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 “가상세계 아닌 현실세계 토큰이 희망”

크립토 윈터로 위기를 맞은 블록체인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새로운 먹거리가 있다. 바로 현실세계토큰(RWA)이다. RWA는 금, 부동산 등 현실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려 토큰화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엘리시아, 클레이튼 등이 토큰을 미래로 이끌 사업으로 점 찍으면서 RWA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자문회사 보스턴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3100억달러를 기록했던 RWA 시장은 2030년까지 16조달러 규모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4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클레이튼 스퀘어 라운지 2023’에 참여한 블록체인 기업들은 RWA가 기존 블록체인 시장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크립토 윈터인 현재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내 신규 자금 유입 뿐만 아니라 기존 자금도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해결책으로 생각한 것이 RWA”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클레이튼 등의 블록체인 메인넷에는 가상자산이 대부분의 자산군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세계에서 존재하는 금, 현금, 부동산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작은 규모”라며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려 활용 규모를 늘려야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자산이 블록체인에 올라가면 거래 비용이 크게 감소하고, 누구나 24시간 전세계에서 쉽게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여러 블록체인 기업이 이에 의견을 같이 했다. 루크 펠렘핀 토크니 솔루션 CEO는 “현실세계 자산을 토큰화 해야 하는 이유는 많은 투자 금액과 긴 기다림 없이 투자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산 자체를 토큰화하는 것을 넘어 법적인 계약서와 그 안의 발급사, 투자사 등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대한 정보 또한 모두 블록체인에 입력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루크 CEO에 따르면, 대부분의 파생상품 투자는 투자 기회를 찾아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최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며, 이 때문에 투자의 진입장벽이 높은 상품들이 많다. 이러한 모든 투자 계약을 ‘종이’로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함도 컸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자산을 토큰화하면 이 과정에서의 모든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걸 알았다.

루크 CEO는 “스무명 안팎의 투자자들이 종이를 기반으로 계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RWA를 통하면 투자자가 수천 명이라도 복잡하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인프라를 도입하면 모든 이해 관계자들은 손쉽게 관련 기록을 블록체인 망 안에서 볼 수 있다”고 긍정했다.

그렇다면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블록체인에서 RWA라는 투자 상품은 어떻게 관리될 수 있을까. 같은 컨퍼런스에 참여한 윤 킴 엘리시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를 다오(DAO, 탈중앙화된자율조직)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킴 CMO는 “다오는 실질적인 방식으로, RWA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다오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수정과 생성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정부의 개입 없이 효과적으로 토큰화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물론 RWA 또한 여러 기술적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현실세계와 블록체인 세상이 연동돼 있는 RWA 상품은 블록체인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인 안과 밖의 정보가 단절돼 있어 내부에서 외부의 데이터를 알 수 없다는 ‘오라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정적인 자산이라고 하더라도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으로 올라오게 됐을 때, 현실 시장과 블록체인 시장에서의 가격이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를 위한 기술적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임스 임 크레더 CEO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보다는 원칙적으로 시장 가격에 따라 움직이되 일정 부분 외부 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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