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깎는 네이버, 손 내민 사우디, 삼성도 한배→’아크마인드’ 뭐길래

네이버를 검색 포털 회사로 안다면 오산이다. 기술 자회사인 네이버랩스 등에서 오랫동안 로봇에 공들였다. 지난 2019년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로봇팔 ‘엠비덱스’가 있다. 그 후로 꾸준히 로봇을 깎았던 네이버가 일을 내려고 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손 내밀었다. 초대형 도시 계획인 네옴시티 프로젝트 구축에 네이버 기술을 녹인다. 회사는 로봇 파트너십 등 기술 협력 확대를 위해 중동 현지에서 본격적인 비즈니스에도 나섰다.

5일 네이버가 1784 사옥에서 진행한 테크포럼 발표에 따르면 차세대 로봇 전략에 변화를 준다. 새 로봇에 두뇌를 탑재한다. 앞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에 연결한 ‘5G 브레인리스(뇌 없는) 로봇’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이제 로봇에 브레인(뇌)을 더해 기존 전략과 조화를 추구한다. 로봇 두뇌는 삼성전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진행 중인 차세대 로봇 플랫폼 협력 끝에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Robotics Edge Computing Platform)을 내놨다. 여기에 엑시노스가 탑재돼 있다. 범용 제품을 네이버 로봇에 최적화한 컴퓨팅 플랫폼이다.

삼성전자 LSI사업부와 네이버가 공동 개발한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왼쪽)과 1784 사옥에서 운영 중인 루키 로봇

여기에 올라갈 로봇 전용 운영체제(OS)가 바로 ‘아크마인드(ARC mind powered by Whale OS)’다. 네이버는 세계 최초 웹 플랫폼 기반 로봇 OS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웨일 브라우저로 익히 알려진 웨일 기술이 탑재됐다. 소프트뱅크 등 앞선 기업들은 독자 로봇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경우 해당 OS만을 위한 별도 개발이 이뤄져야 하나, 네이버는 개발 접근성을 대폭 낮춰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1784사옥에서 운영 중인 로봇 서비스에 아크마인드를 도입해 안정화한 뒤, 파트너십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W3C 웹 표준화 노력, 오픈소스 및 스토어 제공 등을 통해 오픈 생태계로 확대한다.

아크마인드, 웹 생태계서 쉽게 개발 가능

아크마인드는 웹 플랫폼에 존재하는 수많은 앱을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OS다. 로봇의 제어·인지·이동을 위한 전용 웹 API(앱개발환경)가 포함돼 있다. 전세계 웹 개발자들이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우선 자체 제작한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먼저 적용하고 비즈니스 제휴를 통해 서드파티 로봇도 아크마인드를 이용하도록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완전한 오픈 생태계를 겨냥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주로 PC와 스마트폰 중심의 기존 웹 플랫폼 기반 OS는 물리공간에서 인지, 이동, 동작 등을 수행하는 로봇의 특수성 및 하드웨어를 반영하기 어려웠다. 반면 아크마인드는 웹 생태계의 소프트웨어를 로봇 서비스로 연결하고 다수의 이기종 로봇 HW도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로봇에 최적화된 웹API를 제공한다.

웹 플러그인 기술을 활용해 로봇의 위치와 움직임 제어, 판단이 필요한 자율주행 서비스 등을 웹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전용API를 제공하고, 도커(Docker)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로봇 전용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로봇 SW 개발에 필수적으로 사용됐던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ROS와 통신할 수 있는 전용 API도 제공한다.

