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는 쿠팡과 겨루고 싶다 [Weekly Commerce]

지난 한 주 동안 커머스 업계에 일어난 사건을 모아봅니다. 그 주 가장 중요한 이슈에 업계와 기자의 시각을 더해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 알리익스프레스는 쿠팡과 겨루고 싶다

  • 쿠팡-MBC의 ‘프레이밍’ 전쟁

  • 자라가 쉬인에게 반격하기 위해서는

  • 햇반은 쿠팡 없이 잘 살았나요?

알리익스프레스가 현지화와 고객 경험에 중점을 두고, 쿠팡과 같은 현지 플레이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지 풀필먼트센터가 필요합니다.
조 장(Joe Zhang) 세일러 파트너스(Salier Partners) 대표

최근 중국 기업에게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을 제공하는 세일러 파트너스의 조 장 대표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 같이 설명했습니다.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국 직구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테무와 달리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진행하는 만큼, 국내에서 물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풀이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적극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한국 현지화의 원년’이 된다는 목표 하에서 이뤄지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들어 알리익스프레스의 행보는 카테고리 확장과 물류망 강화로 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지화 전략에 따라 중국 직구 플랫폼이 단순 일회성 소비의 창이 아닌, 생활 소비 채널로 자리 잡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신선식품 어떻게 할 거에요?

알리익스프레스의 행보 중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건 ‘신선식품’ 진출 방식과 국내 물류센터 설립 여부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2월부터 국내에서 신선식품·패션·가전·뷰티 상품기획자(MD)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 경우, 5년 이상 신선식품 카테고리 소싱 및 관리 경력을 가진 MD를 뽑고 있는데요. 이들은 국내 신선식품 분야 내 소싱 및 파트너 개발 및 관리, 플랫폼 카테고리 전략 개발, 시장 분석 등을 맡게 될 예정입니다. 이미 해당 포지션에 대한 인력은 채용이 마무리된 상황입니다.

이 중 신선식품이 주목 받는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주 중요한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식품은 전체 상품군 중 가장 큰 매출을 내고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약 27%에 달하죠. 여기에 더해 신선식품은 생필품 중에서도 유독 구매 주기가 짧기도 하죠. 플랫폼을 키우기에는 적절합니다.

또 직구 규모가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와 비교했을 때 아직 미비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발 직구 규모는 약 3조3177억원, 같은 기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의 1~2% 수준입니다. 만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이커머스 주자로 나서고자 한다면, 직구 상품 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 패션을 확보하는 것이 당연한 전략이라는 풀이도 나옵니다.

아직 알리익스프레스 내 식품은 생수와 음료에 불과하지만요, 가공식품의 입점도 2분기 내에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먼저 알리익스프레스가 현재 입점 수수료와 판매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고요. 여기에 더해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주요 식품 기업에 입점을 제안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동원F&B, 대상 등이 입점 및 세부 조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신선식품 카테고리가 만들어진다면, 판매자 직접 배송 방식이 우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이 시작된 한국 상품 전문관 ‘K-Venue(케이베뉴)’ 경우에도 입점 판매자 및 기업이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케이베뉴 상품이 무료로 배송되며, 상품 및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대부분 3일 내에 배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케이베뉴에는 애경산업,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 등 일용소비재(FMCG) 업체들이 주로 입점해 있으며, 최근 뷰티 브랜드 참존, 스포츠 브랜드 ‘이고진’ 등이 케이베뉴에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카테고리 운영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이 나옵니다.하나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경쟁력은 낮을 것이다’는 주장이고요, 다른 한 측은 ‘충분히 위협적이다’는 의견입니다.

우선 신선식품을 다루게 된다면, 주력 상품이 아니라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입점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입니다. 이 때 강점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제공하는 무료배송 혜택이고요. 다만 국내 신선식품 소매 채널 특성 상,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 다양한 배송 방식이 보편화됐기 때문에 큰 장점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아직 저가 공산품을 주로 파는 채널이지만, 점차 일용소비재(FMCG)와 패션 ,뷰티까지 넓이려고 한다”며 “여기에 더해 신선식품까지 본격적으로 하려면 국내 업체들과 본격 겨뤄야 하는 상황인데 무료 배송 빼고는 아직 큰 장점이 없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진출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의 이미지 때문에 신선식품 기업이 입점을 꺼릴 것이다”고 보기도 합니다. 한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저품질의 초저가 공산품을 주로 취급한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일부 식품 업체는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하는 것을 꺼릴 것이다”며 “최근 신선식품은 대부분 유통채널이나 플랫폼에서 직접 물류를 진행하기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가 오픈마켓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배송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해당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의견도 다수입니다. 이미 국내 오픈마켓 입점 셀러들에게도 충분한 역량이 있다는 겁니다. 이미 택배와 이커머스 업계 양 측 모두 익일배송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가 상품 소싱까지 가져오지 않는다면’ 국내 이커머스 채널에서 신선식품 경력을 가진 MD를 몇 모집해 신선식품 관계자들은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복수의 업계 관계자  전언입니다.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한 식품 셀러라면 알리에서 못 팔 리가 없습니다. 이미 90% 이상이 자신들의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직매입을 하는 MD를 구하는 게 아니라면요, 이 때에는 상품 발굴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네트워크를 알리익스프레스라는 플랫폼 내에 넣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각 분야의 MD를 몇 뽑으면 웬만한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다 꽂을 수 있으니까요.

