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밖으로 안 나갑니다”…구글클라우드의 다른 AI 전략 ‘데이터 레지던시’

‘생태계를 활성화해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적극 지원하겠다.’ 최근 IT 기업들의 미디어 브리핑에서 마치 템플릿처럼 들리는 메시지다. 특히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거대언어모델(LLM)부터 챗봇,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솔루션 생태계를 통해 고객사를 지원한다는 말은 거의 관용어구로 자리잡았다.

14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구글클라우드 서울 서밋 2023’도 마찬가지였다. 구글의 다채로운 솔루션 라인업을 비롯해 파트너사와의 협력으로 생성AI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게 구글클라우드의 설명.

하지만 구글클라우드는 여기에 한 가지 매력 포인트를 더했다. 외국계 기업의 한계를 깨기 위해 ‘데이터 레지던시(Residency)’를 강조했다. 데이터가 실제로 저장된 지역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해 보안을 강화했다는 게 구글클라우드의 설명이다.

강형준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지사장은 14일 열린 구글 클라우드 서울 서밋 2023 미디어브리핑에서 “기업이 AI를 비롯한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운영을 간소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구글클라우드)

강형준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지사장은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 “파트너 에코시스템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이 다양한 (생성AI) 모델을 취사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클라우드는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 ‘버텍스(Vertex) AI’와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듀엣(Duet) AI’ 등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다양한 생성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버텍스AI의 경우 생성AI 기반 모델을 제공하는 ‘모델 가든(Model Garden)’과 자사 데이터에서 모델 초기학습 데이터를 보완할 수 있는 ‘버텍스 AI 서치’ 등 대규모 생성AI 배포를 지원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모델 가든은 자체 개발한 LLM인 ‘팜(PaLM)2’를 비롯해 이미지 생성AI ‘이마젠(Imagine)’, 코드 생성 도구 ‘코디(Codey)’ 등 구글의 기반 모델을 쉽게 쓸 수 있는 일종의 AI 개발 지원 플랫폼이다.

또한 듀엣AI는 SQL쿼리 뿐만 아니라 파이썬 코드 작성, 코드 자동완성 등 AI 기반의 분석 기능을 통해 일반 비즈니스 사용자에게 GCP 기반 데이터 작업을 지원한다.

또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텐서처리장치(TPU), 다양한 딥러닝 가상머신 등 맞춤형 AI 소프트웨어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지원해 최적화한 생성AI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는 게 구글클라우드의 설명이다.

여기까지는 오픈AI의 GPT를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나 생성AI 인프라 플랫폼 ‘베드록(Bedrock)’을 제공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애저와 AWS 모두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다양한 생성AI를 쓸 수 있는 파트너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GCP와 함께 클라우드 ‘빅3’로 묶이는 이들 기업도 자사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구글클라우드는 이날 버텍스 AI를 통해 생성AI 기능을 사용하는 고객사가 자사 데이터를 구글 클라우드 서울 리전에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이터 레지던시’ 정책을 발표하며 차별점을 줬다.

필립 모이어(Philip Moyer) 구글클라우드 글로벌 비즈니스 및 솔루션 부문 부사장은 “기업을 위해 AI를 제공할 때 가장 먼저 보안에 집중한다”며 “모든 데이터는 고객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필립 모이어 구글클라우드 글로벌 비즈니스 및 솔루션 부문 부사장은 데이터 레지던스를 통해 기업들이 데이터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구글클라우드)

모이어 부사장은 서울 리전 밖으로 고객사의 데이터가 빠져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 구글클라우드의 AI 모델 개발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커스터머 인크립션 키(Customer Encryption Key)’ 기능을 통해 고객사가 자사 데이터로 어떤 질의를 넣더라도 암호화함으로써 구글은 고객사 데이터를 볼 수 없고 작업이 끝나면 해당 캐시는 비워진다. 구글클라우드에 따르면 이 같은 데이터 레지던시 정책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하이퍼스케일러 업체 중 최초다.

강형준 지사장은 “오늘 발표한 데이터 레지던시는 책임감 있게 설계된 엔터프라이즈급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클라우드의 지속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는 구글의 TPU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생성AI ‘바르코(Varco)’를 만든 엔씨소프트도 참석했다. 이연수 엔씨소프트 자연어처리(NLP) 센터장은 “AI는 모든 영역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바르코를 활용해 더 편하게 장벽 없이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과 크리에이터들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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