금까지 쌓아온 차별화된 역량을 더욱 세밀하게 키워내고, 조직이 보유한 다양한 강점들을 긴밀히 연결해 넥슨의 성공 공식을 보다 많은 영역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강대현·김정욱 공동 대표가 넥슨의 여러 강점들을 연결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비춘 만큼, 넥슨게임즈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박용현 부사장의 선임이 넥슨게임즈-넥슨코리아 간 어떤 시너지를 가져오게 될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탄탄한 흥행작 라인업을 갖춘 넥슨게임즈의 개발 노하우를 넥슨코리아의 신작 개발에 접목시키고, 넥슨코리아의 탁월한 라이브 역량을 넥슨게임즈에 전파하는 등 서로의 강점에 힘입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용현 부사장은 ‘히트’, ‘오버히트’, ‘V4’, ‘블루 아카이브’ 등 굵직한 흥행작을 줄줄이 배출하며 게임업계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탁월한 개발 역량과 노하우는 물론이고, 깊이 있는 통찰력과 검증된 리더십을 보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타고난 감각과 리더십 하에 넥슨 신규 개발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주목되는 이유다.
넥슨은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개발 부사장 선임과 함께 기존의 신규 개발 본부를 빅게임 본부로 명칭 변경하고, 신규 개발 본부 산하에 있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별도 본부로 분리했다. 박용현 부사장은 빅게임 본부장을 겸임하며 규모감 있는 신작 개발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박용현 부사장이 이끄는 빅게임 본부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익스트랙션 서바이벌 장르 게임 ‘낙원’ 등 신작 개발을 이어간다. 넥슨은 ‘낙원’의 장르 특성 등을 고려해 프로젝트 대형화를 결정하고 기존 민트로켓에서 빅게임 본부로 프로젝트를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원’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유저들에게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다수 받으며 게임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편, 별도 본부로 독립한 민트로켓의 경우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성공을 이끈 황재호 본부장이 선봉을 맡게 됐다. 황 본부장은 특유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한계에 갇히지 않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톡톡 튀는 신규 프로젝트들의 개발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점쳐진다.
황 본부장이 디렉터를 맡았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 싱글 패키지 최초로 누적 판매 300만 장을 돌파, 게임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국내 최초 ‘Must Play’ 타이틀을 획득했으며, 지난 11일 (현지시간) 영국에서 진행된 BAFTA 게임 어워즈 2024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게임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넥슨 성장의 ‘핵심 원동력’ 라이브 서비스 역량 극대화
박용현 부사장과 황재호 본부장이 빅게임 본부와 민트로켓 본부를 각각 이끌며 ‘빅 앤 리틀’로 대변되는 넥슨 신규 개발의 두 축을 책임지는 한편,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역량 강화에는 강대현 대표와 문새벽 신임 운영 부사장이 함께 힘을 실을 전망이다.
강대현 대표는 넥슨코리아에서 라이브 본부장,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 COO를 연임하며 넥슨의 라이브 역량을 대폭 끌어올린 인물로, 단순히 출시한 게임의 원활한 운영에서 그치지 않고 플랫폼 확장, 서비스 개선, 양질의 콘텐츠 업데이트 등을 주도하며 라이브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왔다. 특히, AI, 데이터 분석 등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게임서비스 역량을 대폭 향상시키며 넥슨의 ‘초격차 라이브’가 업계를 선도할 수 있게 한 주역으로 손꼽힌다.
넥슨네트웍스 대표 재임 이전 넥슨코리아 라이브 본부장을 역임하며 강대현 대표와 합을 맞춰온 문새벽 운영 부사장과의 시너지 역시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는 지점이다. 문새벽 부사장은 넥슨의 다양한 게임서비스와 QA를 전담하는 자회사 넥슨네트웍스의 대표를 맡아 넥슨코리아-넥슨네트웍스 간 긴밀한 협업을 주도하며 라이브 게임의 운영 고도화를 이뤄냈다. 특히, 넥슨코리아에서 다수 타이틀의 흥행을 견인하며 라이브 개발을 총괄했던 문새벽 부사장의 복귀로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넥슨코리아의 라이브 개발을 연이어 총괄하며 넥슨의 라이브 역량을 지속 발전시켜온 두 인물이 각각 대표이사와 운영 부사장으로 나서게 되면서, 넥슨은 개발 및 퍼블리싱,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그간 축적해온 역량을 펼치는 동시에 폭넓은 IP 확장으로 더욱 역동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만의 문화’ 확립…브랜딩 이미지 확대
김정욱 대표는 오랜 기간 넥슨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및 경영 지원, 사회공헌 부문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번에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넥슨의 경영지원 부문 전반 역시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15년 이상 회사에 재직하며, 깊고 넓은 실무 능력과 더불어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백한주 전 지원 본부장이 CHRO(최고인사책임자)로, 김용대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대외홍보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것 역시 경영지원 강화 일환이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다양한 조직 내에 산재된 여러 강점들을 큰 흐름으로 연결시켜 ‘넥슨만의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약 10년전 넥슨에 합류한 뒤로 언론인으로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 조직의 체계적인 구축과 함께 균형감 있는 통솔력을 기반으로 넥슨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과 경영 지원 분야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왔고, 이번에 대표로서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다.
넥슨의 굵직한 타이틀의 개발은 물론이고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 연구를 진두지휘해온 강대현 대표의 기술적 전문성에 김 대표의 위기관리 및 소통 능력을 더해 개발 역량 강화를 통한 외연 성장과 조직 문화 개선을 통한 내부 결속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