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BN] ‘눈비 올 땐 4륜, 이강인 골 넣으면 모델 교체’ 옥외광고의 똑똑한 변화
‘파괴적 마케팅’의 시대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챗GPT 등장으로 검색광고 등 마케팅 시장 전반이 근본적인 변화를 앞뒀는데요. AI 챗봇의 자연어 검색 답변 속에 팝업이 들어가거나 링크를 넣어두는 등 새로운 광고 상품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제 AI를 알아야 광고 마케팅 시장 격변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업계 내 주요 광고 마케팅 솔루션과 최신 기술 그리고 시장 조사 자료 등을 짚어보는 [마케팅BN]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옥외광고(DOOH, Digital Out of Home)를 들어 보셨나요. 지하철만 타러 가도 수많은 옥외광고를 접할 수 있습니다. 단순 광고 노출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OOH에서 발전한 DOOH, 그러니까 디지털화된 옥외광고는 맞춤형 광고가 가능합니다. 사무실에서 대시보드를 보며 실시간 모니터링도 가능하고요.
예를 들면, 눈비가 올 땐 보다 안전한 운행이 가능한 4륜 구동 SUV 광고가 뜨고요. 날씨가 좋을 땐 감성적인 광고를 노립니다. 요즘엔 하차감이라고 하더라고요. 값비싼 자동차 광고를 띄울 수 있습니다. 최근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강인이 골을 넣으면, 세계 각지의 옥외광고판에 이강인을 모델로 쓴 광고를 10여분만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마케팅 극대화를 노린 것이죠. 디지털 광고 솔루션과 옥외광고가 결합하면 이 같은 스마트한 변화가 가능합니다.
제갈윤승 하이브스택 한국지사장이 26일 코엑스에서 에이비일팔공(AB180)이 주최한 ‘모던 그로스 스택 2023’에서 자사가 운영 중인 DOOH 사례를 들었습니다. 올해로 4회째인 ‘모던 그로스 스택’은 에이비일팔공(AB180), 글로벌 프로덕트 분석 솔루션 기업 앰플리튜드(Amplitude), 글로벌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기업 브레이즈(Braze)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이날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4주년 DOOH 사례도 언급됐네요. 이우창 넥슨코리아 글로벌 마케팅 담당(부실장)은 “내부에서도 OOH는 타기팅이나 측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3개 캠페인을 다르게 구분해서도 운영이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DOOH는 OOH에 프로그래매틱 기능이 붙었다고 보면 됩니다. 프로그램이 정한 조건대로 광고를 자동으로 띄워주는 것이죠. 쉽게 말해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타기팅과 성과측정, 마케팅 소재 변경까지 사람 손을 타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 덕분에 이강인이 골을 넣으면 10분여만에 전 세계 스크린을 관련 광고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사실 게임은 일반 소비재와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콘텐츠 업데이트가 매출에 직결되는 경우도 있고, 마케팅 이벤트가 게임 내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실시간 모니터링도 필요하고, 이슈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광고 소재의 즉각적인 대체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요. DOOH를 활용하면서 이 같은 고민이 해소됐다는 게 이 부실장 설명이네요. 하이브스택 측도 생소한 게임 DOOH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나, 넥슨이 만족할 정도의 광고 성과가 나왔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100% 온라인 진행하는 타 마케팅 솔루션과 달리 성과 측정이 여전히 쉽지 않네요. 정확한 성과 측정이 기반이 돼야 다음 마케팅 전략도 수립할 수 있습니다. DOOH 업계의 현재 진행형인 고민이자, 조금씩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럴 땐 마케팅믹스모델링(MMM, Marketing Mix Modeling)이라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MMM이란 마케팅 변수에 따른 매출과 투자수익률(ROI) 등 성과 사이의 상관 관계를 머신러닝 등 기술 기반으로 통계 분석하는 모형을 말하는데요. 광고와 성과 사이의 상관 관계 파악이 핵심이네요.
DOOH를 포함한 전반적인 MMM 성과 측정을 도운 AB180은 지오펜스(실제 지형 위에서 나눈 가상구획) 기반으로 타깃을 측정했네요. 물론 동의를 얻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 디스플레이를 지나갈 때 성과를 측정했다고 하는데요.
하이브스택은 모바일 디바이스 기반으로 이용자들의 실시간 동선을 측정하면서, 스크린 가시범위 안에 위치한 유저들 기반으로 자사 방법론을 적용해 광고 효과를 측정합니다. 물론 해당 위치의 기본적인 유동 인구를 감안해 얼마나 효과를 볼지 리포트를 제공합니다. 노출과 비노출을 비교한 AB테스트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자사 솔루션만이 아닌 다양한 파트너사와 제휴해 성과 측정의 정확도를 끌어올립니다.
넥슨도 세계 각지에서 광고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기업 내부에 노하우를 쌓고 있습니다. MMM을 자체 연구 중인데요. 그렇지만 외부 솔루션을 활용했습니다. 이 부실장은 “성과 측정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있었다”면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험을 쌓았고 협업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MMM 전문 솔루션을 확보한 AB180에선 넥슨이 요청한 매출 성과를 타깃으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DOOH를 포함한 여러 광고 매체 영향을 구분하면서 회귀 유저가 발생시키는 매출 그리고 월초에 매출이 몰리는 효과, 스페셜 이벤트 효과 등을 감안하며 넥슨과 협업하며 성과 측정 모델을 개선했다고 합니다.
물론 변수가 워낙 많아 MMM 개선이 쉽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유진 AB180 데이터사이언티스트는 “여러 광고 간 상관 관계가 높아 개별 광고 효과 구분이 어렵고, 동시에 여러 채널에서 비용을 늘리거나 줄이는 경우가 많아 필연적으로 성과 측정에 대한 문제를 마주치게 된다”며 팀 내부에서 개발한 방법론을 적용했다고 전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