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민희진, 그들이 해명한 것과 해명하지 않은 것

경영상 탈취 의혹이 불거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의혹에 반박했다.

지난해부터 진행한 주주간 계약 조정을 시작으로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의 신인 아이돌 그룹 ‘아일릿’의 카피 등에 대해 내부 고발을 진행하자 “자신을 찍어누르기 위해 이번 감사가 진행됐다”는 게 민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경영권 탈취 등 업무상 배임, 무속 경영, 주주간 계약, 뉴진스 대우 등 사안에 대해 밝혔다. 이 중 업무상 배임과 무속 경영을 제외하면 민 대표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밝힌 사안이다.

민 대표는 이번 사안의 핵심이 민 대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하이브 경영진의 태도, 뉴진스와 어도어에 대한 차별 대우, 자신과 맺은 주주간 계약, 그리고 나아가 K팝 업계의 ‘제살 깎아먹기’ 식 운영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내부 고발을 진행했음에도 하이브에서 제대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하이브는 25일 당일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26일 기자회견의 내용에 대해 재반박했다. 특히 내부고발 메일을 감사 당일인 22일 오전 10시 1분에 A4 6장 분량으로 회신, 상세히 답변했다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하이브의 주장과 민 대표의 주장은 어떻게 다를까. 어떤 것을 해명하고, 해명하지 않았을까. 민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롭게 제시한 사안을 포함해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을 정리했다.

이에 더해 민 대표는 멀티 레이블 체제가 만들어지려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실무 전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가 저를 죽이려고 한다”며 격양된 모습으로 2시간 20분 가량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와 관계 없이 뉴진스는 예정대로 이번 활동을 진행한다. 하이브가 요구한 주주총회와 사임에 대해 민 대표 측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이브 “민 대표 경영권 탈취 등 업무상 배임” VS 민희진 “경영권 탈취 불가능해…단순대화, 스터디 차원”

하이브는 지난 22일 어도어 업무 구역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시작했다. 민 대표를 중심으로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목표로 했다는 정황 하에서 감사를 진행했다는 것. 이날 하이브 측은 어도어 주주총회를 열 것을 요청하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IR팀에서 상장 업무 등을 맡은 뒤 어도어로 이적한 인물이 경영권 탈취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 경영진은 어도어의 입지를 약화해 하이브가 지분 80%를 어도어에게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안 등을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어도어 경영진들은 ‘하이브의 죄악’, ‘프로젝트 1945’ 등 하이브를 나가기 위한 방안을 서술한 문서를 제작했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지분 80%를 가진 자회사로, 지난 2021년 하이브가 160억원 가량을 출자해 설립했다.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민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18%를 취득, 하이브의 지분율이 소폭 낮아졌다.

하이브는 공격용 문건 등 경영권 탈취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25일 회사의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 자산을 하이브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 중 대화록에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사이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와 같은 말이 담겼다는 게 하이브 측의 이야기다. 또 민 대표가 25일까지 정보자산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용산경찰서는 26일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민희진의 반박

민 대표는 자신과 주주간 계약으로 갈등을 빚던 하이브가 걸그룹 아일릿에 대해 계속 내부 고발을 진행하자 “나를 찍어누르기 프레임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쟁점은 민 대표가 실제로 경영권 탈취 등 업무상 배임 행위를 했는지다. 업무상 배임이란 이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민 대표 측 법률대리인의 설명이다.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 이숙미 변호사는 “배임이라고 하면,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한다”며 “기사를 보고 느낀 건 예비죄지만, 배임은 예비죄도 없으며 예비죄 자체도 실현할 수 있는 정도로 준비행위에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탈취와 관련해 하이브가 제시한 자료에 대해 민 대표는 지금까지 불만이 쌓였던 상황에서 사담이었을 뿐, 짜집기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또 “부대표의 PC를 포렌식해 본 내용을 일부씩 따서 정황이라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같다”고 말했다.

특히 카톡, 메모, 파일 등 여러 자료는 주주간 계약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자신을 보고 메모하는 습관인 부대표가 그냥 상상으로 쓴 것이며, 단순 스터디 용도였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협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협상안을 스터디해야 했다”고 말했다. 계약 협상을 위한 논의였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민 대표는 어도어 경영권 탈취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분이 18% 수준인데, 경영권 탈취는 사실상 불가능한 사안이다”는 이야기다. 