국내 이커머스 종합물 물류 실무진 A씨

지금까지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했어요. 직매입이 아닙니다, 그건 테무죠.

기존 운영 방식을 고려했을 때 알리가 신선식품 MD를 채용한다면, 상품화보다는 판매자를 모으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방면으로 MD를 채용하는 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을 것이고요. 하지만 반대로 도매에서부터 상품을 확보하거나, 산지로 간다면 그건 인력을 구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 B씨

또 중요한 건 고객층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동일 세종대 교수는 저가 이미지보다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고객 구성이 신선식품을 자주 구매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저가 이미지가 ‘중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신선식품과는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이 교수는 “신선식품 MD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알리익스프레스 전체 고객에서 40~50대가 중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이용자층의 신선식품 구매 행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류센터, 어떻게 또 어디에서 운영할 건가요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센터 운영 여부입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올해 1월 기자간담회 당시 “당일, 익일배송을 위해 현지 창고를 설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물류센터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는 확실시됐다는 전언이고요. 빠르면 3~4월 안에 물류 사업과 관련된 결정 사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 내 물류센터를 위해 사업 탐색에 나섰습니다. 물류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이미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 물류센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 내 업체들과 접촉했습니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물류 창고 업체들을 만나며 물류센터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알리익스프레스가 평택항과 인천항 등 구체적인 위치와 크기 등을 후보군 조건으로 두고 부지를 탐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습니다. 특히 평택이 주목 받은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먼저 소비자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물건은 대부분 중국 웨이하이항과 옌타이항에 있는 창고에서 출발해, 평택항으로 하루 안에 들어옵니다. 이후 통관을 위해 세관 여러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을 위해 지난해 물류센터를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0년 한국 전용으로 구축한 웨이하이 창고에 한국 전용 노선을 마련한 이후, 2023년 여름 웨이하이와 옌타이 창고를 확장해 3만㎡ 이상의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담 물류센터를 한국과 가장 가까운 위치로 두는 동시에 규모를 늘린 거죠. 여기에 더해 특송선을 마련해 물건을 계속해 한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빠르게 물건을 보내도, 통관 과정에서 시간이 늘어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개인이 구매한 중국 상품을 한국에서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서는, 물건이 들어오는 평택항 인근에 물류센터를 두고 빠르게 다시 택배로 보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적절한 부지가 평택이라는 것이고요.

 

일단 국내에서 중국과 제일 빠르게 오갈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근방에 부지가 있는 곳은 평택밖에 없습니다. 다들 평택을 생각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요.

여기에 더해 보세창고 장기 임대, 혹은 근처 지역에서의 물류창고를 임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보세창고를 임대하면 어차피 다시 세관을 거쳐야 하죠.

국내 수출입업체 관계자 C씨

또 현재 수도권 내 물류 창고가 남아돌고 있어 알리익스프레스가 임대차를 하더라도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지난 2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량은 247만5000㎡(75만평)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중 평택을 포함한 남부권의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2.3%, 인천을 포함한 서부권은 0.3% 수준이고요.

 

최근 물류 창고 운영 업체들이 급격하게 힘들어졌다고 많이 말합니다. 코로나 때 창고가 워낙 부족해 많이 지었는데, 지금은 텅텅 비었거든요.

지난해 말에 만난 한 대표분도 “한 1~2년은 잘됐는데, 최근 들어와 많이 힘들다”고 답하더라고요. 그만큼 지금 창고가 빈 곳이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창고 임대료가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포워딩 업체 관계자 D씨

여기에 더해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자회사 ‘차이니아오(Cainiao)’가 평택에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끕니다. 해당 물류센터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상품을 바로 들이는 공간으로 활용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차이니아오가 한국 내 물류센터를 임차하고, CJ대한통운에 운영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현재 부지는 알리익스프레스 본사의 지휘 하에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창고는 어떤 역할을 맡나요?

그렇다면 알리익스프레스가 자체 물류 창고를 가진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운영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당연 알리익스프레스의 현지화 전략 강화입니다. 한국 셀러 대상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 3의 업체에게 제공하는 물류비를 절감하고 재고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테무에 대한 대응과 인근 국가로의 확장도 중장기적으로 도모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 장 세일러 파트너스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크게 한국의 지리적 조건과 전자상거래 시장 환경을 꼽았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이 배송 대상 국가로서 중국으로부터의 배송 및 물류 처리가 용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는 러시아나 브라질 같은 신흥국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국은 소비력이 매우 강한 선진국이지만 유럽 시장이나 미국 시장에 비하면 아직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알리익스프레스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지 업체인 쿠팡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미친개’인 테무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심각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현지화 전략을 고려하고 있으며, 마동석을 홍보대사로 기용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현지화와 고객 경험에 집중하고 쿠팡과 같은 현지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현지 풀필먼트 옵션이 필요합니다.