네이버는 아크마인드가 단순한 아키텍처로 구성돼 기존 로봇 OS에 비해 가볍고 빠르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또 OTA(무선업데이트) 방식을 지원해 새로운 서비스 및 기능을 로봇에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서버 방식으로 서비스 업데이트를 배포할 수 잇다. 도난당한 로봇의 데이터를 초기화하거나, 서버에서 CPU 온도 및 스토리지 용량 제어하는 등의 로봇 HW 및 응용 SW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웨일OS로 구축·개발된 아크마인드는 특정 OS에 종속된 개발도구를 쓰지 않아도 웹 생태계에서 로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웹 개발자도 로봇 전용 API, HTML, CSS 등을 통해 웹 표준에 맞춰 로봇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웹에서 쉽게 통합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약, 주문, 결제, 지도, 얼굴인식 등 최신 웹 앱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조합해, 기존의 배달 로봇이 얼굴인식 결제 기능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로봇 제조사별로 특화된 앱을 추가로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기존 로봇 OS와 달리 아크마인드 업데이트는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서버 방식으로 서비스 업데이트를 배포할 수 있어, 다수 로봇에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이용자의 만족도를 개선하는 데에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로봇 HW와 응용 SW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도난당한 로봇의 데이터를 초기화하거나, 서버에서 CPU 온도 및 스토리지 용량 제어 등도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4일(현지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LEAP 2024에 참가한 팀 네이버 부스 (사진=네이버)

팀 네이버, 사우디 LEAP서 K-테크 알린다

팀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글로벌 IT전시회 LEAP 2024에 참가, 비즈니스 제휴 확대에 나선다.

LEAP은 MCIT(사우디아라비아 정보통신기술부)가 주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기술 전시회로, 지난해에만 전세계 183개국에서 17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팀 네이버는 메인 전시관인 빅테크관에 구글, 애플, 메타, AWS, MS, IBM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나란히 부스를 마련했다.

4일(현지시간) 팀 네이버는 Global Tech Convergence Company라는 주제로 검색·초대규모AI·클라우드·데이터센터·로보틱스·자율주행 등 ‘K-테크’를 알리는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LEAP 2024의 일정을 본격 시작했다.

이튿날인 5일(현지시간)에는 팀 네이버가 키노트를 진행한다. 한국 시간 오후 10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미래 도시를 위한 테크 컨버전스(Tech Convergence for Future Cities)’를 주제로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XR 등 팀 네이버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공유하는 키노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키노트에서는 팀 네이버가 만든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 ‘아크마인드’를 공개하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진행 중인 차세대 로봇 플랫폼 협력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네이버랩스 백종윤 책임리더(왼쪽), 네이버클라우드 김효 이사 (사진=네이버)

네이버 서비스, 로봇 통해 현실로 나올 것

IMARC그룹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로봇 SW 시장 규모는 146억달러(약 19조5000억원) 수준으로, 향후 2028년까지 18.6%의 성장률(CAGR)을 보이며, 2028년까지 435억달러(약 58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로봇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생태계 확장이 중요 이슈로 웹기반 로봇 전용 OS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이버 서비스가 실제 물리공간으로 확장한다고 생각해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웹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로봇 서비스에도 녹아들 것으로 봤다. 다만 아직은 이동 기능 확장에 한정된다. 로봇 이동에 대해선 관련 기술이 많이 풀린 상태다. 아크마인드에서도 주로 이동 관련한 API를 제공한다. 향후 로봇이 물건을 조작하는 등 기술도 활용할 수 있게 API를 확장한다.

백 리더는 “미래 도시를 생각하면 로봇을 빼놓을 수 없다. 사우디가 (협업에) 적극적”이라며 “루키(현재 로봇)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서드파티 로봇에 탑재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추가 소식이 있을 때 공유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로봇 OS의 근간은 네이버가 5년 넘게 발전시킨 웨일이다. 웨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웹코어 기술로 웨일의 다양한 유즈 케이스를 만들어왔다”며 “웨일 엔터프라이즈용 브라우저에서 차량용, 교육용 플랫폼에 키오스크나 전자칠판의 웨일 OS, 이번에 로봇 OS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웨일 OS엔 디바이스를 컨트롤하고 부팅시키고, 메모리 관리 등 기능이 더해져 있다”며 “웨일 OS의 가장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이 웨일 브라우저”라고 부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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