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측정됩니다’ 혈당 쇼크 차단…카카오 ‘파스타’ 출시
‘파스타’ 앱 하나로 CGM 직접 연동해 혈당 관리
대중 서비스 아닌 지속적 관리 필요한 당뇨 환자 타깃
실시간 데이터 등 초개인화된 가이드 제시
관련 지표 분석 리포트 등 콘텐츠 제공
“의사 말도 안 듣는데, 파스타 앱 말을 들을까요. 선생님이 아닌 친구 같은 앱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혈당 관리를 위해) 건강하게 먹는 법을 알려줍니다. 지속가능한 코칭을 목표합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1일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마련한 기자간담회에 나서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 출시를 공식화했다.
‘파스타(PASTA)’는 Personalized(개인화된), Accessible(다가가기 쉬운), Supportive(도움을 주는), Tech-enabled(기술을 활용한), Affordable(합리적인) 등 각 단어의 첫 알파벳을 조합한 브랜드명으로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는 혈당 반응이 다양한 모양과 성분을 갖고 있는 파스타와 유사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카카오톡처럼 대중적인 서비스는 아니다.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를 위한 타깃 서비스 앱이다. 의료 기기 인증을 받았다. 실시간 혈당 측정을 위한 센서 구매가 필요하다. 차별화 포인트가 바로 ‘실시간 측정’이다. 앱 비용은 무료다.
황 대표는 “환자들이 잘 사용하게, 그리고 데이터로 진료하는데 도와드리게 할 수 있을까 해서 나온 서비스”라며 “실시간 혈당 측정이 꽤 중요하다. 서비스로 뭘 할 수 있냐에서 큰 갈림길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힘줘 짚었다.
예를 들어, 저연령 1형 당뇨 환자가 학교 내에서 급식을 잘 못 먹었다가 혈당 쇼크가 오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실시간 혈당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타깃이 명확해야 하고 아주 명백하게 납득할 수 있는 성공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타깃이 넓은 서비스는 성공케이스를 만들기 어렵다 생각한다”고 서비스 취지를 알렸다.
주요 수익모델(BM)로는 센서 구매 시 일정 매출을 받는다고 전했다. 비율은 비공개했다. 센서 구매 시 1형 당뇨 환자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 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10만원대다. 황 대표는 “돈 벌 기회를 걱정하진 않는다”며 “미국 일본 중동 등 모든 나라에서 대한민국이 당뇨로 겪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아직 정확한 솔루션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중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뇨 환자들에게 CGM 침투율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본 이후 미국과 중동 진출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황 대표는 “미국 중동 등은 월 구독료 모델도 가능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스타 앱은 별도 회원 가입 없이 본인의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고,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 등 2개 CGM(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연속혈당측정기) 센서와 연동이 가능하다.
파스타 앱에서 CGM 센서의 종류를 선택하면 센서 부착 방법, 주의사항, 연동 절차 등이 자세하게 안내된다. 연동이 완료되면 혈당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스타’ 앱에 자동으로 표출된다. 이용자는 실시간 혈당 데이터와 함께 간편한 기록을 통해 생활 습관과 혈당의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 종류, 영양소, 열량 등을 알려주는 비전AI 기능을 통해 편리하게 식사를 기록하고, 운동, 인슐린, 복약 등도 기록이 가능하다. 이렇듯 ‘파스타’는 각종 생활 습관에 따른 혈당 반응을 그래프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혈당 변화에 따른 가이드도 제공하여 스스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CGM 착용 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혈당 변동성, 혈당관리지표(GMI), 목표 범위 내 비율, 평균 혈당, 혈당 하이라이트 등 각종 수치를 요약 제시하고, 혈당 관리에 대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 등을 구분해 보여주는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가족, 지인들과 혈당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응원할 수 있는 기능, 이용자들이 혈당 관리 유형별로 소통이 가능한 게시판, 혈당 관리 관련 맞춤형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커뮤니티도 등도 탑재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 앱을 통해 수집된 이용자들의 혈당 정보를 의사가 웹에서 확인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가용 대시보드 ‘파스타 커넥트 Pro’도 함께 선보인다. ‘파스타’ 앱에서 입력한 식사 기록, 운동 정보 등 생활 습관과 실시간 혈당 추이를 의사가 확인하고 교육 및 진료에 활용할 수 있으며, 핵심 정보 요약 등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까지 인슐린 집중 치료 당뇨병 환자를 위해 인슐린 펜과 호환되는 노보노디스크와 바이오콥의 ‘말리아 스마트 캡’을 세계 최초로 SDK 방식을 통해 ‘파스타’ 앱과 직접 연동할 예정이다. 또한, ‘파스타 커넥트 Pro’를 병원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과 연동하여 환자 및 의료진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는 궁극적으로 환자 삶의 질 개선, 의료 접근성 향상, 사회적 비용 절감, 의료 기술 혁신 및 의료의 질 개선 등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며 “국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디지털 의료기기 규제환경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헬스케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 규제 혁신 프로그램 간담회’를 통한 다각적 논의와 소통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스타’의 ‘2등급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