조 장(Joe Zhang) 세일러 파트너스(Salier Partners) 대표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현지화 전략을 강화함에 따라 창고 마련은 당연한 상황이라는 의미고요. 이 떄 이 창고는 한국 셀러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를 위해 활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첫 번째 분석입니다.

앞서 확인했듯이 알리익스프레스의 케이베뉴는 입점 판매자들이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요. 여기에 풀필먼트 서비스를 더해 익일배송 수준으로 앞당길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J대한통운이 핵심 서비스로 내놓는 택배 서비스 ‘도착보장’을 접목할 여지도 있고요.

실제로 최근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에 택배뿐만 아니라 물류 창고, 풀필먼트센터 등을 제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는데요. 복수의 물류 업계 관계자들은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알리바바그룹 물류 자회사 차이니아오(Cainiao)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센터를 향후 설립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의 덕을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CJ대한통운을 포함한 여러 업체의 물류창고 및 풀필먼트센터가 비어있거나,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며 “창고가 아니더라도,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기업의 물량을 추가로 준다면 CJ대한통운에게는 큰 이득일 것이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자체 창고를 운영해, 라스트마일만 CJ대한통운에 맡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재고 통제 강화와 보관료 부담 때문입니다.

 

풀필먼트를 한다는 건,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물건을 보내기 위해서 하는 거죠. 그런데 첫째로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필요한 만큼의 창고를 가지고 있냐, 이건 미지수인 거고요. 안 나가는 건 계속 들어있을 수 있고요.

결국 물량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한국 상품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창고를 가져가려고 하지 않을까, 하고 보고 있어요. 라스트마일만 CJ대한통운에 맡기고요.

국내 포워딩 업체 관계자 D씨

알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평택에 자체 창고를 잡으면 인하우스로 돌릴 수 있죠.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센터를 이용하면 보관료를 내야 하는데, 그걸 안 낼 수 있습니다.

그 돈이 만만치 않아요. CJ대한통운 올해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글로벌 매출 상당이 GDC에 둔 아이허브 매출이고요. 여기에 더해 이커머스에서는 아이허브가 1등이고, 알리익스프레스가 2등이라고 알고 있어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 E씨

일각에서는 중국 상품을 직접 들여다놓고 배송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당일~익일배송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 사업을 어느 정도 해본 시점에서 상품 판매 등에 대한 데이터가 쌓인 시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여기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사실상 수입을 해서 들여놓고 판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공급망 관리(SCM) 측면에서 보면 어떤 상품을 얼마나 가져다두고 팔아도 되겠다는 라이프타임(LTV)가 나온 시점일 겁니다.

즉 관세를 내면서라도 배송 시간을 줄였을 때 판매를 더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는 계산이 섰을 거고요. 관세를 조금 물더라도, 단순 두어배 이상은 벌 수 있다고 계산이 섰다면 당연히 물건을 갖다놓고 파는 것도 선택지죠.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 E씨

이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식품을 직접 들여오거나 중국 식품사들의 한국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저가 공산품을 떼오던 이들에게만 타격이었지만, 앞으로는 중국 식품을 수입하던 이들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 학계 관계자는 “중국 냉동식품 경우, 내륙에서도 부족한 신선식품 대비 물량이 많다”며 “중국 내륙 냉동 물류가 취약하더라도, 청도까지만이라도 이동한다면 파괴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물류센터를 통해 가전, 가구 등 기존 상품 대비 상대적 고가의 카테고리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직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하지 않은 테무 대비 다양한 카테고리를 확보해 차별화를 꾀할 수도 있고요.

이 같이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이유는 개인 직구 한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경우, 해외에서 개인이 150달러 이하 상품(배송비 포함)을 구매한다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에만 기대면 좁은 범주의 카테고리와 낮은 구매 단가에 갇힐 수밖에 없습니다. 저가 상품만 판다는 이미지 또한 상품 다각화를 어렵게 만들 수 있고요.

전용 노선과 물류센터를 만든다면, 이 같이 상품을 취급하는 게 용이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 장 대표 또한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물류센터를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아웃도어나 가구와 같은 고가 품목을 더 많이 취급하고 싶기 때문이다”며 “테무는 아직 부피가 큰 물품에 대해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자사 물류를 맡은 차이니아오와 협업해 가전, 가구 7일 배송 서비스를 출시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보세 구역 내 창고를 확보해 인근 국가로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포워딩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워낙 창고가 싸다보니 알리익스프레스의 보세창고 마련이 한국만을 위해서 한다기보다는 아이허브처럼 한국을 기점으로 다른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늘어나는 중국 직구 물량에 따라 물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접촉했습니다. 한진은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를 맡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진 측은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여기부터는 콘텐츠 멤버십 ‘커머스BN 프리미엄’ 가입자를 대상으로만 공개됩니다. 가입은 네이버를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커머스BN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머스 가치사슬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만들고, 콘텐츠를 통해 산업과 산업,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여 시너지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 새로운 도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