또 경영권 관련 제3자 배정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제3자배정은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인주권을 배정하는 것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민 대표에게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경우, 경영권 탈취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해석해왔다.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 이수겸 변호사 또한 어도어가 재무 상황이 좋아 기존 주주의 동의 없는 제3자 배정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3자 배정은 경영상 필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어도어는 재정 상태가 좋아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지분 80%를 가진 주주가 가만히 있겠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성과를 낸 계열사 대표를 찍어누르는 게 배임이라고 주장한 민 대표는 “케이팝 30년 역사에 2년만에 성과를 낸 적이 없다”며 “일을 잘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월요일날 경영권 찬탈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모회사여서 놀랄 수 있어 파악을 하려고 나서는데 월요일 바로 언론에 공표가 됐다”며 저희들은 과연 (하이브가) 뉴진스를 생각하는 걸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대표님도 자중을 하고 있었는데 어제, 오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갔다”며 기자간담회 배경을 설명했다.

 

하이브의 재반박 

하이브는 26일 경영권 탈취와 관련된 내용이 사담이었다는 민 대표의 주장에 대해 “사담도 긴 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계획과 실행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 때 제 3자는 어도어 외부 인사를 뜻한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뒤에서 하이브 내부의 변호사와 회계사를 포섭해 주주간 계약 변경과 내부고발형태의 문제제기 방법을 자문받고, 법무법인과 기관투자자 등과 접촉해 경영권 탈취 논의를 해 온 것이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민 대표가 문제가 된 어도어 부대표에게 “이건 사담 한 것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시한 기록까지 있다고 했다.

회사는 대화를 나눈 어도어 부대표가 “회사의 재무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핵심인물이다”며 “대표이사의 발언을 업무일지에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고 적기도 했다”며 농담으로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민 대표 측에서 주장한 메모가 업무일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하이브는 구체적인 행동 시기, 용어 등이 적시된 문건이 여러 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이미 풋옵션 행사로 획득할수 있는 금액을 계산하고, 행동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권리침해소송, 투자사, 여론전 등의 용어가 적시된 문건이 여러건 발견된 것을 농담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민 대표는 측근들과 카카오톡에서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을 행사해 EXIT한다”고 대화했다.

 

하이브 “민 대표, 인사 채용 등 무속인 결정 통한 주술 경영 정황 있어” VS 민 대표 “단순 지인”

하이브는 25일 오후 2시 40분 경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이 무속인은 민 대표의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민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해왔다”고 했다. 민 대표 기자 간담회 20분 전이다.

하이브에 따르면 해당 무속인은 2017년 이전 강남역 역삼동에 위치한 M 무속업소의 ‘지영님0814’다. 회사는 민 대표가 해당 무속인과 방탄소년단 멤버 병역 이행 문제를 논의했으며, 인사청탁 및 인사이동 정보 유출, 입사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함께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브 경영진을 대상으로 주술활동을 한 내역도 있다고 밝혔다.

민희진의 반박

민 대표는 해당 무속인에 대해 “제 지인인데 무속인인 사람이다”며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에 다녔는데도 시원함이 안 풀렸다, 내 얘기라도 들으면 시원함이라도 풀릴까 그 의도로 갔다”고 밝혔다. 또 “기자 회견을 한다니까 직전에 무당을 푼 것 아니냐, 야비하다”며 비속어와 함께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방탄소년단의 병역 논의에 대해서는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홍보 포인트가 더 잡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의 엄마의 마음으로 내 자식만 생각했을 때 하이브가 나에게 하도 지긋지긋하게 굴었다”며 “BTS가 에이스이다보니 물었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재반박

하이브는 외부인사인 무속인이 경영 전반에 세세하게 개입했다며 단순 지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대화 과정에서 공시되지 않은 임원의 스톡옵션 수량, 잠재 투자자 이름·투자자별 지분율이 기재된 경영권 탈취 구조 등이 오가고 있고,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해 무속인의 제안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민희진 “하이브가 날 배신했다…시작부터 뉴진스와 어도어 차별해” VS 하이브 “민희진의 별도 레이블 때문에 차질…차별 없다”

