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타] 삼성 반도체와 AI 동맹 맺은 스타트업

한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국가죠. 삼성과 SK하이닉스라는 양대 산맥이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윕니다. 엄청나죠. 그런데 한계가 있습니다. 회사들이 집중하는, 강점을 가진 반도체는메모리 집중돼 있다는 것이죠.

메모리 폄하하는 아닙니다. 엄청 중요해요. 하지만 지금은변화의 시대입니다. GPT 등장 이후로 초거대 언어모델이 화두가 됐습니다. 많은 정보를 빨리 처리할 있도록, 메모리가 아닌 반도체, 즉, 시스템 반도체의 진화가 중요해지고 있죠. 쉽게 생각하면 인공지능, 자율주행,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지금의 IT 화두를 모두 잡아 먹는 그런 기술들은 모두 효율적이고 빠른 계산 결과를 가져올 그런 칩을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반도체라는, 빅테크나 대기업이 이끌어가던 산업에 스타트업이 출사표를 있었던 것도, 이런 새로운 칩을 원하는 분위기 아래서 가능했습니다. 사실, 2017 즈음부터 국내에서도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나왔는데. 다들 그랬죠. 한국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그것도 스타트업이? 그런데, 회사들이 최근에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퓨리오사, 리벨리온, 사피온, 파두, 뉴블라 이런 회사들 말이죠. 물론 이중에는 모회사가 대기업인 곳도 있지만, 어쨌든 말입니다.

YouTube video

그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해볼 곳은 리벨리온 입니다. 리벨리온은 처음에는 월스트리트에서 유력 증권사들이 트레이딩을 , 빠른 처리 지원을 위한 칩을 만들겠다고 나온 팀이죠. 지금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AI 반도체 설계를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부터는 실제로 KT 데이터센터에 리벨리온의 아톰 들어가고 있기도 하고요.

리벨리온이 최근에 흥미로운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삼성이랑 같이 칩을 개발하고, 생산하겠단 발표를 겁니다. 새로운 리벨 설계는 리벨리온이 하고,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이용하겠다고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 HBM3E 메모리도 탑재하고요. 

리벨리온 측 발표에 따르면 ‘리벨’ 개발과 생산에 삼성파운드리가 직접 관여한다는데요. 삼성이 로직 설계부터 레이아웃(Layout) 설계, 검증까지 모든 개발에 참여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두 회사의 목표는 이 리벨을 내년 하반기까지는 개발을 완료해서 시장에 빨리 내놓는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 리벨이란 칩은 어떤 칩일까요? 쉽게 말해서 리벨은 언어모델을 돌릴 수 있어서 생성형 AI 본격 타깃할 있게 설계된 칩인데요. 이게 어느 정도 성능을 가진 것인지는, 앞서 리벨리온이 만든아톰이라는 칩과 비교를 해볼게요. 둘을 가르는 기본 정의는체급입니다, 체급. 아톰은 페더급이고 리벨은 헤비급이죠.

비교군이 필요하니까 먼저 아톰이라는 녀석을 좀 살펴봐야겠네요. 챗GPT라는 게 나오기 전에도, 우리 일상에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순식간에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그런 서비스들이 있었죠. 별거 아닌 거 같지만, 회의록을 자동으로 정리해준다거나, 아니면 이메일을 쓸 때 거기에서 오탈자가 생기면 빨간 줄로 표시하고 맞게 바꿔준다거나 그런 것들요. 

이런 정도의 서비스를 쓰려면 거의 10억개에서 50억개 정도의 파라미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엄청 많게 느껴지죠. 이 정도로 파라미터가 적용된 것이 아톰인데요.

리벨은 한 단계, 아니죠. 이걸 한 단계라고 표현하긴 그렇네요. 쭉쭉쭉 단계를 나아가서, 지금 챗GPT 파라미터가 마지막으로 공개된 버전만 해도 얼맙니까 1750억개. 아까 10억개 많다고 말한게 부끄러워질 정도로 파라미터 수가 많네요. 그렇죠?

