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에 수출의 탑 수상까지…‘글로벌’ 성과 내는 보안기업들

어벤저스 팀에 대규모 투자 유치도 
파수·시큐레터·이글루·지니언스 두각
파이오링크, 소프트캠프는 일본 주목

해외 시장을 겨냥한 우리나라 보안기업들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로 중동 지역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드림팀을 꾸려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도 있다.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와 함께 일본의 문도 꾸준히 두드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파수는 푸른 눈의 드림팀 영입에 공을 들였다. 소프트웨어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한 미국 진출 특화팀이다. 파수는 이들을 ‘어벤저스’ 팀이라고 부른다.

미국 비욘드시큐리티를 설립한 아비람 제닉(Aviram Jenik)과 노암 라타우스(Noam Rathaus)를 비롯해 IT 애널리스트와 마케팅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한 팀을 꾸려 문서관리 플랫폼인 ‘랩소디(Wrapsody)’의 미국 고객 확대에 집중한다.

파수 랩소디 어벤저스팀으로 합류한 아비람 제닉(사진 오른쪽)과 노암 라타우스. (사진=파수)

파수는 앞서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의 보안기업 사이버나이트(Cyber Knigh)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동 공략에 나선 상황. 미국에서는 어벤저스 팀으로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솔루션을 비롯해 랩소디 확산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시큐레터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연이 깊은 기업이다. 2020년 사우디 정부 투자기관인 RVC 등으로부터 8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보안 트렌드 분석과 경쟁사 조사 등 시장 진출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큐레터는 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IT 전문기업과 손잡고 클라우드 이메일 보안 서비스 제공에 협력한다. 사우디의 보안 기업 실리(SLNEE) IT의 이메일 서비스 디옴(Deom)에 자사 이메일 보안 솔루션 ‘시큐레터 이메일 시큐리티(SLE)’를 결합했다.

다음달 초 사우디에서 열리는 국제 IT대회 ‘리프(LEAP) 2024’에 참가해 해당 솔루션 출시 계획을 알리고, 중동 시장 내 사업 확장을 적극 추진하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시큐레터 관계자는 “사우디를 비롯해 중동 지역은 전략산업 육성에 따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보안 위협이 급증함에 따라 해당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4월에는 미국에서 이메일 시큐리티 솔루션에 콘텐츠 무해화(CDR) 기술을 붙인 ‘디스암(DISARM)’을 독자 브랜드로 출시해 미국 시장의 문도 두드린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지난해 키르키스스탄의 국가 통합 사이버센터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엔드포인트 보안·네트워크 보안·지능형 지속위협(APT) 대응·보안정보 및 이벤트 관리(SIEM) 등 보안관제 환경 구축을 담당했다. 사업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42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앞서 미얀마,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등의 정부 기관 통합보안관제나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구축 등 여러 글로벌 사업 경험을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센터 구축 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보안운영센터 설립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국가에서 대규모 공적개발원조(ODA) 등의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정보보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과도 현지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필요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니언스의 글로벌 고객사 분포도. (자료=지니언스)

지니언스는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으로 중동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누적 고객이 100곳을 돌파한 가운데 중동의 고객사 비중이 38%로 가장 높다. 이 밖에도 ▲아시아태평양 23% ▲북미 10% ▲남미 10% ▲유럽 및 아프리카 10% 등 전 지역에 걸쳐 글로벌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래 전부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파이오링크다. 파이오링크는 2023년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수상에는 일본 매출이 대거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일본에서 효자 역할을 하는 건 클라우드 매니지드 네트워킹 솔루션인 ‘티프론트(TiFRONT)’다. 액세스 네트워크의 보안과 가시성을 확보해 보안관제 역할까지 지원하는 네트워크·보안 제품이다..

2017년 일본 법인을 설립한 소프트캠프는 회사 전체 매출의 20%를 일본에서 내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일본 최대 IT 박람회 ‘재팬 IT 위크’에 참가했던 회사는 제로트러스트(ZeroTrust) 아키텍처를 지원하는 ‘쉴드게이트(SHIELDGate)’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오는 28일에는 오사카에서 현지 파트너 대상 ‘소프트캠프 일본 솔루션데이’를 진행한다.

해외 진출이 활발한 기업들이 회장사를 맡은 KISIA. 사진은 지난 22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임차성 수석부회장(시큐레터 대표). 이동범 전 회장(지니언스 대표), 조영철 회장(파이오링크 대표), 배환국 수석부회장(소프트캠프 대표.)(사진=KISIA)

기업들의 개별 노력과 별개로 협회 차원의 노력도 활발한 모습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지난 22일 총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진출 지원 계획을 소개했다.

해외 공동 연구개발(R&D)을 지원해 글로벌 시장에 맞춘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진출 촉진을 추진한다. 또 해외 시장 동향을 제공하고 성과 확산을 위한 국내·외 네트워크 확보와 홍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수출 판로 개척 상담회도 운영한다. 아울러 해외인증 취득 과정을 설명하는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하고, 수요를 반영한 지원사업을 운영해 기업들의 성과 달성을 돕기로 했다.

조영철 KISIA 회장(파이오링크 대표)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빌드업 투게더(Build-up Together)’를 모토로 기업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 임명된 수석 부회장사 또한 시큐레터, 소프트캠프 등 해외 진출이 활발한 기업들이 맡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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