민 대표는 “내가 하이브를 배신하고자 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나를 배신했다”며 “써먹을 만큼 써먹고 빨 만큼 빨았으니 제 입장에서 저를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처음부터 뉴진스를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약속했음에도 지키지 않은 것, 또 뉴진스 데뷔부터 지금까지 하이브가 뉴진스의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메시지, 영상통화 등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SNS를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다 말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암시하기도 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민 대표가 빅히트 CBO로 이직했을 때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이 처음 약속한 것과 나중의 태도가 달랐다는 것. 민 대표는 방 의장이 “빅히트는 BTS 때문에 여자 그룹을 내면 자충수가 되니 여자 그룹을 내려면 여자 레이블이 필요하다”며 “친한 동생의 레이블인 쏘스뮤직을 사올 예정이니 이 곳의 연습생을 쓰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브는 저, 시혁님이 음악, 매니지먼트는 쏘스로 3자로 하자”고 방 의장이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당 제안이 싫었음에도 받아들인 건 첫 이직 후 협조적이고 싶었던 마음과 회사의 인프라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돈에 욕심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제 레이블을 만들고 자본금을 태워서 시작하는 게 제일 빠르다”면서도 “회사에는 어느 정도 인프라가 있다”며 “안정된 조직에서 일할 수 있으면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편하고 제가 불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에 알려진 것과 달리 합작 프로젝트 시작 당시 쏘스뮤직에서 데려온 건 민지(뉴진스 멤버) 한 명이었으며, 이후 오디션과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이라고 캐스팅해 데려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오디션에서 하니, 그리고 캐스팅으로는 나머지 세 명을 데려왔다는 이야기다.

그롭의 콘셉트 등 방 의장과 이견이 잦았으나 본격적으로 어그러진 건 하이브가 ‘첫 번째 걸그룹’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라는 게 민 대표의 주장이다. 2021년 6월 당시 사쿠라와 김채원을 필두로 쏘스뮤직의 첫 걸그룹을 내보내겠다고 하이브 경영진이 통보했다는 것. 민 대표는 “캐스팅할 때에는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으로 해 들어와놓고, 제가 볼 때에는 하이브에서 부모들에게 양해나 사과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 회사인 어도어 또한 “애들을 받으려고 지분을 포기했다”고 민 대표는 말했다. 자신이 ‘적기’에 데뷔시키기 위해 별도 레이블을 요구하자, 방 의장이 해당 레이블의 지분 100%가 아니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쏘스뮤직은 지분을 요구했다는 것. 결국 뉴진스 멤버들을 데려오기 위해 하이브 측에서 위로금 20억원을 쏘스뮤직 측에 지불하고 방 의장의 뜻에 따라 하이브가 신규 레이블 지분 100%를 가지는 조건으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미 레이블 독립에 3개월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또 민 대표는 르세라핌을 민희진 그룹처럼 오인할 수 있도록 뉴진스(당시 NewTeam, 엔팀으로 지칭)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게 했다는 카톡과 말, 방 의장이 뉴진스 데뷔 당시에는 축하도 하지 않다가 빌보드 핫100 진입 당시 ”ㅎㅎ즐거우세요?’ 라는 식으로 연락을 했다는 카톡 등을 공개하며, 제대로 된 활동과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이브의 반박 

하이브는 26일 민 대표의 기자간담회 내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뉴진스가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이 되지 못한 건 민 대표가 자신의 별도 레이블에 데뷔시키길 원했기 때문이며, 데뷔 시 홍보는 르세라핌 데뷔로 인한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PR을 통한 홍보가 수적으로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먼저 하이브는 민 대표가 별도 레이블을 요구해 회사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지연된 것이 주효하다고 주장했다. 또 “본인(민 대표)이 모든 책임을 지고 팀을 만들 수 있기를 요청하면서,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민 대표의 의견을 존중해 쏘스뮤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관시키고, 16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까지 지원하며 민 대표가 원하는 방식으로 뉴진스를 데뷔시킬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매니지먼트를 맡은 쏘스뮤직을 설득하는 과정, 연습생 및 신생 레이블에 대한 자산 평가 가치 등으로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또 데뷔 시 홍보에 대해 두 팀의 뉴스 가치를 모두 보호하기 위한 요청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르세라핌 멤버 사쿠라가 이적설에 대한 기사가 나오던 상황에서 어도어 데뷔팀을 ‘신인으로만 구성된 팀’이라고 하면, 사쿠라의 쏘스뮤직 합류와 뉴진스 멤버 구성에 대한 정보 노출이 우려됐다고 덧붙였다.