우리는 이정도 파라미터를 쓴 모델을 초거대언어모델, 즉 LLM이라고 부릅니다. 오픈AI만 이런 LLM 합니까? 구글도 람다, 팜2라는 LLM이 있고, 메타도 ‘라마’라는 걸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엑스 이런거 하죠. 이런 LLM들이 빨리 데이터를 학습하고 서비스를 할 수있도록 하려면 더 성능 좋고 효율적인 칩 필요하겠죠. 근본적인 기술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더 많은 데이터를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LLM에 맞춰 나온 칩이 리벨입니다. 체급 차이 확실하죠?

이쯤되면 아니 엔비디아 GPU가 있는데 뭣하러 스타트업이 이런걸 만들어? 라고 할 수 있겠죠. 그 답은 바로 ‘돈’ 때문입니다.

지금의 인공지능 시대를 만들어낸 것, 정말로 엔비디아 지피유 덕이 컸습니다. 엔비디아는 수천 수만대의 GPU를 동시에 계산하게 만들어서 그 속도를 혁명적으로 개선했죠. 인공지능 모델을 돌릴 수 있도록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만들어낸겁니다. 지금 챗GPT 역시 GPU가 만들어낸 결과기도 하죠.

하지만 GPU가 만능은 아닙니다. 모두가 엔비디아 GPU에 완전 만족해서 쓰고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죠. 지피유 자체가 너무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기료가 너무 많이 들어요. 에너지 효율이 너무 떨어지죠. 저한테 이걸 설명해준 분의 비유가 찰떡이라 옮기는데, GPU는 유명 중국집이고, NPU는 짬뽕 전문집입니다. 모든 요리를 잘 하는게 아니라 짬뽕만 기가 막히게 빨리 만들어내는 거죠. 한 가지만 만드니까 재료비도 적게 들거고요 그쵸?

리벨리온 같은 회사들은 이런 AI 반도체 시장이 5년 후에는 디램 시장 정도의 규모로 커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거의 90조원 규모인데요. 특히, 지금까지는 GPT 같은 모델을 만드는 데이터 학습을 위한 칩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GPT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서비스를 위한 AI 칩이 더 필요하겠죠? 그러면 더더군다나 비용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이제 AI 반도체 칩이 개발자의 영역에서 판매자의 영역으로 넘어왔다고나 할까요? 이런 시장이 열리고 있고, 아직 여기서 페인 포인트를 겪는 회사들이 많다면, 안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거죠.

스타트업이 새로 열리는 시장을 노린다는 알겠습니다. 와중에 삼성이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다면 시장 진입에 유리하겠죠. 하지만 삼성은요? 삼성은 리벨리온과 같은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을까요?

하나의 힌트는 인텔에서 찾을 있습니다. 인텔은 CPU라는, 최고의 두뇌를 만들어내는 대표적 기업이죠. 그런 회사가 지난 2019년에 20억달러, 우리 돈으로 2조가 넘는데요. 그런 돈을 들여 스타트업을 곳을 인수했습니다. 이름은 하바나랩스. 리벨리온이나 퓨리오사 처럼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곳입니다. 인텔마저,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대신 잘하는 곳을 인수하는데 돈을 거죠.

왜냐. 이미 잘하고 있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은 그 분야를 판 스타트업을 독립적으로움직이는 것이훨씬 효율적이라고 본 거죠.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대규모의 병력을 쏟아붓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빠르게 쫒아갈 수있는 소규모 탑티어에게 맡겨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겁니다. 게다가 삼성의 경우엔 메모리를 중심으로 커왔죠. 메모리는 소품종 대량 생산, 즉 규모의 경제에 맞는 품목입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는 주문형 칩이에요. 앞선 메모리와는 바탕 자체가 다릅니다. 삼성 역시 혼자 하기 보다는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협업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시장은 지금 정말 전쟁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눈에 띄는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수준이죠. 정말 이 회사들이 성장하려면, 제품을 잘 만들어서 실제로 글로벌로 판매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하거든요. 지금은 그걸 위한 첫발 떼기 정도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어느정도 성과를 낼 것 같은가요? 의견을 남겨주세요.

영상제작_ 바이라인네트워크 <임현묵 PD> <최미경 PD>
글_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컨퍼런스 안내]

2025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

일시 : 2025년 2월 18일 오후 12:30~17:30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ST Center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1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