또 내부 고발에 대한 답변으로 전달했다며, 지난해 1년간 뉴진스 보도자료가 273건으로, 빅히트뮤직 8개 팀의 659건, 플레디스 4개 팀의 365건과 비교해도 언론 홍보가 소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민희진 “주주간 계약이 노예계약이다” VS 하이브 “사실 아냐”

 

민 대표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주주간 계약이다.  이수겸 변호사는 “올해초부터 작년에 맺었던 주주간 계약 재협상에서 불합리한 점이 있어 재협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해당 계약이 “노예계약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받은 지분 20% 중 18%를 민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데, “18%를 행사하는 게 노예계약처럼 걸려있다”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 때문에 아예 하이브를 못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중 5%에 문제가 있다는 게 민 대표의 설명이다. 해당 지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특히 경업금지 조항을 언급했다. 경업금지는 사용자의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동종 업계에서의 영업을 금지하는 조항이다.

이숙미 변호사는 “능력 있는 남자와 능력 있는 여자가 만나 결혼해서 예쁜 아이들을 낳아서 키우고 있다”며 “서로 잘 살아보려고 상담을 와 주주간 계약을 잘 협상하고 쭉 살아볼까를 논의하는데 이혼 소장이 날아온 것이다”며 “내일 모레 아이들 수능인 상황이기 때문에 다소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이브의 반박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이 노예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민 대표가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경업금지 조항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동일한 업종에서 창업함으로써 부당한 경쟁상황을 막기 위해 매수자 측이 요구하는 조항이다”며 “어느 업종에서나 흔히 있는 조항이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추가 공개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민 대표는 올해 11월부터 주식을 매각할 수 있으며, 하이브와 근속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11월부터 경업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민 대표가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계약서상의 매각 관련 조항의 경우 두 조항의 우선 여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하다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여 문제가 되지 않도록 수정한다’는 답변을 지난해 12월에 이미 보냈다”고 밝혔다.

 

아일릿은 뉴진스를 카피했나 

 

민 대표는 주주간 계약 이후 기폭제가 된 것이 아일릿의 콘셉트라고 주장했다. 아일릿은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신인 그룹이다. 민 대표는 “단순히 얘네(아일릿)가 따라했다가 아니다”며 “기존에 있던 우리의 브랜딩, 유니크함이 기성화가 된다”고 강조했다.

뉴진스만의 공식이 똑같다는 게 그의 이야기이다. 아일릿 데뷔를 위해 빌리프랩이 진행한 오디션 포스터와 뉴진스 멤버 선발을 위한 오디션 포스터, 전례 없던 고궁 한복 촬영 화보 등이 “똑같다”며 문제 삼았다. 또 어도어와의 협의 없이 뉴진스의 핵심 안무를 가져간 것에 대해 “답변이 이상하게 왔다”며 “르세라핌, 다른 그룹 등 안무를 가져다 쓴 게 마치 하이브에서 모든 수혜를 받은 팀인 것처럼 포지셔닝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아일릿은 뉴진스를 표절하지 않았다”며 “뉴진스와 아일릿 둘 다 하이브의 중요한 그룹이다”고 강조했다.

 

민희진 “하이브, 거버넌스 등 ESG에 대한 이해와 오너십 필요해” VS 하이브 “어도어 비협조적”

민 대표는 25일 “(하이브의) 공격이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제가 내부 고발을 한 게 있다”며 이번 사태를 해석했다. 업태 전반을 보았을 때, 개선되길 바랐던 것이 있어 내부 고발을 했으나 하이브가 응답하지 않고 자신을 ‘찍어내려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민 대표는 내부 고발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이브가 불리해진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아일릿 콘셉트, 뉴진스 PR 부족 등 또한 민 대표가 하이브에 답변을 요구한 내용 중 하나로 알려졌다.

질의응답 중 민 대표가 밝힌 내부 고발 내용 중 하나는 ‘ESG’다. 그는 “녹는 종이는 말장난이다’며 “종이는 다 녹는다. 앨범을 덜 찍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이브가 건전한 경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 대표는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건지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며 “오너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고 결정권자인 방 의장이 실무에 참여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민 대표는 “의장이 두루 봐야 하는데, 어도어와 플레디스, 코즈를 제외하고 빌리프랩, 쏘스뮤직, 빅히트뮤직은 방시혁님이 프로듀싱을 한다”며 “의장이 주도를 하면 알아서 기는 사람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고 결정권자가 위에 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의 반박

하이브는 추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ESG 경영활동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친환경 앨범 경우, “디지털앨범의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또 앨범케이스와 포토카드를 환경 친화적 생분해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는 상당한 인력과 비용을 들여야했다”고 강조했다.

또 “하이브 산하 전체 레이블에 친환경 앨범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나, 가장 비협조적인 레이블이 어도어임을 내부 구성원들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방 의장의 프로듀싱 참여 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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